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속은 꽤나 거창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글은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몇시간을 망설이다 술김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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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승균
엊그제는 한국 프로농구 MVP를 뽑는 날이었다. MVP는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압도적인 숫자-80명 중 78명-가 표를 던진 김주성이 MVP로 등극했다. 나머지 두명 중 한명은 김승현에게, 또하나는 추승균에게 투표를 했다.

김승현이야 이해할 수 있다. 어쩜 저렇게 잘할까, 하는 찬사가 나오게 만드는 김승현은 어시스트 부문에서 1위에 올랐으며, 전매특허인 스틸도 1등이었다. 팀은 3위에 그쳤지만, 충분히 MVP 감이다. 반면 추승균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MVP는 우승팀에서 나온다는 관례가 있고, 추승균이 그 관례를 깨뜨릴 만큼 탁월한 성적을 올린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없이 강한 남자'라는 팬클럽 구호처럼, 그는 잘 보이지 않으면서도 늘 제 몫을 다한다. 어느 해설자의 말이다. "오늘은 별로 활약이 없구나 싶었는데, 경기 끝나고 보면 자기 평균득점을 올렸더라구요" 그렇다. 그는 성실하게 자기 책임을 다하는 그런 선수다. 감독으로서는 가장 이쁜 선수일 테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이긴 하지만, 15점대의 평균득점에 마이너 항목인 자유투 부문에서만 1위를 한 성적으로는 MVP가 되기에 2%쯤 부족하다. 그에게 투표한 기자는 물론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있을테고, 그래서 추승균을 찍었을 거다. 하지만 그 원칙이라는 게 보편적인 기준에서 크게 이탈된 것이라면, MVP 투표를 담당하는 기자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2. 자민련
정당 선호도 여론조사를 볼 때마다 신기한 게 있다. 주변에는 자민련을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매번 0%가 아니라는 게 나로선 신기하다. 이번에도 1.4%나 되는 지지율을 보였는데, 도대체 왜 자민련을 지지한다고 하는지 만나보고 싶어 죽겠다. 다른 정당도 그렇지만 자민련은 철저한 지역주의 정당이고, 이념 같은 것에 무관하게 오겠다고 하는 사람은 다 받아들이는 철새 집합소다. 창당부터 그랬다. '유신 잔당'이라고 비판을 하자, 김종필은 이렇게 말했었다. "유신잔당이 아니라 유신본당이다!" 자민련에서 무슨 훌륭한 일을 했다는 일은 아직까지 들어본 적도 없고. 젊은층 사이에서는 자민련을 지지한다는 게 쪽팔린 일이며, 농담 차원에서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은 몇 명의 당선자를 낼 것 같은데, 4.2%의 지지도를 얻고있는 민노당이 한석이라도 가능할까 의문시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나름의 소신은 있겠지만, 그들의 지지는 진작에 없어져야 할 정당을 계속 소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안그래도 뒤쪽에 있는 한국 정치를 더 후퇴시킬 것 같다.

3. 탄핵
탄핵안이 발의되고 난 뒤 여론조사가 여럿 벌어진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사이트에서는 예상대로 탄핵이 잘한 일이라는 여론이 더 높았고, '미디어 다음'이나 KBS 등의 기관에서는 3분의 2 정도가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탄핵을 잘했다고 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아마도 노무현과 5년을 같이 보내기 싫은 사람일테다. 이들은 노무현이 뭘 해도 안좋게만 볼 사람이며,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지 못했으니 탄핵은 당연하다"고 앵무새처럼 뇌까리지만, 사실은 상고 출신의 품위없는 대통령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그러니 탄핵발의의 사유가 무엇인지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들이 총선에서 중립을 지켰었는지 여부도, 더 큰 잘못을 저지른 대통령들-예컨대 IMF를 초래한 김영삼 씨 등-조차 탄핵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이들에겐 관심 밖이다. 아마도 이들은 노무현이 재채기를 하다 미국 대사에게 침이 튀어도 탄핵을 하자고 했지 않을까?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절반 가량은 소위 노빠다 (나를 포함해서). 이들은 신앙의 대상인 노무현이 임기 도중 물러나거나 두달씩이나 업무정지를 당하는 것은 눈뜨고 볼 수 없다. 이렇게 질문해 보자. 노무현이 지금처럼 경미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측근비리와 대선, 경선자금 비리 때문에 탄핵을 받는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정치란 다 그런거지"라든지 "다른 대통령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잖냐" 등등의 얘기를 하면서 탄핵의 부당성을 목놓아 외칠 것이다. 설령 노무현의 금고에서 숨겨둔 돈 4천억이 나온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70%를 넘지 못하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사안의 옳고 그름이 아닌,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옳고 그른 게 결정되어 버리니까. 그래서 난 대선 때 이회창을 찍었으면서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높이 평가한다. 여론조사는 이처럼 자신의 정치적 지향과 달라도 사안의 옳고 그름을 냉정히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유감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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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무현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탄핵은 반대입니다. 노무현을 뽑긴 했지만 노무현이 썩 잘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요즘은 너무 욕을 많이 먹어서 불쌍해보이기까지 한답니다...ㅠ.ㅠ
(근데 어인 일로 아직 안 주무시는지?^^)

