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라면 교양 2
하승우 지음 / 뜨인돌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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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을 잡은 군인들이 만든 군사문화는 얌전히 복종하는 시민을 만들었고,

시민들은 상급자인 공무원의 명령이나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병사가 되어 갔다.

 

 

1. 요약 。。。。。。。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기 시작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책이다. 통상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군대의 존립 이유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군대, 그거 꼭 있어야 하는 거냐?

     1장에서 저자는 군대 자체에 대한 의문을 쏟아낸다. 사실은 이미 군대는 ‘누구나 가야 하는 평등한’ 곳이 아니며, 그 자체로 매우 차별적인 집단이라는 것이다(여자와 장애인, 너무 키가 크거나 몸무게가 적은 사람도 거부하는 곳이니까). 또, 그 자체로 엄격한 위계질서와 서열을 중요시하는 군대는, 그곳에 들어간 사람이나 다녀온 사람 모두를 ‘말 잘 듣는 수동적 인간’으로 만드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2장은 본격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설명과 변호가 펼쳐지는 부분이다. 자신의 종교나 양심에 의해 이루어지는 병역거부는 비열한 방법으로 그저 힘든 걸 피해가겠다는 병역기피와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

     3장에서는 군대가 없어도 나라가 당장에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는 저자의 주장이 펼쳐지고, 마지막 4장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상태인 ‘평화’를 위한(그러니까 좀 더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병역거부에 관해 논한다.


 

2. 감상평 。。。。。。。

 

     건강한 성인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는 것이 상식인 나라에서,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라는 발칙(?)한 물음을 던지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온도서’라는 섬뜩한 딱지를 붙이는 엄청난 국방부가 건재한 나라가 아닌가. 이 책도 ‘반군(反軍)정서’를 고양시킨다고 새로 추가되는 건 아닐까.

 

     책 전체에 담겨 있는 저자의 반전의식, 아니 평화에 대한 강한 열망은 높이 살만하다. 평화란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살만 한 중요한 가치니까. 이 점에서 우리(저자와 나)는 전쟁이 일어날 때 이익이 극대화되는 무기장사꾼들이나 그들과 결탁해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정치인들과는 반대편에 선다.

     여기에 근본적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정신적 가치’에 대한 강조는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끌리는 부분이 있다. 경제학자인 우석훈 선생님 평화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식의 경제적 대안을 제시하는데 비해, 정치학을 전공한 이 책의 저자는 자국 중심의 좁은 애국심 대신 ‘환대의 삶’을,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넓은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좀 더 인문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흥미롭다.

     이런 저자의 해결책에 대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식의 비판도 가해질 수 있겠지만, 각자의 전공과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과 사고로 평화와 공존이라는 가치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은 멋지지 않은가. 책 속에 등장하는 말처럼, 평화의 길은 외롭지 않은 법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장되고 서로 연결된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책 군데군데 등장하는 저자의 기독교적(혹 카톨릭적) 배경과 사상에 대한 이해는 평화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좀 더 연구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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