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11년 동안이나 수상으로 재직하며, 격동의 80년대에 영국을 이끌었던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가렛 대처에 관한 이야기.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력한 보수정책을 폈던 그녀였지만,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자녀의 엄마로서의 그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여성 감독이 제작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화려하고 강해보이던 정치인의 이면에 감춰진 연약함을 여성적인 시각으로 그려낸다.

 

 

 

2. 감상평 。。。。。。。                    

 

     여전히 냉전이 진행 중이고, 극심한 경제적, 정치적 혼란 시기의 영국을 이끌었던 인물에 관한 영화. 당연히 고도의 정치적 계산과 정책들에 얽힌 이해관계의 조절, 정적들과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리더십 같은 진지한 정치 드라마를 다룬 영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의 접근이었다. 어떤 형식이 옳고 그르냐 하는 건 의미가 없겠지만, 차라리 정치를 다룬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이즈음 우리나라에선 꽤나 흥행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동조를 하든, 반대를 하든.)

 

     영화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여성’이고 다른 하나는 ‘노쇠’다. ‘여성 총리’에서 총리보다 여성 쪽에 좀 더 강조점을 두려고 했던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듯하다. 노년의 대처를 중심에 놓고 화려했던 과거와 약간은 부족함이 느껴지는 개인과 가정사를 엇갈리게 배치하면서 일종의 연민과 공감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려고 했던 것일까 싶기도 한데, 결과적으로 주제가 좀 약해지지 않았나 싶다. 주제가 분명치 않으니 반응도 미지근할 것이 자명하고. 요컨대 흥행보다는 감독의 취향에 좀 더 무게가 실린 듯하다.

 

 

 

     감독과 배우는 한결같이 정치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고 강변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무게감 있는 정치인을 영화화 하면서 철저하게 비정치적인 쪽만 타겟으로 잡는 것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 아니었을까. 그렇다고 한 여성으로서 마가렛 대처가 겪었던 투쟁들이 사실적으로든 극적으로든 선명하게 그려진 것 같지도 않고. 자꾸 일종의 소재의 낭비를 초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메릴 스트립을 전면에 내세우고도 딱히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았던 영화. 관객도 영화 속 대처와 함께 환영(幻影)만 보다가 끝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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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통적인 검열이 사라진 오늘날에는

검열이 그런 식으로 행해진다.

새로운 형태의 검열은 은폐를 통해서가 아니라

과잉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기존 관념을 뒤흔드는 책들이

따분한 책들의 해일에 묻혀 버리는 것이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천사들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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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 소통하는 행위를 철학에서는 자기반성이라 한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듯,

자신과 마주보며 스스로 이야기하는 행위가

자기반성인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사내들은

자신과 마주 대하며 이야기하기보다는

자신과 싸워 이기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내 진정한 존재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소통 행위의 부재로 야기된 불안은

소통의 회복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 김정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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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묻지만,
그리스도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를 물으신다.

The world asks, What does a man own?
Christ asks, How does he use it?
-Andrew Mu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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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나이 서른셋에 동생네가 운영하는 학원서 차를 운전하고 있는 동주의 유일한 희망은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 그러던 그가 어느 날 병원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뇌종양으로 앞으로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것.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또 한 명의 사람이 같은 진단을 받는다. 빈틈없는 성격의 은행원인 송경이 그녀. 전혀 어울릴 것 같이 않은 두 사람은 동병상련의 처지 때문인지 쉽게 가까워졌고, 함께 장례식(?)을 준비하러 다닌다.

 

 

 

2. 감상평 。。。。。。。                  

 

     소재가 독특하다.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은 두 남녀가, 함께 자신들의 죽음을 준비하러 다닌다는 설정. 물론 이 ‘준비’가 동반 자살 같은 우울하고 무거운 내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과할 정도로 꼼꼼한 여주인공의 약간은 공감하기 어려운 성격 탓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이 이 설정을 그리 부담 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수의를 직접 입어보겠다고 하질 않나, 2인용 관에 누워보지는 않나, 명목은 죽음을 위한 준비지만 영화적으로 보면 분명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것들이다.

 

     설정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있으니 다음은 스토리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이나 이야기 전개의 의외성 같은 것들이 적절히 안배가 되어야 좀 더 깊은 공감을 느끼며 영화 속에 빠져 들어갈 텐데, 아쉽게도 그런 게 없다. 쉽게 말해 함께 관에 들어가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듯 수의를 입어보고 하는 장면만 감독의 머릿속에 있었고, 그 다음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죽음이라는 결론을 앞두고 마냥 이야기를 밝게 이끌어갈 수는 없는 건데, 이 둘 사이를 어떻게 연결시킬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다. 급작스런 극의 분위기 전환은 전혀 다른 두 영화를 보는 듯했다. 완성도의 문제.

 

     충분히 다른 작품들을 통해 연기력을 쌓아왔던 배우들이었는데, 딱히 잘 녹아들어간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그들이 맡았던 다른 역할들이 눈에 더 들어왔으니까. 정려원은 지난 영화인 ‘통증’에서와 딱히 다른 게 없어 보였고, 유선은 이런 식의 조연으로 쓰기엔 아까운 배우다. 주조연의 밸런스나 각각의 인물들이 맡고 있는 역할들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라는 게 영화처럼 수의와 관을 준비하고, 장례방식을 선택하고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대안이 뭐가 남아 있을까. 이 영화가 가진 근본적인 난제가 여기다. 영화가 지녀야 하는 감성코드는 유물론적 세계관과 잘 맞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뭔가 좀 더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성격을 갖는 무엇이 필요한데, 이 영화에서 그리고 있는 사랑이 그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달달한 연애의 시작 이야기는 볼만 했지만, 그 밖에는 딱히 잘 만들었다 보기 어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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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2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노란가방 2012-04-20 12:34   좋아요 0 | URL
^^ 오랫만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