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경영학 이론에 기독교 신앙을 더했다고 해서 그 수준이 떨어진다거나 실용성이 부작하다는 오해는 버리자. 대충 좋은 이야기를 써 놓은 책이 아니다. 오히려 앞서도 언급했듯, 유명한 경영이론에 관한 책들이 은근 성경에서 차용해 온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표와 의미, 그리고 선한 덕목들을 강조하기도 하니까. 단순히 마키아벨리즘에 입각한 차가운 판단만이 이 바닥에서 유효한 것은 아니다.
특히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경은 잠언인데, 이 부분은 제대로 된 공략인 것 같다. 다른 성경들과 달리 잠언이야말로 우리의 실생활에 좀 더 직접적인 격언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니까. 이 부분을 제대로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도 좋은 기획이겠다 싶은.
다만 이 같은 방식이 잠언 이외의 성경 구절에 적용될 때는 살짝 무리한 느낌도 든다. 잠언이 말하는 대상이야 말 그대로 시장에서 사용되는 지혜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본문들의 경우는 좀 다를 수도 있기 때문. 예를 들면 달란트 비유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은사의 사용에 관한 독특한 조언을 담은 비유이지, 우리가 가진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하는지에 관한 재무적 조언을 하는 게 아니다.
특히 복음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시들은 그대로 따라하라는 의미가 아닌 경우가 많다. 값진 진주가 묻힌 땅을 사기 위해 자기 재산을 다 팔아야 하는 것도, 추수 때가 되기 전에 가라지를 뽑지 말라는 것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원리는 아니다.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는 건 명백히 큰 위험을 사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