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타임 - In Tim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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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기술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스물다섯 살 때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멋지기만 할 것 같지만, 문제는 그 때부터다. 이제 왼쪽 팔에 새겨진 시계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떠오르고, 시계의 숫자가 모두 0으로 바뀌는 순간 그 사람은 죽고 만다. 돈은 이제 필요 없다. 음식도, 커피도, 급료도 모두 시간으로 계산한다. 그렇게 모두가 왼팔에 하루를 더 늘리기 위해 일을 하는 말 그대로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지만, 저 경계벽 너머에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을 가지고 영원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이 따로 있었다.

 

 

 

 

 

 

2. 감상평 。。。。。。。                  

 

     영화는 은유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다. ‘하루를 더 살기 위해’ 일하는 수많은 소시민들 위에 그들의 희생의 결과를 손쉽게 가로채 영생을 누리는 사람들의 존재. 이거야 말로 마르크스가 ‘공산당 혁명’에서 논했던 타락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아니던가. 그래도 현실 세계에서는 ‘돈’이라는 매개체가 등장해서 사건의 심각성을 살짝 가리고 있지만, 영화는 그 생살을 그냥 드러내버린다. 결국 그들이 뺏고 있는 것은 사람의 목숨이란 것.

 

     하지만 영화는 문제를 드러내기는 했으되, 비전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주인공 커플이 싸우는 건 뒤틀린 구조 자체가 아니고, 당연히 왜 그런 싸움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되지도 않는다. 그저 즉흥적으로, (그리고 당연히) 과격한 방식으로 눈앞의 상대를 넘어뜨리고자 뛰어다닐 뿐이다. 걸작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각본과 연출이 아쉽다.

 

 

  

 

     영화를 보면서 갖가지 은유적 표현들을 읽어내는 건 또 하나의 재미다. 오로지 신체적 접촉을 통해서만 전해지는 생명(시간), 무엇이 옳은가보다는 그저 이제까지 해왔다는 이유로, 자신의 일이라는 이유로 주인공 커플을 쫓는 레온,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만이 늘 시계를 보며 뛰어다닌다는 설정 등은 그냥 그대로 무엇을 떠올리게 만들지 않는가.

 

     주인공 역을 맡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연기력은 훌륭했고, 상대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맘마미아’나 ‘디어 존’에서 봤던 그 배운가 싶을 정도로 변신해서 놀랐다.(그 하이힐을 신고 참 열심히 달렸다) 역시 여자 화장의 포인트는 아이라인이었던 것인가. 애매한 결말이 안타깝긴 했지만,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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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 Up In The Ai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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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1년에 고작 40여일만을 집에서 보내고 그 외 모든 시간들을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보내는 라이언 빙햄. 그나마 집에서 보내는 며칠을 끔찍하다고 여기는 그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을 뿐이고, 결혼과 가족, 성공과 같은 것들은 내려놓아야 할 짐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인생 뭐 있냐’는 신조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직업은 해고전문가. 직원을 해고하기를 원하는 경영자의 의뢰를 받아 직접 해고당사자들을 만나며 법적인 절차를 알려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전역을 내내 날아다녔던 것. 직접 사람들을 만날 필요 없이 화상으로 일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신입 나탈리를 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갓 졸업한 이 새파란 후배에게 좀 더 품위 있는 방식을 직접 가르쳐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한편 어느 날 밤 한 호텔의 바에서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알렉스란 여성을 만나면서 무미건조한 그의 삶에도 색깔이 덧입혀지는 듯했다. 쿨하게 시작했지만 알렉스와 함께 보내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가면서 조금씩 감정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일찍부터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보통 두 가지 중 한 길을 선택한다. 종교나 철학과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에 귀의하거나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거나.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간 어디쯤에서 애써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를 쓰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이 영화의 주인공 라이언 빙햄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이다. 그는 결혼과 가족,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 따위는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공항 수화물 수속시간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짐을 정확하게 여행용 가방 하나에 넣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저곳으로 다니며 보내는 그의 유일한 인생 목표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천만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하는 것. 쉽게 말해 별다른 목표 따위는 없다는 말. 그러면서도 굳이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려는 이유는 또 뭔지.

