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위한 수학 - 민주주의를 애태운 수학의 정치적 패러독스!
조지 슈피로 지음, 차백만 옮김 / 살림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1. 요약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정체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건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실제적으로 한 국가나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는 대표자를 선출해 그로 하여금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일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책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그러면 어떤 자격을 가진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선출해 낼 것인가.

 

     물론 선거를 통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사람을 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대답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후보자가 3인 이상이 된다면 사람들의 지지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예를 들면 A가 40%, B가 36% C가 24%의 표를 얻었다고 하자. 당연히 A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C를 뽑은 24%의 사람들은 A보다 B가 더 낫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A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일까?), 완전히 공평하게 국회의원들의 의석수를 분배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저자는 선거에 관한 이론들의 역사를 살펴본 뒤, 미국의 예를 들어 공평한 의석배분에 관한 수학자들의 치열한 고민들과 다툼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2. 감상평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비슷한 제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통치자로서 알아야 할 물리학과 관련된 주제들을 흥미롭게 제시해 놓은 책이어서, 이번 책도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리고 뭐 내용도 나쁘진 않았지만, 제목과의 연관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통령이 알아야 할 수학적 원리나 내용들이라기보다는 그저 선거방식과 관련된 여러 논의들을 정리해 놓았을 뿐, 이 내용을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앞의 책이 ‘대통령’에 강조점이 찍혀 있으면서 물리학을 잘 안고 갔다면, 이 책은 ‘수학’에 방점이 찍히면서 ‘대통령’은 희미해져버린 느낌이랄까.

 

 

     참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입에 올린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다들 잘 알고 있고, 이야기만 나오면 한 마디씩 거들곤 한다. 하지만 실제 기술적인 차원으로 들어가면, 생각만큼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잔뜩 있다. 플라톤의 말처럼 어리석은 대중의 선택이 국가를 망칠 수도 있는 거고, 단순히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것만이 민주적인 방식이라거나 시민들의 의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결국 사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방식으로는 완벽한 선거제도를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은, 치열한 정치의 현장에서 자신만이 민의를 알고 대변하고 있다는 양 착각하는 일부 직업 정치인들의 정신을 좀 차리게 해야 할 텐데 그게 쉬워보이진 않는다.

 

 

     교양으로 읽어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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