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이름으로
헨리 나우웬 지음 / 두란노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힘에 대한 유혹이 막기 어려울 정도로 강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마도 사랑이라는 어려운 과제에 대한 손쉬운 대체물을

힘이 제공하기 때문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보다는 하나님 되는 것이 더 쉽고,

사람들을 사랑하기보다는 사람들을 컨트롤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기독교 영성에 관한 여러 책으로 유명한 헨리 나우웬의 책이다. 이번 책은 21세기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그가 한 연설을 엮은 것이다. 영성운동의 대가가 말하는 리더십의 요건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읽기를 시작했다.


        저자가 말하는 기독교 리더의 요건은 목차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세 가지였다. 지나치게 현실 지향적일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성 중심으로 임할 것과, 다른 사람의 눈에 띄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진실한 ‘목회’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자신이 무엇이든지 결정하고 이끌어간다는 우월적인 자리에서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인도를 받는 자리에 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연을 목적으로 한 글을 엮은 얇은 책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헨리 나우웬 특유의 영성이 넘치고 감동이 배어있는 글솜씨 때문에, 내용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든 책이다. 약간은 힘들고 어려워지는 요즘 내 사역에, 작은 위로를 받기도 했다.

        헨리 나우웬의 글이 이토록 감동적인 것은, 그의 뛰어난 영적 고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그의 말과 일치하는 삶 때문일 것이다. 그가 쓴 글들에는 언제나 그의 치열한 삶의 고백과 경험들이 담겨 있는데, 이 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말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아쉬운 점은,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용어들을 개신교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책의 서두에도 이를 미리 밝혀놓기는 했지만, 그 덕분에 헨리 나우웬의 다른 책에서 보이는 ‘저자의 체취’가 반감된 듯 하다. 카톨릭 사제인 저자의 글을 개신교 출판사에서 펴내려다보니까 아무래도 좀 거슬렸나보다. 그래도 번역의 제일되는 기본원칙은 원문에 충실한 번역인데, 지나치게 이런 저런 용어들을 바꿔버린 것은,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 건..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결국 기독교인이라면 어디에 서든지 리더가 되어야 할 사람들 아닌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해야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그리 길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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