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온 린다(아만다 사이프리드). 어느 날 친구와 우연히 함께 간 롤러장(?)에서 척(피터 사스가드)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결국 스물한 살의 나이에 집을 나와 척과의 결혼생활을 시작하지만, 빚에 쫓기고 있던 척은 그녀를 포르노 영화에 출연시키기로 한다. 우연찮게도 그녀가 찍은 영화는 사상 초유의 대박 포르노영화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며 린다는 일약 스타에 오른다.
하지만 계속되는 척의 폭행과 위협으로 린다는 점점 더 불행한 삶으로 몰리고 있었고, 결국 남편으로부터 도망을 나와 자신의 지난 이야기들을 담은 자서전을 낸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

2. 감상평 。。。。。。。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보자. 포르노 영화에 출연해서 유명해진 여자를 ‘스타’라고 부르는 게 타당할까? 스타에 대한 정의야 개개인이 느끼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또 이미 무슨 행사 때마다 여자 연예인들이 마치 정육점에 걸려 있는 고깃덩어리처럼 자기의 맨살을 드러내놓고 과시하며 뿌듯한 미소를 짓는 게 미덕(?)이나 되는 것처럼 되어버린 세상이지만, 솔직히 이 질문은 해 볼만 하지 않은가? ‘포르노 스타’가 과연 사회로부터 존중받아야 하는 지위나 현상인가?
영화의 초중반부는 이런 세태를 그대로 그려내며 위에서 제기한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는 길을 착착 걸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어간다. ‘그 과정을 여주인공이 정말로 원했던 것이 아니라면’이라는 식으로. 물론 이렇게 되면 주제는 가볍게 선과 악의 구도로 정리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신체와 관련해 대신 결정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 우리는 린다의 척으로부터의 탈출 및 독립을 응원하면 그만이다. 다만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은 사라져버렸다. 만약 그녀가 원했던 거라면 이 현상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하는.
영화 속 등장하는 영화(‘목구멍 깊숙이’)가 실제 개봉했을 당시 미국은 ‘성 해방’과 ‘평등’ 같은 가치들을 부르짖고 있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이 뜨거운 감자가 떨어졌으니 어지간히 시끄러웠을 테고, 당연히 영화를 직접 보려는 관객들도 많았으리라. 그런데 여기서 다시 질문 하나. 포르노랑 성해방이 무슨 상관인가? 포르노를 막으려는 사람들에게 맞서 싸우는 게 성해방인가? 오히려 성노예화, 인간의 가치를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건 반대쪽 사람들 아닌가? 자칭 여성해방론자들이 판을 엉뚱하게 읽으며 뻘짓을 하는 동안 개나 소나 자기가 하고 싶으면 아무하고나 섹스하는 게 성적인 해방이고, 자유라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주장이 이미 널리 퍼져버린 지 오래다.
문제는 억압적인 가부장적 체계, 남성우월주의적인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멍청한 마초들에게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의 눈앞에 보이는 신체의 일부에 ‘자유(?)’를 부과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역사적 사명인 양 깃발에 써 휘두르고 다니는 지독한 사회적 근시안의 소유자들도 완전히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어렵지 않을까.
여주인공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확실히 맘마미야 이후로 다양한 폭의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게 ‘자신의 결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좀 더 힘이 있는 주제를 이렇게 한 개인의 과거사 정도로 그려내는 감독들의 작업엔 그다지 매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