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비밀의 부채 - Snow Flower and the Secret F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어린 시절 가깝게 지내며 의자매가 된 소피아와 니나. 둘은 서로를 너무나 아꼈지만, 성장해 가면서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진다. 착실히 공부해서 성공을 향해 나가는 니나와는 달리 소피아는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니나를 걱정시킨다. 그리고 사라진 지 몇 달만에 나타난 소피아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 그들보다 200여년 앞선 19세기 초 중국 청나라 말기 설화와 백합이라는 두 여인이 마치 소피아와 니나처럼 의자매로 서로를 애틋하게 아끼며 살다 갔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두 쌍의 의자매 이야기를 오버랩시키며 풀어나간다. 전지현은 설화와 소피아를, 이빙빙은 백합과 니나 역을 맡아 각각 1인 2역을 소화해나간다. 

 

 

 

 

 

2. 감상평 。。。。。。。                  

 

     제목만 보고는 그냥 환타지가 적당히 섞인 B급 무협영화로 생각했었는데(전지현이 지난번에 찍은 영화가 그랬다;;), 실제 영화는 전혀 다른 드라마였다. 동성애와는 좀 다른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염려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두 쌍의 의자매의 이야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물론 과거와 현재가 별다른 진전 없이 그저 반복되기만 하는 연출 기법이나 너무 잔잔하기만 한 영상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진짜 친구들의 이야기는 마치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드는 것 같은 만족감을 준다.

 

     배우 쪽을 보자면 전지현은 이제 국내로 돌아오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전지현이라는 배우에게 꽂힌 팬으로서, 국내 영화에서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고질적인 연기력 문제는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나이도 먹어 가는데.. 흑흑. 전지현과 의자매로 등장하는 니나/백합 역의 이빙빙의 연기력은 훌륭했고, 휴 잭맨은 이름만 올렸지 딱히 역할이 없었다.

 

 

 

 

     친구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사람들만 있으란 법은 없다. 설화와 소피아는 겉으로 보이는 성공보다는 남자의 아내로, 배우자로 살아가는 행복에 대해 말하고, 백합과 니나는 좀 더 안정된 삶과 사회적 성공을 좀 더 중요시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건 서로을 아끼고 염려하고 있다는 것. 이런 친구들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보물들이 아닐까 싶다.

 

     진짜 친구를 갖는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떨어져 있어도, 자주 보지는 못해도 생각이 날 때마다 안부가 궁금해지고,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당장에 달려가서 위로해주고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 그것도 아무런 손익계산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말이다. 애인이나 배우자와는 또 다른 인생의 동력이 바로 친구일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에게 있는 그런 친구가 누굴까 생각해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잔잔하게 와 닿는 게 있을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렌즈 위드 베네핏 - Friends with Benefi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뉴욕에서 헤드헌터로 일하는 제이미는 LA에서 유명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딜란을 홍보담당자로 스카웃하기 위해 만난다. 첫 만남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딜란이 제이미가 소개한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각각 과거의 경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지한 연인관계가 두려워하면서도 섹스 파트너로 서로를 인정하는 두 사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감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처음에는 단순히 성적 파트너로 시작했다가 서로가 마음에 들어서 연인이 된다는 단순한 스토리에 뉴욕이라는 대도시의 배경을 덧입히니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가 만들어졌다.(물론 현실은 그러다 덜컥 혼전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하느니 마느니 하다가 남자가 돌연 사라져버리고 남겨진 여자는 부모와 갈등을 빚는다는 식의 이야기가 좀 더 일반적일 것 같긴 하지만) 딱 영화 속 주인공 같은 두 주연들은 나름 맡은 몫을 충분히 해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얼마 전에 본 인 타임과는 또 전혀 다른 배역을 능숙하게 연기해냈다.

 

     기본적으로 야한 소재를 다루지만 노출이 과하지는 않고, 감독은 나름 ‘어느 정도’를 유지하려고 애쓴 듯하다. 전통적인 로멘틱 코미디의 공식을 따라가고 있으니 연인끼리 본다면 크게 부담은 없을 듯하다. 물론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면 좀..; 왜 연인들의 계절인 12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개봉을 했는지 조금 의아하다. 

