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가족 - 과레스키 가족일기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운찬 옮김 / 부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물론 마르게리타의 케이크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맛이 약간 없을 뿐인데,

그것은 케이크를 만드는 데에도

마르게리타가 자신이 생각하는 그대로 행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즉 완전히 자신만의 엄격한 논리에 따라 시작하고,

그래서 결국에서 세상에서 가장 논리적으로 가장 비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1. 줄거리 。。。。。。。

 

     제목 한 번 잘 지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렇게 겨우 네 명의 식구로 이루어진 ‘단란하면 참 좋을’ 가정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말 그대로 가족 전체가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들로만 모아 놓은 듯하다. 어디서 일부러 그렇게 모으려고 해도 힘들만한 구성원들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주장하기 시작한다.

     작가 자신의 실제 가족을 모델로 쓴, 일종의 에세이 모음집.


 

2. 감상평 。。。。。。。

 

     말 그대로 참 까칠한 가족이다. 겨우 네 명 밖에 안 되는 ‘단란한’ 가족인데도 누가 한 마디 할라치면 반드시 나머지 가족 중 두 명 이상의 반대에 직면한다.;; 그 반론이라는 것도 사실상 엄청난 자기중심적인 논리들로 무장된 것들로, 가만히 들어보면 어이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가족의 가장인 죠반니노는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저 무시하는 법이 없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이번에는 자신의 논리로 상대를 설복시키려 하지만, 이 가족 구성원을 상대로 그마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특별히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물론 소설식으로 꾸미는 과정에서 약간의 과장이나 풍자가 들어가기는 했겠지만(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실제 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라 드는 생각이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죠반니노가 왜 이런 가풍(家風) 유지하려고 하는 지 의문만 늘어갈 뿐이었다.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던져주는 것이 일반적인 에세이의 유형. 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몇 편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저 의견의 충돌 그 자체로 끝나고 만다.

     이런 극단적인 자유스러운 분위기는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 문화적 상황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없지 않으나, 규범에 대한 거의 노이로제적인 거부반응이 보이는 것 같아 썩 쉽게 정서적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내가 너무 딱딱하게 사는 걸까.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가족 소설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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