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만년 조감독 최보나. 온통 남자들에 둘러싸여 일하면서 제대로 인정 한 번 못 받던 그녀였다. 어느 날 괴상한 비디오테이프를 판매하는 스왈스키 박사(박영규)에게서 남자사용설명서가 담긴 테이프를 거금을 주고 구입하게 되고, 별 생각 없이 보기 시작한 비디오 내용을 따라하자 조금씩 주변의 남자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톱스타 이승재와의 로맨스도 시작되고..

 

 

2. 감상평 。。。。。。。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남자를 물건으로 생각하고, 그 사용법을 익히라는 황당한 메시지로 시작하는 영화. 물론 이런 허접한 논리로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는 건 공감을 얻기 어려웠을 거고, 중반이 지나면서 다시 진정한 사랑이 제일이라는 식으로 급히 방향을 트는 뻔한 진행까지 갖추고 있다.

 

 

     그냥 눈을 마주보고 시선을 몇 초간 고정시킨 후 웃어주면 남자는 넘어온다는 단순한 교시가 진리인 것처럼 제시하는 건 불쾌했고,(비슷한 내용을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면 분명 여성비하 논란이 나왔을 거다) 뭔가 다를 것처럼 시작해 놓고선 딱히 다른 점이 보이지도 않으니 실망스럽기까지..

 

 

 

 

     이시영이라는 배우도, 다른 사람 눈이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멋지게 사는 것 같긴 한데, 딱히 영화 쪽으로는 괜찮은, 그러니까 잘 맞는 작품을 만나지 못하는 것 같다. 나쁜 수준은 아니었지만, 특별함도 보이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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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 이자익을 섬긴 조덕삼 장로 이야기
김수진 지음 / 진흥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요약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되기 시작할 무렵인 조선 말, 전라도 지방에서 신앙으로 살아갔던 조덕삼 장로의 일생을 간추린 글이다.

 

     반상의 구별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던 당시, 조덕삼은 자신의 마부였던 이자익과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자익이 먼저 장로가 되는 상황에서도 겸손하게 그를 섬기며 교회의 일꾼이 되었다. 당시 비슷한 일이 발생하자 교회를 분열시키며 나가 자신들만의 교회를 만들었던 양반들의 모습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후에도 이자익이 신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후에는 그를 담임목사로 모시고 사역을 돕는다.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아들과 손자가 이어서 장로로 세워지는 등 믿음의 일가(一家)를 이룬 조덕삼 장로의 생애를, 자료를 바탕으로 큰 과장 없이 담아냈다.

 

 

2. 감상평 。。。。。。。   

 

     무엇이 자신의 노비(마부)를 섬기게 만들 수 있었을까. 족히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신분제 질서를 깨뜨리는 파격은, 민중의 혁명이나, 계몽군주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주인과 종의 벽을 허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긴 신앙의 선배 한 명의 삶을 담백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교회 안에서 집사가 되고, 장로가 되는 것을 일반 기업의 승진처럼 여기는 잘못된 문화가 한국 교회 안에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장로선거에서 탈락하면 교회를 옮기고, 누가 자신에게 한 마디 하려면 자존심 상해한다. 결국 안타깝게도 우리는 조덕삼 장로의 신앙을 이어받기 보다는, 천민이 장로가 되었다고 뛰쳐나가 분열을 조장하던 양반들의 길을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십자가의 길보다는 권력자들의 길을 따라가는 게 더 쉬운 우리들의 모습인 게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고, 또 반성하게 만드는 책. 적어도 한국 교회의 시작은 이런 분들의 헌신과 섬김 위에 세워졌던 것인데,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욕을 먹고, 또 그것이 이해가 되는 상황에 처해 있는지 부끄러워진다.

 

 