 

 

 

     이 영화를 두고 친구와 연인 사이의 기준 운운 하는 건 좀 우스운 일이다. 그보단 ‘남녀가 둘이 붙어 있으면 고작 생각나는 게 섹스밖에 없는 걸까’나 ‘섹스의 목적은 오직 즐거움뿐인가’ 정도가 좀 더 진지하게 나올 수 있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뭐 딱히 이 영화를 보려고 하는 사람이 그런 고민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남자 혼자 본다면 그냥 야한 게 보고 싶었던 거고, 여자 혼자 본다면 외로웠던 거고, 남녀가 함께 본다면 데이트 중이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괜찮을 것 같은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넥스트 - Nex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2분 뒤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크리스 존슨. 그는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랭크 캐딜락이라는 이름으로 마술쇼에 출연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평소와는 달리 언제인지 알지 못하는 미래의 영상 속에서 한 여자를 보게 된 그는 매일 같은 음식점에서 그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여인 리즈.

 

     한편 비슷한 시간 FBI 요원인 캘리는 핵폭탄이 미국으로 들어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막고자 크리스를 포섭하려 한다. 하지만 복잡한 일에 얽혀 들어가기를 싫어하는 크리스는 계속 그를 피하기만 하고.. 과연 그는 여자와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2. 감상평 。。。。。。。                  

 

     감각적인 소재에 검증된 주연 배우니 일단 기본은 하는 영화다. 물론 생각보다 이야기의 규모가 크지는 않았고(요샌 워낙에 돈을 퍼다 붓는 영화들이 많으니..), 텔레비전 홈 무비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볼만은 하다. 감독은 나름 치밀한 계산을 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고, 여기에 결말부의 반전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 구조도 썩 괜찮게 만들었다. 물론 단지 2분 앞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날아오는 총알까지 피할 수 있을 거라는 설정은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드라마 무비는 일본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일본판 리메이크가 제작되어도 괜찮을 듯.

 

     영화 후반 모든 걸 끝낸 후 크리스의 “I made a mistake”이란 대사가 하이라이트다. 오직 리즈와 관련된 일만을 2분 이상 먼저 볼 수 있었던 크리스는 캘리를 속이고 오직 크리스만을 구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지만, 문제는 그런 식으로 해결될 수 없었던 것. 사실 그러기엔 우리네 삶이 너무나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지 않은가.

 

     특별한 감동이나 깊은 울림 같은 건 없다. 심심할 때 보면 딱 좋을 킬링 타임용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 타임 - In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스물다섯 살 때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멋지기만 할 것 같지만, 문제는 그 때부터다. 이제 왼쪽 팔에 새겨진 시계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떠오르고, 시계의 숫자가 모두 0으로 바뀌는 순간 그 사람은 죽고 만다. 돈은 이제 필요 없다. 음식도, 커피도, 급료도 모두 시간으로 계산한다. 그렇게 모두가 왼팔에 하루를 더 늘리기 위해 일을 하는 말 그대로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지만, 저 경계벽 너머에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을 가지고 영원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이 따로 있었다.

 

 

 

 

 

 

2. 감상평 。。。。。。。                  

 

     영화는 은유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다. ‘하루를 더 살기 위해’ 일하는 수많은 소시민들 위에 그들의 희생의 결과를 손쉽게 가로채 영생을 누리는 사람들의 존재. 이거야 말로 마르크스가 ‘공산당 혁명’에서 논했던 타락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아니던가. 그래도 현실 세계에서는 ‘돈’이라는 매개체가 등장해서 사건의 심각성을 살짝 가리고 있지만, 영화는 그 생살을 그냥 드러내버린다. 결국 그들이 뺏고 있는 것은 사람의 목숨이란 것.

 

     하지만 영화는 문제를 드러내기는 했으되, 비전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주인공 커플이 싸우는 건 뒤틀린 구조 자체가 아니고, 당연히 왜 그런 싸움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되지도 않는다. 그저 즉흥적으로, (그리고 당연히) 과격한 방식으로 눈앞의 상대를 넘어뜨리고자 뛰어다닐 뿐이다. 걸작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각본과 연출이 아쉽다.

