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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로빈 쿡 지음, 박종윤 옮김 / 열림원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의사는 환자를 잃을 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리오나가 말했다.
“때로는 살아남은 사람을 다루는 게 더 힘들지.”
1. 줄거리 。。。。。。。
주인공 크레이그는 얼마 전부터 ‘전담진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소수의 환자에게 미리 돈을 받고, 환자가 필요한 시간에 환자가 필요한 장소에서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담진료’의 핵심. 대신 일반적인 진료보다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 크레이그에게는 소위 ‘문제 환자’들이 있다. ‘건강염려증’이라는 병 아닌 병을 앓고 있는 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의사를 불러내지만, 막상 가보면 별 일이 아닌 경우가 다반사. 그래도 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있는 크레이그는 새벽이든, 한 밤중이든 달려나간다.
어느 날 밤, ‘문제 환자’ 중 한 사람이었던 페이션스 스탠호프라는 한 여 환자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게 되면서 일은 시작된다. 얼마 후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의료과실 혐의로 고소를 당하게 된 것이다.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크레이그에게 고소는 그 자체로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고, 여기에 그의 복잡한 가정문제가 더해지면서 사태는 점점 꼬여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좋게 말하자면 현대의 기계화되고 비인간적인 의료산업을 탈피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깊이 있는 진료를 할 수 있게 하는 ‘전담진료’.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좀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좀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해 준다는 또 하나의 비인간적인 제도이다. 소설에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의료정의’의 문제와, 지나치게 많은 환자들로 인해 환자를 대충 진료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의료의 질’ 문제가 함께 제기되며 독자의 생각을 자극한다. 꽤나 수준 있는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다.
독자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크레이그의 처남이자 법의관인 잭과 함께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게 되는데, 로빈 쿡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이러한 설정은 극에 스릴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독자는 숨 가쁘게 사건을 추적해 가느라 지루함도 잊은 채 달려가게 된다. 탁월한 작가 중 한 명이다.
인물들의 성격도 선명하고, 특히 잭의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음모론 추리는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게다가 소설 막판에 등장하는 엄청난 반전!!! 로빈 쿡 의학 스릴러는 이런 맛으로 읽는다고 할 수 있다. 들고 다니면 심심하지 않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