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책마을 - 책세이와 책수다로 만난 439권의 책
김용찬.김보일 외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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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책읽기를 즐겨하는 독자들이 책에 관해 말하기 시작한다. 전문적인 필자도 있는가 하면 처음으로 책에 자신의 이름(혹은 닉네임)을 넣은 이도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물 두 명의 저자들이 ‘책에 관한 책’이라는 콘셉트로 저마다 생각하던 것들을 글로 옮겼다. 단순히 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주제를 담고 있는 책들을 하나의 이야기 속에 녹여내며 자연스럽게 인용하고, 소개하며, 평가한다는 데 이 책만의 독특함이 있다.

 



2. 감상평 。。。。。。。

 

     내가 쓴 글이 들어 있는 책에 대해서 쉽게 좋다 나쁘다는 평을 하기는 어렵다. 최소한의 양심이랄까. 그래도 내가 쓴 글은 간만에 깔끔하게 쓰였다. 초고 단계부터 수십 번을 넘게 읽어봤지만, 근래 이 정도로 괜찮은 내용과 형식의 글은 못 써본 것 같다.(읽고 나서 이게 제일 잘 쓴 거란 말이야? 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저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기에 ‘한 권’의 책으로 보면 분명 산만한 데가 있다. 편집자들이 애써 항목을 만들고 그 안에 글을 다듬고 배열해 두었지만, 이는 편이 상 그런 것일 뿐 논리적인 순서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독자마다 관심 있는 분야를 선별적으로 택해서 읽어나갈 수도 있고,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들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받는 식으로 읽어나갈 수도 있다. 정 관심이 없다면 그 분야나 글을 대충 읽고 넘어가도 전혀 무방하다. 즉,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들’로 이해하면 이 책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분명 다양한 저자는 다양한 독자들의 취향을 어느 정도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글의 수준을 비슷하게 맞추기란 꽤나 어려운 작업. 이 책에 실린 글 중에도 단지 책 소개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들도 있고, 또는 반대로 자신의 생각들을 주장하느라 책에 관한 소개가 미흡한 것들도 있다.(굳이 평가하자면 내 글은 후자 쪽의 문제일까.) 하지만 이 역시 앞서와 같이 ‘여러 책들’로 이해하면 못 이해할 것도 아니다.
 

     책으로 세상을 이야기한다는 의미의 ‘책세이’(이 단어는 공교롭게도 책으로 에세이를 엮어낸다는 뉘앙스도 준다)라는 컨셉트 자체가 매우 신선하다. 나름 수백 권의 책을 읽어봤지만, 아직 이런 식의 책은 본 적이 없다. 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독자들이 베르나르의 글쓰기를 흉내 내 쓴 글을 엮은 『나무 2』라는 책을 읽고, ‘출판 자체가 재미있는 시도인 책’이라는 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평가는 이 책에도 그대로 붙여도 좋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단지 ‘아마추어스러운(?) 글들’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책은 사람을 지혜롭게 해 주는 법. 적게는 수년, 길게는 십 수 년의 책읽기 내공을 지닌 분들의 작품이다. 결코 가볍게 날아가는 깃털 같은 책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독서의 길을 잡아주는 책이라고 할까? 혼자서 이 길을 찾아가는 것은 지난하다는 것은 책을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당신의 그 괴로운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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