     전반적으로 많은 자료 조사와 과장 없는 문체가 마음에 들었지만, 명성왕후를 일제가 부르던 ‘민비’라고 서술하거나(23), 교인 숫자가 많은 교회의 담임 목사를 ‘목회에 성공한’ 목사라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부르는 부분(145) 등은 고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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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독재자 - 초특가판
찰리 채플린 감독, 찰리 채플린 출연 / 기타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토매니아의 독재자 힌켈과 유대인 이발사가 닮은 건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다.(영화 속에선 채플린이 1인 2역을 연기했다) 힌켈이 이끄는 쌍십자군(!)은 인근의 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착착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유대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힌켈에 의해 수용소에 들어가게 된 이발사. 하지만 우연한 사건으로 이발사와 힌켈의 위치가 바뀌게 되면서 일은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히틀러를 풍자한 찰리 채플린의 전설적인 영화. 독재자와 똑같이 생긴 유대인 이발사라는 설정은, 인종이나 혈통, 머리색과 피부색 같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를 매우 강력하게 보여주는 요소다. 자기와 똑같은 사람을 수용소에 가두라는 명령만큼 자기 파괴적인 지시가 또 어디 있을까.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미디를 표방한다. 하지만 채플린은 웃음 속에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담는 것을 잊지 않는다. 히틀러를 비틀어 놓은 영화 속 독재자 힌켈의 모습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지독히 자기중심적인 멍청이일 뿐이고, 그가 만든 쌍십자당은 나치의 갈고리십자가(하켄크로이츠)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것이다. 마치 그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어이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듯, 그의 모자와 팔에는 늘 두 개의 X표가 따라다닌다.

 

     영화 말미의 이발사가 힌켈의 자리에서 하는 연설은 휴머니즘을 가장 잘 표현한 명연설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내용이다. 또, 1940년도에 처음으로 개봉했던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을 당시 문명국을 자칭하던 독일의 야만성과 유대인 학살을 고발한다. 예술가가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채플린이다.

 

     하지만 바로 그 연설 때문에 채플린은 매카시즘의 희생양 중 한 명이 된다. 오로지 권력만을 탐하는 개념 없는 정치인들과 그에 빌붙어 살던 어용기자, 학자들은 채플린을 빨갱이로 몰아가기 시작했고, 결국 채플린은 스스로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게 된 것. 하여튼 어딜 가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다.

 

     영화의 구성적인 면을 보면 요새 나오는 영화만큼의 세련됨은 부족하다. 하지만 70년 전에 제작되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흠을 잡기보다는 이런 시도를 이렇게 재미있게 해 낼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이 정도면 참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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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스승께서는 극심한 고난과

수치스러운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고 계시는데,

그 고난과 죽음의 길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더 놓은 지위에만 사로잡혀 있는

제자들의 모습은 매우 역설적이면서도 충격적이다.

 

 

- 양용의, 『하나님 나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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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수학 - 민주주의를 애태운 수학의 정치적 패러독스!
조지 슈피로 지음, 차백만 옮김 / 살림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1. 요약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체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건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실제적으로 한 국가나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는 대표자를 선출해 그로 하여금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일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책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그러면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선출해 낼 것인가.

 

     물론 선거를 통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사람을 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대답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후보자가 3인 이상이 된다면 사람들의 지지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예를 들면 A가 40%, B가 36% C가 24%의 표를 얻었다고 하자. 당연히 A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C를 뽑은 24%의 사람들은 A보다 B가 더 낫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A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일까?), 완전히 공평하게 국회의원들의 의석수를 분배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저자는 선거에 관한 이론들의 역사를 살펴본 뒤, 미국의 예를 들어 공평한 의석배분에 관한 수학자들의 치열한 고민들과 다툼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2. 감상평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비슷한 제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통치자로서 알아야 할 물리학과 관련된 주제들을 흥미롭게 제시해 놓은 책이어서, 이번 책도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리고 뭐 내용도 나쁘진 않았지만, 제목과의 연관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통령이 알아야 할 수학적 원리나 내용들이라기보다는 그저 선거방식과 관련된 여러 논의들을 정리해 놓았을 뿐, 이 내용을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앞의 책이 ‘대통령’에 강조점이 찍혀 있으면서 물리학을 잘 안고 갔다면, 이 책은 ‘수학’에 방점이 찍히면서 ‘대통령’은 희미해져버린 느낌이랄까.

 

 

     참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입에 올린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들 잘 알고 있고, 이야기만 나오면 한 마디씩 거들곤 한다. 하지만 실제 기술적인 차원으로 들어가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잔뜩 있다. 플라톤의 말처럼 어리석은 대중의 선택이 국가를 망칠 수도 있는 거고, 단순히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것만이 민주적인 방식이라거나 시민들의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결국 사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방식으로는 완벽한 선거제도를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은, 치열한 정치의 현장에서 자신만이 민의를 알고 대변하고 있다는 양 착각하는 일부 직업 정치인들의 정신을 좀 차리게 해야 할 텐데 그게 쉬워보이진 않는다.

 

 

     교양으로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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