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해 적어놓고 보면 무슨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관건은 이 이야기를 짧은 문장으로 풀어나가는 저자의 터치, 그리고 앞서도 말했던 내용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 주면서도 동시에 핵심에 집중하게 만드는 일러스트다. 둘 다 훌륭하다.
저자는 신학적인 논리 전개만이 아니라, 대체로 일상언어를 사용해 기독교 신앙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이 이해할 법한 용어와 논리로 이 문제를 풀어나간다. 사실 책의 내용도, 구성도 기독교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보다는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물론 좀 아는 사람이 읽어도 좋다)
교회와 사회가 분리되어 있다는 가장 중요한 표지 중 하나는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용어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교회에 속한 사람들은 대충 이해하지만,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감도 안 잡히는 그런 단어들이 많아지는 건 분명 교회의 위기 요인이다. 그래서 C. S. 루이스는 목사시험에 번역시험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것이다. 성경의 용어를 일상의 말로, 시장의 대화로 옮겨낼 수 있어야한다는 말.
어렵지 않은 말로,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식으로 기교의 중요한 메시지를 훌륭하게 설명해 낸 책이다. 작은 볼륨이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가능하다면 기독교의 다른 교리들은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