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옥성호의 부족한 기독교 3부작 시리즈 2
옥성호 지음 / 부흥과개혁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심리학의 무분별한 도입으로 인해 교회에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마케팅 기법이 교회에 도입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교회에 출석하도록(구원받을 수 있도록이 아닌!) 고안된 교회 마케팅 기법은 결국 기독교 복음의 상품화를 초래하고 말았고, 마케팅 자체에 이미 내포되어 있는 것처럼 구매자 중심의(이 경우에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편한) 변형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 변형은 결국 교회에 독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자는 마케팅 기법이 교회에 도입되게 된 배경을 살피고, 빌 하이벨스 목사의 윌로우크릭 교회와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교회에 나타난 변화와 문제점을 실례로 든다. 나아가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숫자에 관한 숭배가 자리 잡고 있음을, 즉 ‘마케팅 교회’는 사실 물량을 숭배하고 있을 뿐이라는 결론을 낸다.  

 

 

 

 

 

 


2. 감상평 。。。。。。。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내 경우 이 책을 보면서 딱히 반대할 만한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물론 이런 책을 읽고 반발할 사람들은 애초에 이런 책을 보지도 않겠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야 이런 책이 출판되었다’며 마냥 반길 수만도 없었다. 그러기엔 너무 안타까운 내용이니까. 사실 이 책에 지적되어 있는 내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잔뜩 쌓이기 시작해, 이젠 감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전엔 목사들 사이의 고민이었지만, 이제는 목사 이외의 그리스도인들까지도 더 이상 참기 어렵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사람은 오직 그리스도인이 아닌 교인들밖에 없는 것 같다.

 

     책의 지적을 요약하면 한 가지다. 교회가 세상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덧 교회도 규모의 경제를 추종하고 있고,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의 실용주의를 받아들여 교회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세상 따라잡기의 결과가 세상을 능가하는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결론지어지기보다는, 세상에서 내놓은 것들의 아류작들밖에 보여줄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다. 그러다보니 퀀틴 슐츠가 지적하는 것처럼, 불신자들을 그리스도께 돌리겠다고 만들어진 기독교 텔레비전이 도리어 불신자들로부터는 외면 받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진품이 옆에 있는데, 그리고 비용의 차이도 별로 없는데, 굳이 복제품을 선택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이다. 교회가 교회만이 가지는 독특함을 버리고 세상과 비슷해지려고 애를 쓸수록, 세상이 더욱 교회를 멀리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해답은 교회 자체의 성장만을 바라보지 말고, 교회가 가리키는 그분께 집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는 그분의 통치를 확장시키는 도구인데, 도구가 자기를 개량하는 데에만 집중할 뿐 정작 그 도구로 해야 할 일은 잊어버린다면 얼마 가지 않아 버려지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이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로 표현한다. 결국 바른 교회론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목사들만이 아니라 온 교회구성원들이 교회가 무엇인지를 바르게 깨달아야만 문제는 고쳐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 책이 이런 필요를 촉구하는 좋은 촉매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출판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띄는 큰 움직임이 없는 걸 보면 쉽지만은 않은 일인지도 모르겠다.(물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다. 조용함 자체가 그들이 마케팅에 목을 매지 않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랬으면 좋겠다.)

 

 

    책은 비교적 평이하게 쓰였다. 전작보다는 페이지가 더 늘어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기가 힘들 정도의 내용은 아니다. 아마도 책 전체에 담겨 있는 교회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에 자연스럽게 공감을 하며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전작을 읽으며 아쉬웠던 투박한 문체는 조금 교정되었고, 자신의 주장을 절제하며 제시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다만 책의 프레임과 분석 자체는 다른 여러 외국 저자들 - 이를 테면 마이클 호튼 같은 -에 의해 분석된 것들에서 크게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사례분석이 대부분 미국교회에 국한되어 있는 것도 좀 아쉽다.(물론 왜 그럴지 짐작은 간다.) 우리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미국교회의 역사를 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좀 씁쓸한 일이다.

 

     읽어보라. 확실히 추천도서 목록에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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