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미국, 여전히 세계의 주인인가? 라루스 지식in 이슈 1
자크 포르트 지음, 변광배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인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분석서다. 백과사전 식의 구성으로, 미국이 오늘날의 강대국에 이르기까지의 간략한 역사와, 그 과정 가운데 나타난 여러 불안정한 요소들을 항목별로 분류해 서술해 나가고 있다. 저자가 유럽인(프랑스인)이기에, 비 미국적 시각에서 미국을 진단할 수 있었다. 



2. 감상평 。。。。。。。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내용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이다. 오늘날 미국이 극초강대국이라고 불릴 정도의 강력한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오늘날 미국은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차원에 있어서는 극도의 빈부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정치적 차원에 있어서는 엄청난 수의 기권자들로 인해 선출된 공무원들의 대표성과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사불란한 애국주의(사실은 자국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것 같으면서도,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찬성에 못지않은 반대의 의견을 표시하는 세력도 있다. 요컨대 미국도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다른 어떤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극초강대국이라는 현실적 존재감은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이라는 태도를 낳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형적인 힘의 거대함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가렸던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세계 전역에서 그 모습을 계속해서 드러내게 되자, 다른 나라들은 오직 이 나라의 행동방식과 대처방식만이 있는 것처럼 미국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채택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사회에서 계속 존속하던 수많은 결점(끊임없이 커지는 수입의 불평등이나 사형 시행 같은 오래된 제도 등에서 볼 수 있는 결점)이 감춰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익을 위해서 (여러 약점과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친해야만 한다’는 사고가 나오게 된 것은 자연스럽다.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이런 식의 태도는, 미국이 선포한 ‘테러와의 전쟁’에 지지를 표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증명서’를 받기를 원했던 파키스탄의 독재자 무샤라프 대통령의 예에서 슬픈 방식으로 드러난다.(166)

     여러모로 미국은 고대 로마 제국을 떠올리게 만든다. 압도적인 힘(군사적, 문화적)으로 지중해 세계 전체에 영향력을 끼쳤던 로마 제국 역시 다양한 내부적 이견들이 있었지만, 용케도 수백 년 동안 지중해 세계의 주인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은 로마가 했던 그것을 전 지구적으로 확대해 놓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배력 안에 넣어야 하는 지역과 민족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패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법.(이미 미국은 그 체력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담이 눈에 보이는 수준까지 올라오게 되면 그야말로 한바탕 크게 혼란해지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로마 제국의 말기가 그랬던 것처럼.

     책 전체는 딱 백과사전의 형태로 쓰였다. 이해를 돕기 위한 여러 통계자료들은 내용의 신뢰성을 더해주며, 감정을 배제하고 담담하게 써 내려간 문체 역시 객관적으로 대상을 서술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문제에 깊이 들어가지는 않고 뱅뱅 돌며 점잔을 빼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된다. 대학생 이상의 교양 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썩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서술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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