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양 사상의 황혼에서
헤르만 도예베르트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1994년 11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절대적인 이 진리 기준은 그 중심적 의미에서
인간 안에서 발견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요약 。。。。。。。
네덜란드의 기독교 철학자로 유명한 헤르만 도예베르트의 책이다.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학부 내내 그 이름은 수 십 번은 들었지만, 여태까지 못 읽고 있다가 이제야 손에 들었다.
이 책은 몇 개의 연속된 강의를 모아 둔 책이다.
1장과 2장에서 저자는 기존의 대다수의 철학들이 지나치게 인간 이성에 의존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런 철학들이 갖는 궁극적인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기독교 철학이야말로 진정으로 타당한 철학이라는 점을 강변한다.
3장과 4장에서는 인간 역사를 물질적인 것의 발전 양상으로만 보려는 역사주의적 세계관은 결국 허무주의와 극단적 상대주의밖에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역사의 참된 의미는 그리스도를 역사의 중심으로 볼 때만이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5장부터 7장까지는 기독교 철학과 신학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장들이다. 저자는 상대적으로 기독교 철학의 우월성과 독립성을 주장하는데, 이는 신학은 단지 성경에 담긴 진리의 한 부분만을 설명할 뿐이지만, 기독교 철학은 그런 부분들을 총체적으로 살피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8장은 인간의 본질에 관한 성찰로, 저자는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기독교 세계관의 주요 주제를 가지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감상평 。。。。。。。
기독교 세계관을 철학의 영역에 멋지게 구현한 인물이다. 내가 최근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말과 그 중요 구성 요소인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개념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빛이 난다.
사실 오랜만에 읽은 제대로 된 철학책이기 때문에, 읽기에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임에도 아침마다 한 장씩 읽어 나갔는데, 책 전체를 읽는데 2주가 넘게 걸렸다. 하지만 어렵게 읽은 만큼 보람도 있는 책이다. 특히 책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저자의 날카로운 논리와 강한 논거는 매우 인상적이다.
다만 약간 유의할 점은 책의 세 번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신학과 기독교 철학의 관계를 다룬 부분에서, 도예베르트가 말하는 ‘신학’이란 좁은 의미에서의 신학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말하는 기독교 철학과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의미에서의 신학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잘 구분이 안 되는 느낌이 든다. 신학과 구분되는 기독교 철학의 독자적이며 고유한 영역을 확보하려는 기독교 철학자로서의 저자의 입장은 십분 이해하지만 말이다.
어렵긴 하지만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가능하면 이전에 약간의 선지식을 쌓아둘 것을 권장한다. 관련된 책으로는 쉽게 나온 철학 입문서나 역사관을 다루고 있는 입문서들 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