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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하라 - 박노자, 처음으로 말 걸다
박노자.지승호 지음 / 꾸리에 / 2012년 4월
평점 :
1. 줄거리 。。。。。。。
러시아에서 출생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다시 노르웨이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일을 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한국 사회를 중심으로 작금의 전 세계적인 정치, 경제 상황에 관한 사회주의적 해석을 제시한다. 저자가 보는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아서인지, 논지는 조금 강경하고 그래서 선명해 보인다.
2. 감상평 。。。。。。。
사회주의 원리에 좀 더 충실하려는 저자가 보기에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좌파적 정치성향을 제대로 띄고 있는 정당은 진보신당뿐이었다. 그래서 지난 총선에는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처음부터 당선권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출마로 조금이라도 진보적 의제를 공적 정치무대로 이끌어오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하는 생각이었단다. 근데 지난 선거를 통해 최소한의 정당유지를 위한 득표마저 실패해 결국 선관위에 의해 진보신당이 해산되어버렸으니 그의 한국에 대한 전망은 좀 더 어두워졌을까.
일단 저자의 현실에 대한 분석은 날카롭다. 사회과학적인 분석은 자못 굳건한 이론적 토대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자본가든 노동자든 누가 권력을 쥐던 유토피아가 이 세상에 이뤄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내가 보기엔 여전히 이상주의적인 모습이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소련의 국가 자본주의가 분명히 실패했고 끔찍한 결과를 낳았음을 인정하면서도(169), 소련이 몰락하지 않았다면 세계 곳곳의 상황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았을 것(157)이라는 전망을 하는 건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논지에 따라 근거는 얼마든지 가져다 붙일 수도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박사학위까지 따고 교수로 일하고 있는 저자이기 때문인지 엘리트주의적 냄새가 나는 것도 있다. 한 가지 예일 뿐이지만, 숙제철폐운동을 한다고 해서 교육격차가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엉뚱한 이야기고(아마 그 시간에 소득이 감내할 수 있는 여지 안에서 각각 다른 학원을 갈 것 같다), 한국 사회에 있어서 소위 노빠들을 단지 영웅적 개인에 대한 심취 정도로 평가절하 하는 것도 저자의 틀 안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해석이긴 하지만, 그건 대중에 대한 지나치게 가벼운 해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분명 인터넷 해적방송 같은 책임감 없는 뒷담화 수준보다는 훨씬 수준 높은 논의다. 일단 자기반성을 할 줄은 아니까. 국가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도 좋았다. 다만 내 교양수준이 낮아서인지 여전히 ‘어떻게’에 대한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불가피한 폭력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좌파적 가치는 선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