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중국 삼국시대(가 맞나 모르겠다), 국경도시인 패국은 강과 협곡이 모이는 전략적 요충지인 경주를 두고 맞서고 있었다. 몇 해 전 그곳을 빼앗긴 장군 도독은 기회를 봐서 반드시 그 땅을 수복하려고 하지만, 패국의 통치자는 협력을 위해 수복계획을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

     복잡한 정치지형 가운데 생명의 위협을 느낀 도독은 자신과 꼭 닮은 그림자를 세워 자기 대신 경주 공략에 나서게 하고, 자신은 이를 바탕으로 더 큰 계획을 꿈꾼다

 

 

 

2. 감상평 。。。。 。。。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가 좀 애매하다. 주인공 도독이 사람 이름인지 관직명인지(삼국시대에 도독이라는 이름의 군사령관직이 만들어졌다)도 불분명하고(영화 소개에는 이름인 것처럼 나온다), 그의 적수로 경주를 지키고 있는 양창이라는 인물은 삼국시대 관련해 들어본 적이 없다.

     또, 패국의 통치자를 이라고 부르는 것도 의아하다. 삼국시대라면 위, , 오가 대립하던 시기고, 패국은 위나라 영토다. 조비가 겨우 위왕에 오른 것도 삼국시대 후반인데, 어디에 또 이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지.. 패국(沛國)의 국()지방의 이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나라라는 뜻으로 보고 번역의 오류를 일으켰거나, 애초부터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삼국시대가 아니라 군웅들이 할거하던 전국시대 정도가 아니었던가 싶다.

     영화는 전란이 일상적이었던 고대 중국의 한 시대를 (특정하지 않고) 배경으로(그렇다면 우리말 번안 제목은 무슨 배짱이었나),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 기만, 반전 등을 연극처럼 그려내고 있다.(인물들의 대사와 행동들이 작위적, 의식적이라 더욱 연극 같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을 대신할 그림자 인물을 양성한다는 설정을 처음 봤을 때는 중국보다는 카게무샤 같은 일본의 예가 먼저 떠올랐다. ‘뭐 중국에도 그런 예가 있었어?’ 하는 느낌이랄까. 감독은 이 소재를 들었을 때 처음으로 떠올릴만한 전개, 즉 그림자가 원판을 넘어서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부분을 극화했다. 물론 이 때 그림자의 선택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를 악역으로 몰아가서는 안 되고, 필연적인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약간은 불분명하고 미심쩍은 방식으로 이 작업을 마친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보게 되는 배신과 속임수와 위장의 대충돌.., 극으로 볼 때는 훌륭한 전개다.

     영화에서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건 동양의 산수화를 모티브로 한 인물들의 복식이다. 특히 관복에는 일반적인 추상적 무늬나 단순한 도안 대신, 수묵화가 그려져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도 먹색을 중심으로 디자인되어서 동양적 느낌이 물씬 들고.

     거장의 작품답게 그 폭과 깊이는 인상적이다. 다만 굵직한 선들은 그어졌는데, 좀 더 세밀한 설명을 맡은 가지들은 다 잘려나간 느낌이랄까. 장예모 감독의 영화만의 맛은 있지만, 좀 더 젊은 감독들과의 협업 같은 것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뭐 그러면 거장의 특징이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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