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사랑’이라는 주제, 그 중에서도 부제를 참고하면 ‘에로스’를 주제로 한 다섯 가지 단편들이 모인 옴니버스 구조의 영화다. 출장을 가던 중 처음으로 만난 여자에게 마음을 뺏긴 남자의 독백인 <his concern>, 숨바꼭질을 좋아하는 아내를 잃고 슬퍼하는 남편의 이야기인 <나, 여기 있어요>, 잘 나가는 감독과 두 명의 배우가 만드는 묘한 이야기 <33번째 남자>, 남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그 사고의 원인이 된 남편의 여자와 함께 살게 된 이야기를 다룬 <끝과 시작>, 그리고 서로 다른 세 커플의 사랑 확인을 위한 하루 동안의 일탈을 다룬 <순간을 믿어요>가 두 시간 동안 스크린을 채운다. 

 



  

2. 감상평 。。。。。。。

 

     재미가 없다. 생각할 ‘꺼리’도 없다. 던져주는 메시지는 좀처럼 알기 어렵다.(도대체 난데없이 매우가 영화감독의 목을 물고 피를 빠는 장면이 등장하는 건 무엇 때문인가. 드라큘라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여자의 목에서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라는 장면이 성애에 관한 일종의 상징적 코드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이 영화에서의 흡혈은 그런 예술적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어떠한 코드도 읽어내기 어려웠다) 오히려 이 영화와 관련해 정말로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객들의 반응이다.

     대다수가 혹평을 하는 가운데, 남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 건지 좀처럼 공감이 되지 않는 이유를 들며 찬성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물론,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영화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혹평을 가하는 사람들을 ‘야한 영화를 기대하다가 노출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심술을 부리는 작자들’ 정도로 몰아세우는 것은 분명히 논의의 여지가 있다. 단지 영화에 살색이 조금 밖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평을 하는 걸까? 작품성이 있었대도 그렇게 실망을 했을까? 그리고 관객들이 어느 정도 그런 ‘기대’를 하고 들어간 것은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애초부터 웬 처자를 벌거벗겨서 포스터를 만든 것은 영화 제작자들이니까.

 





     영화에는 제법 중량감이 있는 배우들이 꽤나 등장한다. 꽤나 영화를 찍었던 (하지만 번번이 흥행에는 실패하고 있는) 장혁, ‘경의선’ 때부터 눈여겨봤던 배우 김강우, 연기라면 따로 말할 필요가 없는 배종옥과 최근에서야 영화배우로서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한 김민선, 그 외에도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등등. 그런데 이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영화 속에서는 만나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져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빈약한 스토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선,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의 옴니버스식 구조는 서로 전혀 연관성을 가지지 못한 채 그저 짧은 에피소드의 나열로만 끝나고 있다. 김수로나 이시영이 자신이 중심이 된 에피소드 이외의 장면에도 잠시 출현하기는 했으나, 말 그대로 특별출연이었을 뿐이었다. 또, 20분이라는 시간은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자신들이 가진 연기력을 충분히 발휘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보였다. 서둘러 이야기를 풀어 놓기에 급급했다고나 할까. 신인 배우들이 주로 등장한 마지막 스토리인 <순간을 믿어요>나, 김수로, 배종옥, 김민선이 등장한 <33번째 남자>나 완성도에 있어서 딱히 다르지 않은 것은 아마도 개연성 없는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쯤 되면 감독의 역량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이유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상 시인이 쓴 동명의 시처럼 초현실주의를 표방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묘하게 ‘어려운(?)’ 영화였던 걸까? 그나마 장혁과 김강우가 출연한 두 개의 에피소드는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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