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영화의 성공 공식은 뭘까.
역시나 이런 재난 영화의 포인트는 화려한 볼거리에 있지 않나 싶다. 뭔가 펑펑 터져나가고, 무너지고, 사방에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가 어려운 위기 속에 주인공을 몰아넣고,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를 보자 하는 식이다.
이런 판에 다리 위라는 공간이 적절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그 다리를 어떻게든 폭발시키려고 유조차가 뒤집어지고 터지는 장면을 넣기도 했고, 유전자 조작 군견들을 대거 쏟아 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다중 교통사고 정도로 그런 큰 그림이 그려질까 싶기도 하고,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기 위해 삽입한 “유전자 조작 군견”의 부작용이라는 것도 그리 와 닿지는 않는다.
여기에 또 흔하디흔한, 권력 최상층부의 은폐 공작이라는 소재가 끝내 등장하고야 말았다. 처음에는 자기 라인에서 충성을 다하는 주인공을 구해줄 것처럼 하던 안보실장(김태우)은 자신이 승인한 프로젝트가 실패해 사람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결국 자신의 수하인 차정원을 버리고자 한다.
하지만 애초에 안보실장이라는 캐릭터가 빌런으로서 충분히 묘사가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막판에 갑자기 모든 책임을 몰아넣는 게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영화의 초점이 주인공 일행의 생존을 위한 투쟁인지(그러기엔 액션이 약하다), 위험한 실험을 비밀리에 추진한 정부와 권력자에 대한 규탄인지(전화 몇 통으로 묘사하는 게 전부다), 그것도 아니면 인간을 위협하게 된 과학주의에 대한 비판적 견해인지(애초에 노트북만 두들길 뿐이다) 모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