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국가 -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모델
남기업 지음 / 개마고원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질병의 원인으로, 반칙이 난무하는 사회/경제 제도와 이를 공고하게 만드는 불로소득의 존재를 지목한다. 우파는 시장에 모든 것을 내어맡기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반대로 좌파는 시장이야말로 실패의 원인이기에 국가가 좀 더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좀 더 복잡하다는 것. 저자는 시장과 국가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지향해 나가야 하는가에 좀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저자는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공정성'을 꼽는다.

 

     이 가치를 한국 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저자는 세 가지 원칙 - 평등한 출발과 반칙 없는 경쟁, 그리고 불로소득의 환수 -를 제시하고, 이 원칙들이 구현될 때 오늘날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토지와 주식 등을 통한 불로소득의 환수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사회적 유익과 그 실제적인 방법에 관한 부분이다.

 

     나아가 저자는 이 공정성의 원칙을 통일한국의 일부가 될 북한의 체제개혁에까지 적용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2. 감상평 。。。。。。。                

 

 

     원칙과 규칙이 무너진 사회인 대한민국의 현 상황은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인 것만 같다. 자칭 보수정권은 이런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의지가 없어 보이고(그렇게 무조건 변화를 막는 게 보수의 의미인 양 생각하는 모양이다), 십여 년 동안의 중도진보정권(?)은 앞서의 보수 세력이 형성해 놓은 (강자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약자에겐 냉혹한) 악한 구조를 완화시키려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으나 여전히 또 한편으로는 그런 구조를 강화시키는 정책을 동시에 내밀어버림으로써 과연 대안이 있긴 한 건가 하는 의문을 심어주고 말았다. 여기에 강력한 조세저항이 뻔히 예상되는 부유세를 주장하면서도 어떻게 그 반발을 감소시킬 수 있을지 같은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진보세력의 구호중심 정치도 썩 믿음직하지 못한 것이 사실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의 저자인 남기업이 주장하는 공정국가에 관한 청사진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우연적 조건에 좌우되는 성공과 실패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평등한 출발과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자는 의견에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반대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원리에서 출발해 실제적으로 어떻게 국가운영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매우 일관된 논리로, 그리고 ‘아름답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역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 환수가 공정한 국가를 만드는 기본이라고까지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정부가 사상 초유의 토건 사업을 벌여 수 십 조를 강바닥에 쏟아 붓는 이유도 결국 부동산 가격을 띄워 불로소득을 얻어 보겠다는 괘씸한 심보 때문이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것이 국가 공동체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얼마나 큰지.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정말 공정한 나라가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제안이 꼭 그대로 긍정적인 메커니즘으로만 작동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이론적 미비점은 보완해 나가면 되는 것이고, 불로소득을 환수해 공정한 경쟁을 위한 재정으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검토해봄직 하지 않은가. 이런 주장이 그저 소장 학자의 짧은 외침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