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은 단기간에 자기가 원하는 쾌락을 맛보며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거예요.

중독에 걸리지 않은 삶이란

기다림과 절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말해요.

어떤 충동을 받을 때 바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마음, 몸의 움직임을 통제함으로 조절하는 거예요.


- 김상철 외, 『내가 정말 중독일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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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세기에 헌금에 대한 강요는 사악한 관습으로 굳어졌다.

이 중 가장 악랄했던 것은 영안실 사용료였던 것 같다.

이 사용료는 원래 순수한 헌금처럼 자발적으로 시작되었을 수도 있고,

죽은 사람이 십일조를 온전히 내지 못했다는 전제 아래 거둬들였을 수도 있다.

여하튼 영안실 사용료는 죽은 자의 재산 중 두 번째로 값어치 있는 재산을

교회에 헌납해야만 하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유가족들은 이 외에도 매우 다양한 세금을 내야 했다.


- 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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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씨, 이어령입니다 -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와 '최고의 지성' 이어령 박사의 가상 만남
이태형 지음 / 국민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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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이름을 빌린 책이 한 권 또 새로 나왔다. 당연히 내 레이더망에 걸렸고, 결국 구입했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이 흥미롭다. 루이스의 이름에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이어령 교수의 이름까지 더해져있다. 그것도 마치 친근하게 이어령 교수가 루이스를 부르는 것처럼.


이 책은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었던 이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대화를 한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두 분의 생몰연도를 계산하면 스무 몇 해쯤 함께 살아계시던 기간이 있었지만, 이어령이 오랫동안 무신론자였다가 노년에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굳이 찾아가서 만났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뭐 상상이니까. 상상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두 사람이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할까 고민해 보는 건 즐거운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작업을 했는데, 물론 두 사람의 대화는 완전 임의로 만들어 낸 건 아니고, 그들의 저서에서 뽑아낸 주제들을 배열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사실 이와 비슷한 책은 여러 권 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도 『C. S. 루이스와 점심을 먹는다면』이라는 책에서 자신과 대화하는 루이스를 쓰기도 했고, 피터 크리프트가 쓴 『C. S. 루이스 천국에 가다』라는 책에서는 루이스와 존 F. 케네디,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가 천국에서 만나 서로 대화하는 그림을 만들어 낸다.


직접적인 대화의 형식은 아니라도, 루이스와 또 다른 인물을 함께 비교, 대조하는 책으로는 스콧 버슨과 제리 월즈가 쓴 『루이스와 쉐퍼의 대화』, 우리나라 저자인 김병제가 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이 책에서는 필립 얀시가 소개된다), 아맨드 M. 니콜라이의 『루이스 vs. 프로이트』, 그리고 콜린 듀리에즈가 쓴 『루이스와 톨킨』 등이 보인다. (와, 쓰고 보니 이런 정보는 어디 다른 데서 듣기 힘들지 않을까?)





이 책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될 듯하다. 그리고 루이스와 비교되는 인물로 우리나라 학자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점도 있고. 이런 종류의 책은 소개하는 인물의 저작을 얼마나 충실하게 요약, 또는 발췌해서 소개하느냐에 그 완성도가 달려있는 법이다. 워낙에 훌륭한 인물들을 가지고 왔으니 사실 정리만 잘 해도 어느 정도 기본을 먹고 들어갈 수 있으니.


이번 책의 경우에는 크게 나쁘지 않다. 몇 가지 주제에 따라 두 사람의 책에서 주요 문장들을 가져와 정리했고, 크게 틀렸다고 생각되는 묘사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주 깊게 까지 들어가지는 않지만, 오히려 어떤 사람에게는 이 정도의 쉬운 설명이 좀 더 와 닿을 수도 있겠다 싶다.


다만 중간에 저자 자신이 또 하나의 캐릭터로 등장해서 일종의 사회자 비슷한 역할을 맡는데, 종종 사회자를 넘어 대화의 참가자로 등장해 자신의 말을 너무 길게 늘어놓는다는 게 살짝 아쉽다. 물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책 제목도 그렇고 독자가 관심을 갖는 건, C. S. 루이스와 이어령의 생각이었으니까.


기독교 교리보다는 기독교 신앙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권해 줄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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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극장
이와이 슌지 지음, 남상욱 옮김 / RYTH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작가인 이와이 슌지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아는 경우가 좀 있을 것 같다. 나름 여러 편의 영화를 찍어 우리나라에도 개봉했던 일본 영화감독이다. 이 책은 그가 틈틈이 영화를 한 편 찍고 편집하는 와중에 한 잡지에 기고한 영화 소개 칼럼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책 제목인 “쓰레기통 극장”이 독특해서, 칼럼 제목들 중에 하나인가 싶었는데 그렇진 않다. 아마도 이 책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 그저 소소하게 자신에게 의미있는 영화들을 소개한 작지만 소중한 책이라는 의미가 아니었나 싶다. 이건 첫 번째에 배치되어 있는, 작가의 어린 시절 텔레비전 영화 속 드라큘라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는 데서도 살짝 느껴진다.


책은 영화를 소개하지만, 단순히 영화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작가 자신의 추억 이야기를 함께 풀어놓는다. 아니 오히려 이쪽이 주인 것 같고, 영화는 대충 가져다 붙인 것 같을 때도 있고..ㅋ




영화 소개 칼럼 뒤에는 그걸 쓰고 있는 작가의 지금 상황에 관한 글이 주절주절이어진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짬을 내 글을 쓰고 있기도 하고, 미국까지 넘어가서 편집과 후반작업을 하는 중이기도 하고, 영화가 완성되어 시사회가 시작되었지만, 정작 감독 자신은 또 다른 작품을 찍는 중이라 첫 상영을 지켜보지 못했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뭔가 소소하고, 평범한 생활인으로서의 영화 감독의 이야기를 살짝 엿보는 것 같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이 두 번째 부분의 편집을 왜 이 모양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본문보다 글씨체도 훨씬 작고, 눈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폰트를 사용했다. 뭔가 덜 정형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나 보다 싶지만, 폼을 내더라도 책은 읽는 사람 눈이 편하게 하는 게 가장 기본이다. 내가 편집장이었다면 이런 편집은 무조건 반대했을 듯.



아무래도 연배가 나보다 높은 감독인지라, 익숙하지 않은 영화도 많다. 하지만 최신의 책이 늘 좋은 게 아니듯, 오래된 영화들 중에서도 고전처럼 좋은 영화들은 늘 있는 법이니까. 영화에 관심이 좀 있다면 즐겁게 볼 수 있을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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