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뭐 이런 쓸 데 없는 질문을 하느냐고,
친절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화내고 싸우는 게 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는 것과 친절한 것은 다르다.
전자가 매우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개념이라면
후자는 반대로 적극적이면서 능동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는 것과 친절을 베푸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수월할 지를 생각해 보면
이 두 가지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논의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이유로 친절에는 대가가 따른다.
대개 친절에는 ‘양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으며,
종종 ‘희생’이라는 덕목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큰 손해를 입히지 않는 선까지는 친절하더라도
그것이 양보를 넘어 희생까지 요구하게 되면
쉽게 친절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디까지 친절해 봤는가?
이래도 당신은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친절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하나 더 남아 있다.
친절이란,
단지 무조건 잘 해주는 것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친절한 사람은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잘 돌려서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친절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에 안드는 남자의 대쉬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건 친절보다는 우유부단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하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시간을
딱히 중요하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수다로 보내자는 요구는
거절하는 것이 옳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는 법이니까.

요점은 거절의 기술에 있다.
상대를 덜 아프게 하면서 거절을 하는 방식.
(전혀 아프지 않을 수는 없다. 거절이란 주사바늘처럼 늘 아픈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무시’라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이 방법은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남긴다.
(아멜리 노통브는 무시를 인격적인 살인이라고까지 말한다.)
거절은 조금 더 분명하게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좋다.
좀 더 부드럽고, 덜 직접적이어서
상대가 거절을 당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라면,
혹은 후에 알게 되었더라도
씁쓸한 미소를 짓고 넘어갈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당신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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