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가까운 미래의 일본. 정부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범죄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 아래 전 민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등록에 나선다. 이름 하여 플래티나 데이터 프로젝트. 그러나 몇 건의 연쇄살인 사건에서 나온 유전자 정보는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이의 것이었고, 이는 플래티나 데이터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지휘하던 류헤이나, 이를 수사하는 경시청 소속의 아사마 형사 모두에게 난간한 문제였다.
어느 날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핵심 인력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 자료는 류헤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뭔가 음모가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류헤이는 도망을 치기 시작하고, 이를 쫓던 아사마 역시 사건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전 국민의 유전정보를 등록해 놓겠다는 건 역시 단지 범죄해결을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고위층과 그 가족들의 유전자를 경찰의 데이터에서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완전한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었고, 마침내 음모는 밝혀진다.

2. 감상평 。。。。。。。
줄거리만 써 놓고 보니 상당히 평범한 범죄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오히려 영화는 좀 다른 곳 - 유전자가 인간을 결정하는가 하는 철학적인 문제가 그것이다 -에 힘을 주고 있다. 영화 초반부 내내 겉멋에 찌든 류헤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사를 하는 아사마 형사를 비웃으며, 자신이 가져온 유전자 분석 수사기법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이른바 유전자는 그 인간의 모든 것이라는 식의. 물론 류헤이가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이런 허세는 더 이상 부릴 수 없게 되지만, 영화 후반부 그의 어머니이자 감춰진 음모의 배후 중 하나인 미나 박사의 입으로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는 류헤이(류)와 그의 또 다른 인격인 가쿠라의 전혀 다른 성격은 이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한 몸의 두 인격이라는 설정이니까. 또, 결국 유전자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미나 박사는 유전정보만 남는다면 그 생명은 어찌되던 상관없다는 식의 인간에 대한 극단적인 기계적 인식을 보여줌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와 그가 가지고 있는 사상에 대한 적대적인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영화 자체의 주제가 좀 흩어져 있다. 전 국민의 유전 정보를 모아 범죄해결에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빅 데이터의 문제를 지적하는 쪽으로 진행될 수도 있고, 유전 정보가 인간의 모든 것이라는 반복적인 주장은 좀 더 인간과 생명에 대한 실존적인 물음을 던지는 건데, 서로 다른 이 두 가지가 어설프게 뭉그러져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지나치게 판을 크게 벌였다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아마추어 예술가를 보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