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종교개혁 (개정판) - 21세기를 위한 교회갱신
빌 벡햄 지음 / 엔씨디(NCD)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기존의 집회 형태의 예배와 교회 공동체의 구성이 초래한 여러 문제점들의 대안으로 셀(cell) 형태의 교회를 제안, 아니 강력하게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두 날개’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대그룹과 소그룹이 함께 교회를 이룰 때에야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1장) 이어지는 장에서는 셀 교회의 정당성에 대한 성경적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 3장에서는 신약 시대 예수님의 사역을 분석하며, 그 안에서 셀 교회적 요소들을 뽑아내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2. 감상평 。。。。。。。     

 

     저자가 지적하듯이 기존 대그룹 집회 중심의 예배와 교회 구성은 여러 약점들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인의 관객화, 즉 사역에 참여하지 않고 단지 일주일에 한 번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치는 신앙양태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또한 함께 늘어난다는 건 경제학의 상식인데, 그게 그대로 교회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자발성에 기초하면서도 조직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작고 역동적인 그룹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셀 교회가 바로 그것. 분명 타당한 지적이고 제안이다.

 

 

     다만 이 책의 제목에서도 언뜻 예상할 수 있었듯,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발견한, 혹은 깨달은 해결책들이 유일한 것처럼 생각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 셀 교회의 성경적 지지에 관한 서술을 통해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책의 내용처럼 성경 역사에 등장하는 어떤 모습들은 셀 형태의 교회 공동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특히 구약의 경우는 전체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고 보는 게 좀 더 타당하지 않을까. 선지자들과 경건한 지도자들은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향해 사역을 해왔다.

 

     신약에 관해서도 비슷한 지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197~)를 통해서 전통적인 교회와 셀 교회를 대조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마르다와 마리아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셀 교회의 일원이 아니었던가? 고작 세 명 밖에 되지 않은 작은 가족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교회의 크기나 구조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크던 작던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다른 생각을 보여준다고 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 ‘바울이 교회를 몸으로 설명하기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212)는 부분 역시, 많은 부분에서 교회를 성전(건물)으로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구조나 체제의 탓으로 돌리는 발상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진단은 체제의 전환이 (바르게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낳는데, 이건 자본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체제를 선택하면 된다는 식의 지나치게 단순한 의견처럼 보인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고, 마음이다. 따지고 보면 기존 형태의 교회들도 구역과 같은 소규모의 조직단위를 가지고 있고, 셀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들도 대규모의 회집이 존재하지 않는가? 이런 차원에서 책이 일종의 조직 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은 아닌가 싶은 우려도 든다.

 

 

     저자와 문제의식은 함께 한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좀 더 친밀한 교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백번 동의한다. 그러나 워낙 변화무쌍하고 미묘한 인간들과 함께 하는 사역에서 절대적인 대안이라는 건 처음부터 없는 걸지도 모른다. 우린 다만 선한 싸움을 계속 해나가야 할 뿐.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도 선하고 바르게 적용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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