 

 

 

     포스터의 홍보문구가 와 닿는다. 목적 없이 떠도는 당신의 인생은 괜찮으냐는 질문인데, 상업영화 치고는 꽤나 철학적이다. 영화의 클레이맥스는 그 자신도 사랑과 결혼의 의미 따위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던 라이언이 여동생과의 결혼식을 얼마 앞두지 않고 결혼을 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던 짐을 설득하는 장면이다. 결국 감독은 어차피 다 죽는다고 하더라도, 결혼을 한다고 해서 늘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더라도, 연애와 결혼, 배우자와 자녀, 함께 설계해 가는 인생 같은 평범하고 소소한 의례들에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넌지시 담아 보여준다. 도착하면 쓸모가 없어지더라도 적어도 여행을 하는 중에는 물통이며, 손수건이며, 모자 같은 것이 다 버려야할 짐인 건 아니니까.

 

    영화 곳곳에 삽입된 실제 해고자들의 인터뷰 내용은 이런 주제의식을 좀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일해 왔던 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건 공통적으로 가족이었다. 가족과 친구가 짐일 뿐이라고? 17년 동안 인간관계 쌓기에 전념한 달인 고독 김병만 선생님이 말합니다. “안 해봤으면 말을 마세요.”

 

 



 

     두 여배우를 능숙하게 리드하면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모습은 역시 조지 클루니답다는 말이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력,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주제까지 딱히 흠잡을만한 부분이 없는 영화다. 개봉된 지는 좀 됐지만 못 봤다면 꼭 한 번쯤은 볼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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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 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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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카센터에서 자동차를 수리하는 일을 하지만 누구 못지않은 운전솜씨를 가지고 있던 남자. 같은 건물의 이웃에 살고 있던 아이린을 만난 건 이미 가득 채워져 있는 잔에 한 방울의 물을 더한 것처럼 평온해 보이던 그의 삶을 넘쳐버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유부녀. 멀찍이 서서 도와주려고 하지만 의도치 않은 사건에 말려들면서 그녀의 남편은 죽고 그녀마저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운전밖에 모르는 것 같았던 그는 아이린을 지키기 위해 놀라운 모습으로 변한다.

 

 

 

 

2. 감상평 。。。。。。。               

 

     초반부터 빠른 속도감과 독특한 분위기의 영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밑도 끝도 없는 칼질이 난무하는 슬래셔 무비로 급 변해버렸다. 모 사이트 영화 소개란에는 ‘뜨거운 폭력의 에너지’ 운운하던데, 무슨 얼어 죽을 뜨거운 에너지란 말인가. 깊은 생각 없이 달려들었다가 일이 잘못 돌아가니 다 죽여 버리고 멋있게 떠나면 해결될 거라는 전형적인 미국식 카우보이 캐릭터로만 보이더라. 감독의 철학이 딱히 보이지 않으니 딱히 매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아, 캐리 멀리건은 예쁘게 나왔다.

 

 

 

 

 

     작년에 봤던 한국영화 ‘아저씨’가 자주 오버랩된다. 평범해 보이는 옆집 아저씨가 소녀를 구하기 위해 슈퍼맨으로 변해 다 찌르고 잘라 죽여 버린다는 기본 컨셉은 이 영화랑 거의 같아 보인다. 살인 장면에도 굳이 아름다운 영상이 있다고 한다면 이 영화 드라이브보다는 아저씨 쪽이 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둘 다 우리 편 구하기 위해 상대 목숨 쯤은 가볍게 죽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문을 너무나 편안게 던지는 듯 해 영 찝찝하기는 매한가지다.

 

     차라리 드라이빙에 좀 더 비중을 더 두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뭐 그러면 제작비가 좀 더 올라갈 것 같긴 하지만, 확실히 대충 망치로 찍고 칼로 찌르고 하며 후반부를 얼버무리는 것보단 볼거리가 좀 더 늘어나긴 했을 텐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난 비추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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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 Horrible Bo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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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를 맡게 된 마약중독자 사장 밑에서 하루하루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커트, 시도 때도 없이 성희롱을 일삼는 여의사 아래서 보조 일을 하는 데일, 그리고 부하직원을 죽을 때까지 부려먹는 것으로 기쁨을 얻는 사이코에게서 벗어나고픈 닉까지, 이 세 친구들이 자신들의 상사를 없애버리기 위한 어설픈 작업에 나섰다. 

