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시모나 치라올로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미디어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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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 적 우리 할머니들은 머리카락이 하얀 은발이었고, 얼굴이며 손은 주름이 자글자글 하셨다. 그럼에도 우리를 보면 환하게 웃고 반갑게 안아 주셨다.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와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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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표지그림에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래서 이 표지 그림을 보고, 내 할머니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그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할머니의 부러진 안경, 곰방대, 책 보고 계시던 모습 등 등...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들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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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머니의 생일이에요! 난 할머니가 행복하다는 걸 알아요.

할머니는 우리 모두가 함께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어쩐지 좀 슬퍼 보이고, 놀란 것도 같고,

어딘가 걱정스러워 보였어요.

 

그래서 난 할머니에게 왜 그런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얼굴에 주름이 많아서 그럴 거라고 했어요.

...

첫 그림과 글을 보면서,

할머니가 슬퍼보이고, 걱정스러워 보인다는 말에..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치매에 걸린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혹시,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보이는 이유가 '주름살' 때문이라니..

무엇인가 허탈하면서도, 주름살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으려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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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주름살을 하나 하나 짚으며,

할머니와 추억 여행을 떠나는 손녀..

그 또한 손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것이겠지.

커다란 수수께끼를 풀었던 이른 봄, 최고의 바닷가 소풍,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던 날, 여동생에게 최고의 선물을 했을 때, 처음으로 작별 인사를 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할머니와 손녀가 주름살을 하나 하나 짚으며 추억 찾기를 하듯이...

아이들 사진을 꺼내 놓고,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해 보는 행복한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엄마도 이렇게 할머니가 되요?"라고 묻는 딸 아이.

"그럼, 이렇게 주름이 자글자글 한 호호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전에 너희들과 헤어질 수도 있지."

그랬더니,

아이들이

"엄마는 할머니 되면 싫어요. 할머니 되지 마세요."

라고 말을 한다.

 

할머니는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인 줄 아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 주어야 할런지, 사실을 이야기 해 줘야 할런지 살짝 고민도 해 본다.

그리고, 할머니가 되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약속을 해 버렸다.

 

엄마가 좋은 아이들..

엄마가 늙어 호호할머니가 되어도 너희들에겐 여전히 엄마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날이 곧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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