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어느 날 연주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던 아내가 괴한에게 강간과 폭행을 당해 충격에 빠져 있는 윌. 병원 대합실에서 만난 사이먼이라는 남자가 그에게 의미심장한 제안을 한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제대로 처벌될지도 확실치 않은 법의 심판 대신 자신들이 그를 처리해주겠다는 것. 고통 받는 아내의 모습을 본 윌은 마침내 결심을 하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그가 요청하는 간단한 일들을 해주면 된다는 것. 그러나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평범한 고등학교 교사였던 윌은 도망자가 되고 말았다.

 

 

 

 

2. 감상평 。。。。。。。                    

 

     가끔 그런 일들이 있다. 정말 나쁜 놈들인데 법원의 판결은 솜방망이라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아, 가해 당사자는 만족할) 그런 사건들. 파렴치범들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은 상상치도 못할 범죄와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도 권력의 힘을 빌려 빠져나온 후 두꺼운 얼굴을 들고 떵떵거리며 사는 놈들도 있다. 정의가 죽고 불의가 판을 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누가 가서 저런 놈들 안 잡아가나’ 하는 것. 바로 이 영화에 그런 집단이 등장한다. 빠르고 확실한 정의 실현.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정의의 기준을 단체의 지도자가 판단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가장 기본적인 죄의 유무를 가리는 것부터 어느 정도의 처벌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것들이 철저하게 한 개인에게 달려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너무나 위험한 일이니까.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공명정대하면서도 틀림없이 심판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여기에 조직의 변질은 너무나도 뻔히 예상되는 이야기였고, 영화 또한 다르지 않았다. 결국 부작용을 만들기 위해 시스템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나면 처음과 같아진다. 풀리지 않는 딜레마.

 

 

 

     그래도 뭐 영화화하기에는 괜찮은 소재였다. 다만 시나리오가 좀 더 치밀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딱히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했던 평범한 일들이 결국 모여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발상 자체는 흥미를 불러일으켰지만, 영화 속 사이먼의 지시는 그저 어디로 가라는 식의 일방적인 지시일 뿐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려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몰래 집에 들어와 냉장고에 문자판을 재배열해 놓을 수 있는 수준의 조직이 평범한 고등학교 교사 하나를 못 잡아 그 애를 쓴다는 것 자체가 좀 어설프기도 했고. 구도는 잘 잡아 놓았는데 세부 묘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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