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영국 정보부(일명 ‘서커스’) 고위직 요인들 중에 소련과 내통하고 있는 스파이가 있다. 고급 정보를 가지고 있는 헝가리 장군을 망명시키는 작전이 실패하자, 정보부 총 책임자인 ‘컨트롤’은 사임을 하게 된다. 그와 함께 백전노장인 스마일리 역시 은퇴하지만, 실패의 원인이 정보부 안에 심어져 있는 스파이 때문이라는 첩보가 입수되면서, 이를 비밀리에 조사하기 위한 책임자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자신의 실제 목적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옛 동료들을 상대로 그 안에서 내통자를 잡아내야 하는 지능 플레이가 그렇게 시작된다.

 

 

 

2. 감상평 。。。。。。。                     

 

     스파이 게임이라는 놀이가 있다. 정해진 인원이 둘러 앉아 미리 선정된 스파이를 찾아내는 게임이다. 스파이가 아닌 사람들은 대화와 행동을 바탕으로 누가 스파이인지를 추리해 내야 하는데, 스파이는 역시 티를 내지 않고 일반인들을 제거해야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숨기고만 있을 수 없다는 데 게임의 묘미가 있다. 종종 그저 감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역시 잘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작은 단서로부터 어떻게 진실이 밝혀지는 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국 정보부 내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영화는, 그렇게 게임처럼 조직 내의 스파이를 잡아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굉장히 재미있을 만도 한데, 막상 생각만큼 즐거움을 주지는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그 정도의 사실이야 영화 포스터만 봐도 떡 하니 써 있어서 보는 사람도 전제하고 들어갈 이야기인데, 굳이 천천히 스파이가 정말로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해 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여기에 지나치게 올드한 스타일도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 복장과 배경을 재현해 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영화의 스타일까지 올드하니 빠른 전개와 액션, 치밀한 논리적 전개에 익숙해진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아무에게서나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분위기만 가지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이제 좀 힘들어 보인다. 보는 내내 좀 더 친절한 설명과 선명한 전개가 간절했다. 게임만큼만 재미이었어도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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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상에 대한 해결책은

우상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재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상을 만들 수도 있는 재료를

구속의 실체에 적합한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다.

 

우상을 만드는 재료인 나무와 돌은

예배의 대상이 될 자격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것을 만드셨기 때문에

나무와 돌은 그 자체로 연구할 가치가 있다.

 

- 마크 A. 놀,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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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중시 노선이 정당한 것은 분명하지만,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이 장점이 있으면 결점도 있게 마련이다.

실력주의는 어제까지만 해도 나와 동격이었던 사람이

오늘부터는 나한테 명령을 내리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실을 납득하고 받아들이려면

상당한 사려 분별이 요구되지만,

그런 합리적 정신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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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혼외정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사회학과 교수 이혜정. 그리고 그녀의 논문을 돕기 위해 들어 온 심리학과 학생 이우상. 결혼은 했지만 별거 상태인 혜정은 나이와 신분(교수/학생)의 차이를 의식하면서도 조금씩 우상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뜻밖의 장소에서 우상을 만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변해간다.

 

 

 

2. 감상평 。。。。。。。            

 

     이 어설픈 영화는 뭘까. 사물의 비밀이라는 적당한 제목을 붙여서 복사기와 디카의 눈으로 사건을 비춰보겠다는 의도는 곧 복사기와 디카가 있는 곳에서만 사건을 진행시키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실제적인 문제에 부닥치면서 간간히 극의 맥을 끊는 내레이션 정도로 전락해 버렸다. 여기에 극의 전체 구조와는 거의 동떨어진, 그저 알몸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 뜬금없는 정사신과, 멜로도 아니고 불륜의 최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는 어설픈 장르 설정 등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냥 수많은 졸작 중에 하나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인데(이런 걸 집중력 있다고 해야 하는지 그냥 단순하다고 봐야하는지),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살아라 라는 굉장히 나이브한 세계관에 대한 변호이다. 최소한 이런 도전적인 제안을 하려면 영상 안에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극 내부에서라도 공감이 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 따위는 하나 쯤 제시해 주어야 할 텐데 그 또한 없으니 참 영화 보기 힘들다.

 

 

 

     이것저것 적당히 구색은 맞춰놓은 듯하나, 작품성이란 건 여배우 옷 좀 벗겨 놓고 감정놀음 좀 한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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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2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순간인가부터 작품성이 유명 여배우가 옷을 벗고 열연을 펼쳤다는 말을 의미하기 시작했네요. 도무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노란가방 2012-04-20 12:53   좋아요 0 | URL
그냥 돈때문이겠죠. 저예산으로 볼거리 만들어서 적당히 벌겠다는 의지의 표현.. 근데 돈이나 벌릴까 모르겠어요;;
 

 

사람은 어떨 때 죽음을 선택하는 것일까.

절망이든 슬픔이든, 채무든 식구의 불행이든 실연이든 뭐든

자살할 가치가 있는 조건이 갖춰졌을 때일까.

 

그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컵 속에 있는 물은 반드시 가득 차야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주 조금 있을 때도 컵이 기울어지면 쏟아져 버린다.

 

누구의 컵도, 결코 텅 비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컵은 흔들리고 있다.

틀림없이, 누구나 저마다의 진폭으로.

 

내 컵은 지금 어느 정도 각도로 기울어 있을까?

 

- 시게마츠 기요시,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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