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과 천국 - 세상을 뒤집은 골로새서 다시 읽기
브라이언 왈쉬 & 실비아 키이즈마트 지음, 홍병룡 옮김 / IVP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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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골로새서의 현대적 탈굼을 시도한 책이다. 탈굼이란 일종의 번역인데, 단순히 문자 대 문자 식의 직역(直譯)이나 의미 대 의미의 의역(意譯)의 차원을 넘어서 원문을 번역 당시의 시대의 용어와 개념으로 설명하는 일종의 창의적인 해석과정을 의미한다. 최근에 유진 피터슨이 낸 ‘메시지 성경’이 그 좋은 예다.

 

     저자들(둘은 실제 부부다)은 로마 제국 산하에서 새롭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로 한 어린 공동체에 바울이 보낸 편지인 골로새서가, 오늘날 힘의 원리로 특징 지워지는 제국주의적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실제적 의미가 있는지를 추적해나가고 있다.

 

 

2. 감상평 。。。。。。。   

 

     성경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 책이 자신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주었는지’가 아니라)를 물어보면 몇 가지 ‘영적인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지침들을 얻었다는 것 정도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여전히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경은 영적이고, 도덕적인 문서일 뿐이다. 과연 성경이 그 정도의 책일 뿐인 걸까?

 

     저자는 이러한 흐름에 정면으로 반대하며 매우 도발적인 이 책을 써내려 간다. 이 책에 따르면 골로새서는 무력에 의한 평화, 약자(노예와 여성, 아이들과 가난한 이들)의 희생 위에 선 번영, 황제에 대한 절대적인 우상화가 널리 퍼져 있던 당시 사회의 정치, 문화 전반에 대한 혁명적인 요구를 담고 있는 소책자라는 것. 당연히 이런 폭발력 있는 문서를 오늘날 제대로 읽어나간다면, 그 때와 매우 유사한 오늘날의 상황(소비지향적인 문화와 약자들에 대한 폭력 위에 서 있는 번영의 신화, 극단적인 상대주의로 인한 포스트모더니즘적 혼란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급진성을 담은 문서로 읽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성경을 살아 있는 말씀으로 제대로 읽어내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좋은 책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나 미국의 패권주의, 나아가 더 많은 물질을 누리는 것을 좋은 것(심지어 옳은 것)으로 가르치는 자본주의적 교리와 신보수주의적 정책들에 대한 저자의 직접적인 비판과 공격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성경의 내용을 좀 더 영적인 문제에 관한 지침으로만 읽어내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저자의 논리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결코 쉽게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복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고작 교회 건물 사이즈를 늘리는 것에 머물 수는 없는 게 아닌가.

 

     다만 책이 읽기에 쉽지는 않은 게, 생각보다 좀 어려운 이론적 설명이 자주 보인다. 그리고 물론 골로새서 본문이 주가 되고 있긴 하지만, 그보단 좀 더 넓은 문맥에서 성경을 고찰하는 부분이 자주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골로새서의 문맥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 골로새서 자체를 연구하는 데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독자에겐 약간의 목마름도 느껴질 수 있겠다.

 

     성경의 역동성을 잘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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