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왕조.왕들의 연대기로 읽는다
김봉수 지음 / 일빛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1. 요약 。         

 

     한반도와 요동, 요서 지방에 존재했던 국가들의 역사를, 왕들과 그 계보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조선왕조의 왕들 이야기는 물론,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왕들을 빼놓지 않고 기술하고 있고, 그 이전의 상고 시대에 만주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들 - 부여, 조선 등 -의 익숙지 않은 왕들까지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2. 감상평      

 

     처음 기획의도 자체가 수천 년에 달하는 역사를 한 눈에 훑어보겠다는 것이어서, 각각의 왕들의 에피소드들은 간략하게 소개될 수밖에 없었다. 일종의 백과사전식 구조로 그 나름대로의 존재 의의를 갖는 책이라고 하겠다.

 

     고대사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흔히 고조선이라고 알고 있는 조선이 중흥기에 이르러 세 개의 영역(진조선, 번조선, 막조선)으로 구분되었고, 그 중에서 번조선은 요서지역에, 진조선은 요동과 만주지역에, 막조선은 한반도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고대사의 경우 남아있는 자료 자체가 워낙에 부족하기에 한단고기나 다른 문서들에 단편적으로 실려 있는 내용들을 토대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인정되지만, 이런 습관이 비교적 정확한 사실관계(해석 말고)가 남아 있는 부분까지도 과도한 저자의 해석이나 개입을 초래하지는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조선 세조를 설명하면서 그가 단종을 살해한 후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꿈속에서 세조와 그의 아들을 저주한 이후 죽게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지만(312), 실제로는 세조의 첫아들인 의경세자가 죽은 것은 음력 9월 2일이었고, 노산군이라고 불리던 단종이 죽은 것은 같은 해 음력 11월 7일이다. 야사와 정사의 혼동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시대를 다루는 부분에서도 형제 계승이라든지, 짧은 재위 기간을 남긴 왕들은 거의 무조건 내부권력다툼의 희생자로 보려는 태도 또한 과도해 보이기도 하고.

 

     현직 의사가 역사에 관심을 갖고 이런 책을 낼 수 있다는 게 멋져 보인다. 진짜 풍요로운 나라가 된다는 건,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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