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6 - 팍스 로마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6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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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식할 만큼 꼼꼼하고 자질구레한 데까지 신경을 쓰는 사람이었던 

로마 제국 초대 황제는

남의 윗자리에 서는 사람이 누구보다도 철저히 법을 지켜야만

아랫사람에게도 법을 지키라고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 요약 。。。。。。。

      카이사르를 암살한 공화파 세력과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던 안토니우스와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로마의 최고 실력자가 된 옥타비아누스는 자신이 얻게 된 권력을 바탕으로 로마에 새로운 정체(政體)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일인자에 의한 의사결정이 합법화 된 국가, 즉 제정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저 나에게 힘이 있으니, 내 말을 따르라는 식이라면 위험하다는 것은 카이사르의 암살이 분명히 보여주었다. 여전히 공화정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세력들이 남아 있었고, 비록 그들에게 힘이 없다고는 하지만 암살이라는 도구는 약자라고 하더라도 성공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방식인 법이다. 때문에 옥타비아누스는 모두가 보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 작업을 진행한다. 마치 거대한 직소퍼즐의 조각을 서로 연결되지 않게 띄엄띄엄 늘어놓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마지막 조각을 끼워 넣는 식이었다. 일흔 일곱 해라는 시간은 그렇게 해도 로마의 제정으로의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뤄놓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2. 감상평 。。。。。。。                               

     3권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중해 전역의 패권을 쥐게 된 로마는 더 이상 하나의 도시의 이익만을 극대화 하면 그만인 국가가 아니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원로원 의원들에 의한 의사결정 구조는 이런 상황에서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손에 쥔 기득권을 놓지 않고자 했기에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었고,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은 그렇게 실패로 돌아갔다. 그나마 마리우스나 술라 등의 비근본적인 개혁이 문제가 터져 나오는 상황을 잠시 미뤘을 뿐이었다.

     문제는 앞서의 서평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체제의 전환 자체가 문제를 자연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인에 의한 지배는 의사결정의 신속함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문제를 보지 못하는, 혹은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사람이 일인자에 오를 경우 이전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만다. 이전의 정체(政體)에서는 그저 실각을 시키면 되지만, 일인자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그들을 강제로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특히나 혈연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옥타비아누스에게 이점은 장차 큰 불안요소로 다가오게 된다. 전제군주정의 최대의 약점인 능력 없는 이들의 통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익을 나누기를 거부하는 강한 기득권 세력에 의한 개혁의 좌절.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이다. 로마의 경우 결국 기득권 고수에만 급급했던 이들을 완전히 권력에서 배제시켜버리는 방식으로 결론이 지어졌다면, 이 땅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게 될까. 모든 관직을 평민들에게도 개방함으로써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로마의 귀족들은, 더 이상 권한을 나누기를 거부함으로써 독점적 권한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점을 이 나라의 ‘귀족’들은 제대로 알고 있을까.



     카이사르는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권력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공연히 드러낸 사람이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완고한 체제로 인해 국가 전체의 이익이 저해 된다면 체제 자체를 바꾸어 버려야 한다는 명료한 태도. 그리고 옥타비아누스는 그런 카이사르의 노선을 충실히 계승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충분한 인내심과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카이사르로 인해 로마는 새로운 국가로 재건되었고, 옥타비아누스는 그렇게 세워진 국가가 든든히 서기 위해 필수적인, 보통은 2대나 3대 째에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로마로서는 제 때 제대로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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