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정당한가 고정관념 Q 13
오드 시뇰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19세기 말부터 팔레스타인의 운명은 외세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영국을 비롯한 구대륙의 열강들과, 유럽과 미국에 근거를 둔 시오니즘 단체들,

그리고 양극체제를 이끌었던 두 강대국은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적으로

이 지역의 미래를 좌지우지하고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

 


  
 

 

1. 줄거리 。。。。。。。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정당한가’라는 도전적인 부제목이 달려 있는 책이지만, 책의 내용은 꼭 팔레스타인 독립에만 맞춰놓은 책은 아니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이라는 특정 지역과 특정 사람들에 관한 다방면의 ‘고정관념’을(이 책은 ‘고정관념 Q'라는 시리즈물로 나왔다) ‘역사’와 ‘사회 ․ 일상생활’, ‘정치 분야’의 세 가지 큰 항목으로 나눠서 다루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항상 테러를 통해 투쟁했다’나 ‘아라파트는 평화를 원치 않았다’와 같은 약간은 어이없는 ‘고정관념’(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있다는 말인가) 항목도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아랍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피난민이다’, ‘이슬람주의자들은 팔레스타인을 이끌고 싶어한다’와 같이 미처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짚어주는 제법 수준 있는 항목들도 있다.


 

 
 

 

2. 감상평 。。。。。。。   

          

     팔레스타인은 너무나 먼 땅이다. 한국 교민이 몇 명이나 그 땅에 살고 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우리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기독교인의 경우는 비기독교인에 비해 성경을 통해 얻은 지리적, 역사적 정보가 조금 더 있기는 할 테지만, 그나마 2,000년 전의 사정이고 근대사에 이르면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보통 사람들은 이란과 이라크,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위치를 정확히 가리키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

     땅이 넓은 것도 아니고, 무슨 특별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지도 않다. 주산업은 농업이고, 국토의 대부분은 사막이나 광야라고 불리는 척박한 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그 지역에 관한 책까지 나오는 이유는, 역시나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분쟁’ 때문이다. 비단 ‘아마겟돈’ 이야기의 배경인 ‘므깃도 평원’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도, 세계 3차대전의 유력한 후보지들 중 한 곳인 팔레스타인.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아주 가끔 텔레비전을 통해 전해져 오는 짧은 뉴스 영상이 대부분.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군이 돌을 던지며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는 장면을 보면서, 뭔가 문제가 있나보다 하는 식이다.

 

     팔레스타인을 다룬 이 책은 그 지방에 관해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들을 위해 제작되었다. 때문에 매우 기초적인 오해들부터 바로잡아 주고 있으며, 텔레비전이 비춰주는 이미지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나름 심도 있게 조명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세련된 이미지와 팔레스타인의 원시적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선과 악의 구도나 문명의 수호자와 야만적 공격자라는 그림을 떠오르게 하지만, 어느 정도는 조작된 것이 사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영국과 프랑스 등 연합군 측의 선심성 공약들은 한 개의 땅에 두 개의 민족의 국가를 보장해주겠다는 모순된 약속이었고, 비단 그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오늘날과 같은 분쟁을 일으키는 데 소위 선진국들의 이기적 정책결정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국제 관계에 있어서 결코 ‘선의나 공정함’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참 슬픈 현실이다.
 

     어떻게든 땅을 차지하고 국가를 유지하려는 이스라엘과, 역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선과 악이나 흑백논리로 문제를 접근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책의 상당부분이 이런 흑백논리를 수정하는데 할애되고 있다) 국가나 국민이라는 집단체가 단 하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순진한 견해야말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이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니까. 정작 일상생활로, 특히 서민들의 생활로 들어가면 서로 협력하며 지내다가도 국가 차원으로 빠져 나오면 대결양상으로만 치닫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팔레스타인 지방에 관한 초보자용 개설서로 보면 훌륭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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