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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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국회의원으로, 얼마 전까지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했던 유시민 씨의 책이다. 흔히 보건복지부라고 하면, 그저 아픈 사람들 도와주는 부서쯤으로 치부해버리기 쉽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위상을 한 단계 상승시킨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부서로 말이다.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의 틀이 제조업 중심의 수출지향적인 국가로 짜여있으며, 이것은 과거 저개발국가 시기에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결정했던 체제임을 지적한다. 덕분에 이 나라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었지만, 그에 따른 많은 문제들도 발생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양극화 문제와 고령화 문제다. 저자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이 두 문제의 본질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번에 국가의 체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런 것은 저항도 심할뿐더러,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제조업 중심의 수출지향국가로 지내왔기 때문이다. 야구선수한테 갑자기 농구선수가 되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여기에서 저자의(그리고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인) 주장이 나온다. 대한민국은 대외적으로는 선진통상국가로, 대내적으로는 사회투자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의 내용에서는 이 개념들을 설명하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보건복지부가 사회투자국가로 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서임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치면서, 국무위원으로 국가의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저자이기에 재야 학자의 시선과는 다른 눈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 있었고, 좀 더 실현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두드러지는 장점이라고 하겠다.

 

2. 감상평 。。。。。。。                    

 

     잔 다리를 밟아 출세한 것이 아니라, 낙하산을 타고 장관직을 맡은 사람들이 그저 경력을 쌓거나 언론에 자신을 알리기 위해 고민만 하다 나가는 것과는 달리, 당시 유시민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장관일 제법 열심히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번 책을 읽으니 당시 유장관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동분서주했으며, 참여정부의 정책들은 어떤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고 유지되어 왔는지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을 하려고 애 쓴 정부가 아닌가 한다. 그것도 당장 눈에는 띄지만 훗날 큰 피해를 가져오는 선심성 행정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는 데 주력했다. 대통령 중임제 개헌이니, 선거구 재설정이니 하는 것들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니 부딪히는 장애물들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평가는 가장 낮은 축에 속하지 않았을까. 그도 그럴 것이 소위 평가 기관임을 자임하는 언론사들이 노골적으로 야당을 후원하며 정당 기관지를 자청하고 있으니 평가가 좋게 나올 리 없다. 나아가 저자는 그런 언론들을 통해 전해진 왜곡된 정보들만을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형성하는 게으른 국민들까지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이 부분은 좀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당장에 먹고 사는 일 자체만으로도 힘겨운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사람들이 정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장관, 혹은 대통령과 함께 보는 보고서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읽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물론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싶지만은 말이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했던 정동영씨와 김근태씨가 동시에 입각한 적이 있었다. 당시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중 누가 어느 부서의 장관이 되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언론들은 어느 것이 좀 더 실세가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두 전 장관 사이의 경쟁구도를 조장했었다. 소위 지배적 언론들의 천박함이란 이런 수준이다. 아울러 1, 2년마다 반복되는 각종 선거는 정당들로 하여금 선거용 공약들을 남발하게 만드는 주원인이다. 덕분에 한정된 국가예산은 중장기적 ‘투자’에 사용되기보다는 과시용 목적의 ‘소비’에 치우치게 된다. 기초연금제 예산을 1,000억원 줄여 지역구 도로건설사업에 투입하는 식의 일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는지.

 

 

     소위 글 좀 쓰는 사람이어선지, 책 전체의 논리적 구성은 매우 깔끔하다.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정치인들 사이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청량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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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야독 2007-09-2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을 읽어봤지만 아직 뭐라 기록은 하질 않았는데 리뷰가 좋네여~ㅋㅋ
저도 이제 적극적으로 한번 책을 읽으면 기록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어여..ㅋㅋ
리뷰 재밌게 봤습니다^^

노란가방 2007-09-28 01:11   좋아요 0 | URL
아.. 칭찬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