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제법 규모 있는 장난감 회사를 운영하는 윌터 블랙. 어여쁜 아내와 두 아들까지 둔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만, 중요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깊은 우울증이 그것. 오랜 기다림 끝에 아내조차 그런 그에게서 손을 놓고 말았고, 결국 집을 나온 그는 자살을 시도한다. 바로 그 순간 나타난 비버. 비버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려 하는 대신,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고 명령한다. 그의 말을 듣기로 하고 변신을 시작하는 윌터 블랙. 하지만 꼭두각시놀이를 언제까지나 계속 할 수는 없었다.

 

 

 

2. 감상평 。。。。。。。                           

     깊은 우울감에 빠져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괴로움을 주는 우울증. 단순한 우울감의 과장된 표현으로부터, 뇌 속의 특정 기능의 장애나 호르몬의 이상과 같은 내과적 질병, 혹은 영적인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는 만큼 복잡하고, 당연히 치유도 쉽지 않은 질병이다. 영화는 바로 이 우울증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영화 속 비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아마도 융(Jung) 유의 (집단)무의식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의식에 비해 억압되어 있는 무의식에 집중을 하고, 그것이 지시하는 방향을 정답으로 받는 것이 좋다는 이 해답은 ‘행복한 척, 다 잘되는 척 하며 평생을 사는 게 진짜 미친 것이다’라는 영화 속 한 대사에 잘 반영되어 있다. ‘척’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진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로운 삶을 살라는 매력적인 목소리다.

 

     하지만 그건 좋게 봐서 그렇다는 거고, 결국 이런 식의 메시지는 자신이 원하는 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고 살아도 좋다는, 일종의 방종과 무질서를 초래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자아(自我)가 신(神)이 된 상태라고 할까. 그리고 인간의 사회적 차원은 그렇게 단순히 눈 한 번 감는다고 잊힐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영화 속 윌터가 결국 맞닥뜨리게 된 한계가 바로 이것이었다.)

     마침내 윌터는 비버로부터도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를 진정으로 치유로 이끈 것은 결국 가족(다른 말로 하면 인간관계, 혹은 사회적 정황이 함께 하는 격려와 회복)이었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야 드러나는 진짜 주제다. 조금 진부해보이긴 해도, 원래 진리는 오랫동안 가까운 곳에 있어온 것들일 가능성이 높다. 새롭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모든 걸 무너뜨리고 새롭게 변화시킬 비버가 아니라 가족이다.

 

 

     조디 포스터나 맬 깁슨의 연기력이야 딴죽을 걸만 한 레벨이 아닌 게 분명하고, 감독까지 맡았던 조디 포스터의 연출력도 괜찮다.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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