 

 

  

 

     영화를 보면서 갖가지 은유적 표현들을 읽어내는 건 또 하나의 재미다. 오로지 신체적 접촉을 통해서만 전해지는 생명(시간), 무엇이 옳은가보다는 그저 이제까지 해왔다는 이유로, 자신의 일이라는 이유로 주인공 커플을 쫓는 레온,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만이 늘 시계를 보며 뛰어다닌다는 설정 등은 그냥 그대로 무엇을 떠올리게 만들지 않는가.

 

     주인공 역을 맡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연기력은 훌륭했고, 상대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맘마미아’나 ‘디어 존’에서 봤던 그 배운가 싶을 정도로 변신해서 놀랐다.(그 하이힐을 신고 참 열심히 달렸다) 역시 여자 화장의 포인트는 아이라인이었던 것인가. 애매한 결말이 안타깝긴 했지만, 볼만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 디 에어 - Up In The Ai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1년에 고작 40여일만을 집에서 보내고 그 외 모든 시간들을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보내는 라이언 빙햄. 그나마 집에서 보내는 며칠을 끔찍하다고 여기는 그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을 뿐이고, 결혼과 가족, 성공과 같은 것들은 내려놓아야 할 짐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인생 뭐 있냐’는 신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직업은 해고전문가. 직원을 해고하기를 원하는 경영자의 의뢰를 받아 직접 해고당사자들을 만나며 법적인 절차를 알려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전역을 내내 날아다녔던 것. 직접 사람들을 만날 필요 없이 화상으로 일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신입 나탈리를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갓 졸업한 이 새파란 후배에게 좀 더 품위 있는 방식을 직접 가르쳐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한편 어느 날 밤 한 호텔의 바에서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알렉스란 여성을 만나면서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도 색깔이 덧입혀지는 듯했다. 쿨하게 시작했지만 알렉스와 함께 보내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가면서 조금씩 감정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일찍부터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보통 두 가지 중 한 길을 선택한다. 종교나 철학과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에 귀의하거나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거나.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애써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를 쓰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이 영화의 주인공 라이언 빙햄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이다. 그는 결혼과 가족,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 따위는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공항 수화물 수속시간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짐을 정확하게 여행용 가방 하나에 넣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저곳으로 다니며 보내는 그의 유일한 인생 목표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천만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것. 쉽게 말해 별다른 목표 따위는 없다는 말. 그러면서도 굳이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려는 이유는 또 뭔지.

 

 

 

     포스터의 홍보문구가 와 닿는다. 목적 없이 떠도는 당신의 인생은 괜찮으냐는 질문인데, 상업영화 치고는 꽤나 철학적이다. 영화의 클레이맥스는 그 자신도 사랑과 결혼의 의미 따위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던 라이언이 여동생과의 결혼식을 얼마 앞두지 않고 결혼을 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던 짐을 설득하는 장면이다. 결국 감독은 어차피 다 죽는다고 하더라도, 결혼을 한다고 해서 늘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더라도, 연애와 결혼, 배우자와 자녀, 함께 설계해 가는 인생 같은 평범하고 소소한 의례들에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넌지시 담아 보여준다. 도착하면 쓸모가 없어지더라도 적어도 여행을 하는 중에는 물통이며, 손수건이며, 모자 같은 것이 다 버려야할 짐인 건 아니니까.

 

    영화 곳곳에 삽입된 실제 해고자들의 인터뷰 내용은 이런 주제의식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일해 왔던 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건 공통적으로 가족이었다. 가족과 친구가 짐일 뿐이라고? 17년 동안 인간관계 쌓기에 전념한 달인 고독 김병만 선생님이 말합니다. “안 해봤으면 말을 마세요.”

 

 



 

     두 여배우를 능숙하게 리드하면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모습은 역시 조지 클루니답다는 말이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주제까지 딱히 흠잡을만한 부분이 없는 영화다. 개봉된 지는 좀 됐지만 못 봤다면 꼭 한 번쯤은 볼만 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