 

 

 

 

 

2. 감상평 。。。。。。。                  

 

     뭐 딱히 긴 감상평이 필요할까. 그냥 노골적인 음담패설과 욕설로 웃기고, 약간 가미된 슬랩스틱으로 승부를 거는 전형적인 미국식의 B급 오락물.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는 딱히 인상적이지 못하고, 감독의 연출력이 딱히 두드러지는 영화도 아니다. 극의 구조가 치밀한 것도 아니고, 일단 시작은 했는데 마땅히 더 보여줄 게 없자 서둘러 끝내버린 느낌.

 

     감상을 남기려다 문득 얼마 전에 봤던 인도 영화 ‘세 얼간이’와 비교를 해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세상이 얼간이라고 부르지만 제대로 살려고 애쓰던 세 친구들과 진짜 그냥 세 명의 바보들의 이야기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좀 어이없는 시도인 것 같아서 그냥 접었다.

 

     굳이 보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아니 말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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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박건용 감독, 김주혁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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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1950년 혼인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설희. 그러나 그 해 여름 예정된 혼인 날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전쟁이 일어난다. 설희가 살고 있는 석정리에도 인민군 한 개 소대 정도의 병력이 들어와 진주하게 되었고, 설희와의 결혼을 앞둔 사내는 살기 위해 도망한다. 마을 주민들은 살기 위해 인민군에게 협력을 하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인민군 장교인 정웅과 설희 사이의 과거 인연이 드러나면서 묘한 감정이 싹튼다.

 

 


 

 

 

 

2. 감상평 。。。。。。。                  

 

     뭐 다른 영화랑 굳이 비교할 것까지는 없고, 그냥 영화 자체로만 이야기해보자. 한 마디로 영화 자체는 딱히 큰 감흥을 주지 못한다. 석정리에 진주한 인민군 정도 되는 마을 주민들의 각개약진이 두드러졌을 뿐, 개개의 인물들의 비중을 적당히 조절하고 주제에 집중하도록 하는 감독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박해진이나 변희봉, 양정아, 김상호 같은 탄탄한 조연들이 만들어내는 깨알 같은 매력이 담긴 장면들을 다 삭제하는 게 아까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래서는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닌 묘한 식사만 준비될 뿐이다. 결국 감독이 원했던 게 뭔지, 이념을 초월한 남녀의 열렬한 사랑인지, 아니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민군 장교의 고민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한편의 개그 콘서트인지 알려는 줘야 할텐데 말이다.

 

    앞서 설명한 조연들의 연기력이야 누가 뭐라 할 수 있는 수준은 이미 넘어섰기에 자연히 주연을 맡은 두 배우인 김주혁과 정려원을 집중하게 되었는데, 김주혁은 그냥 선방 했고, 정려원은 그다지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내지 못한 것 같다. 근데 딱히 별로 설득력이 없는 캐릭터여서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사랑인지, 연민인지, 인류애인지 감독은 감을 잡고 있었을까)

 



 

     그래도 영화에서 한 가지를 끌어내자면, 민초(좀 무거운 단어이긴 하지만)들의 생명력이 아닐까 싶다. 일제의 악랄한 통치를 견뎌내고, 해방 이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해 낸 그들은 다시 인민군 아래서의 불안함도 녹여내고 사는 길을 찾아낸다. 그런 그들이 총을 든 연합군 앞에서 또 한 번 만세를 외치는 모습은 인상이 찌푸려지기보다는 슬프다. 아마 영화의 클레이맥스라고 해야 할 듯한데, 여기까지 오는 데 좀 오래 걸렸다는 게 문제.

 

     결국 전쟁은 힘을 가진 사람들 간의 문제이고, 어차피 저 기층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먹고 살아야 하는 거라는 메시지를 감독은 던지고 싶어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김주혁과 정려원이라기 보다는 백씨 역을 맡은 김상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처음부터 마을 사람 전체가 주인공이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구성력과 연출력의 문제. 내용은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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