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의 그리스도교 - 20세기 교회사 믿음의 글들 367
배덕만 지음 / 홍성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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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현대 기독교사다. 이 시기 교회를 설명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세계화에 발맞추어 전 세계적인 선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어느 정도 그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선교는 중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범위와 깊이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 때문이니 말이다.


그래서 책 역시 선교운동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구 열강이 세계 각지로 세력을 떨치면서 그와 함께 교회도 그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것. 여기에는 제국주의적 선교라는 비판적 지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당시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선교지로 떠났던 수많은 이름 없는 헌신자들의 노력을 그 한 마디로 폄훼하는 건 부당한 일일 것이다.


또 하나 현대 기독교를 설명하는 용어는 ‘복음주의’다. 그 정의부터가 쉽지 않은 이 신학적 입장은 시대에 따라 그 범위와 내용이 상당히 달라졌다. 하지만 오늘날 (그 이름 때문인 것인지) 상당히 많은 이들이 자신을 복음주의자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거기 담긴 뉘앙스는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건전한 상식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정도인 것 같다.


복음주의가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했던 전 지구적 범위의 활발한 선교활동에 이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끼친 큰 영향력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마틴 로이드 존스나 존 스토트, 빌리 그레이엄 같은 인물들이 있고, 분명 오늘날 기독교계는 이들의 공헌에 힘입어 성장한 면이 있다.


이외에도 현대 기독교는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개인적인 영성이 강조되는 신앙의 흐름이 있고, 오순절주의로 대표되는 은사주의적 흐름이 또 한 편에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토피아적 이상을 포기한 채 현실에 천착하는 자유주의적 흐름이 나타난 것도 눈여겨 볼만한 지점.





책 말미에는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정교회의 흐름을 간략히 요약하는 부분이 있어 눈에 띈다. 마지막 장은 기독교로부터의 지나친 일탈을 시도한 국내외의 이단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저자는 여기에 “선을 넘은 종교적 실험들”이라는 제목을 붙인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디까지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 저자가 언급하는 ‘선을 넘은 실험’ 중에는 명백히 사이비로 지목되는 것들(인민사원이라든지, 우리나라의 오대양 같은)도 있는가 하면, 몰몬교나 안식교, 통일교, 하나님의교회, 신천지 같은 신흥종교들도 있다. 물론 지금은 그들 스스로 기독교와 거리를 두는 집단들도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그 뿌리를 기독교에 갖다 대고 기생하는 것처럼 보이니.


생각해 보면 오순절부의의 광적인 은사주의적 분파들도 초기에는 이단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좀 과도한 내용을 교리적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 여기에 몰몬교나 안식교 같은 종교단체들은 미국에서는 적어도 기독교라는 카테고리 안에 함께 분류되기도 하니 문제는 좀 복잡해진다.





좋은 기획과 훌륭한 저자들이 참여해 한국교회에 도움이 될 만한 시리즈가 나왔다. 특히 한국 강연자(저자)들이 집필해 우리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된 상태에서 역사를 살핀다는 점은 이 시리즈의 특별한 장점인 것 같다. 수없이 분화되는 현대 교회의 다양한 신학적/신앙적 조류들을 나름 잘 갈무리해 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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