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전 세계적으로 매시간 유아 1,250명이 죽어가고 있다.

아기와 엄마에서 넉넉히 먹이고 최소한의 의학 치료에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시간에 1억 2,500만 달러가 무기와 군인을 위해 지출되고 있다.

유아를 살리기 위한 지원금 대신 3초마다 10만 달러가 군사비로 쓰이는 것이다.

이 비극적인 상황을 정당화할 그 어떤 명분도 있을 수는 없다.

 

1. 요약 。。。。。。。

 

     세계화, 자유화가 곧 선이고 진리고 정의라는 인식을 주입하고 있는 현 정부가 보면 ‘불온도서’로 지정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화를 통해 전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보다는 누군가의 손해를 다른 누군가의 이익으로 바꾸는 결과를 낳았음을 여러 통계 자료들을 인용해 증명하고 있다. 빈부격차와 환경문제, 인권 등의 문제는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2. 감상평 。。。。。。。

 

     세계화. 이전과는 달리 개별 국가들 안에서 산업과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범위와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이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특별히 경제의 영역에 있어서는 이미 이러한 경향이 쉽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상태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동차나 거대 선박과 같은 큰 산업에서부터 매우 작은 일상용품의 영역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은 자기의 그 결과가 어디까지, 어떤 식으로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신의 자리에 올려놓은 새 정부는 선과 악의 판단기준을 자신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인 양 세계화와 자유화가 곧 옳은 것이며 이를 부정하려는 모든 움직임을 책동들은 불온한 책동으로 규정해버리고 있으니, 일반 국민들로서는 더욱 세계화의 결과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편향 운운하며 자신들은 퍽이나 불편부당한 세력인 듯 가장하고 있지만, 세상에 누가 온전히 중립적일 수 있을까. 파울로 프레이리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곧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관점을 독단적으로 고수하면서 자신의 입장이 항상 윤리적 근거를 가진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버릴 때가 바로 잘못된 경우인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주의자들, 혹은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독단적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학생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얼마 전 정부의 발표를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의식의 개조까지 시도하는구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시장만능주의에 입각한 경제교육이 얼마나 인간성을 황폐화 시키는 지는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들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수십억에 달하는데도 그들이 먹어야 할 옥수수는 부자들이 먹을 스테이크를 위해 가축 사료로 사용되고 있고, 아프리카의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여러 자원들은 내전을 틈타 무기를 사는 데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 자원을 수입하는 선진국들은 그들이 지불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아니 어쩌면 장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야 좀 더 헐값이 살 수 있을테니까) 이 책은 이렇게 세계화의 아름다운 표지에 감춰진 추악한 이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 자체에는 특별한 대안이나 결론이 없이 그저 문제점들만 지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좀 아쉽다. 저자는 세계화의 흐름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듯한데,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적이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힘의 논리가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인 자유주의 세계에서 과연 그러한 시도들이 얼마나 많은 결과들을 올까 하는 (비판이 아닌)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 물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같이 하게 되면 좀 더 나은 결과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데 동의를 하지만 말이다.

     백과사전식으로 구성되어서 책을 읽기에는 매우 편리하다. 아무데나 펴도, 앞의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도 독자는 책을 통해 유용하고도 슬픈 정보들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컬러로 편집된 책의 내용은 가독성을 높인다. 색은 지나치게 많지 않으면서 적절하게 섹션들을 구분해주기까지 한다.

     학생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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