마태우스 2004-03-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먹고 온지 얼마 안됩니다. 라면을 먹을까 망설이다가, 밥을 먹어버렸습니다. 그게 더 나쁜 것 같지만, 어쩌겠습니까. 술먹으면 허기가 지는 걸...흐흑. 탄핵이고 뭐고, 살찌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정말 슬픕니다. 언제나 봄은 제게 시련이었지요. 으흐흑.

2004-03-12 0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4-03-1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주위에서 들리는 말들은 국회탄핵이 되고 헌재에서도 통과가 되지 않겠느냐 쪽입니다.
이유는 상고나온 대통령을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때문이지요. 참 슬프다 못해 답답한 상황입니다...

paviana 2004-03-1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전에 인터넷으로 국회탄핵안이 상정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여기다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 라디오 21의 아나운서가 말을 못 잊고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니 참 할말이 없더군요...

_ 2004-03-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또라이들입니다. 조선일보까지 합세해서 발광을 뜨는거 보면 어디나가서 한국인이라고 말하기 꺼려질정돕니다... 뭡니까 정말.........

마태우스 2004-03-1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탄핵 과정을 TV로 봤습니다. 아, 세상은 저같은 소시민을 유유자적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군요.

플라시보 2004-03-1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 말씀처럼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이 모든 작태들이 다 우습게만 보입니다. 안그래도 경제적으로 IMF에 버금가는 힘겨움을 느끼고 있는 서민들이 이 사태로 인해 또 타격을 받을텐데 걱정입니다. 하다못해 국민학교에서 학급 반장을 뽑아놓고도 이렇게는 안할텐데 국회가 이러고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가지는지 의문입니다.

진/우맘 2004-03-12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탄핵 가결....흥. 이 결과가 나오기까지, 완전히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국민만 왕따군요. 쳇!쳇!쳇!

연우주 2004-03-1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 난리가 났군요. 한나라와 민주당이 미친 게 아닐까요. 급기야. 원래 절반 이상 미쳐있었지만 완전히 미칠 줄이야...--; 네티즌 조사도 68%가 탄핵 반대인데, 국회는 도대체 누굴 위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네.
해산하라고 데모하러 여의도 다 같이 가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그려.
 

 

 

 

 

 

드디어 40번째를 돌파했다. 70일 가량 지난 시점에서 40번이니, 12월의 특수를 감안하면 200번을 넘지 않을까 싶다. 언제나 좀 안정이 되려나...

부제: 가부장의 벽을 넘어서

일시; 3월 10일 수요일
참석자: 내 친구 둘, 박노준(가명. 이하 박), 장돌십(가명, 이하 장)

1. 박
'박'은 초등학교 때부터 내 친구였다. 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지만, 그의 소중함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그동안 난 외적인 화려함만 쫓으며 그를 멀리했고, 그가 얼마나 좋은 친구인지를 알지 못했다. 뒤늦게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고, 앞으로는 그로부터 받은 우정을 갚아갈 생각이다.

'박'은 애처가다. 많은 사람을 만나봤지만, '박'처럼 "아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그는 진심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작년에 아내가 난소암으로 병원신세를 졌을 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내 곁을 지켰다.

'박'은 남자들이 환장하는 유흥주점에 가지 않는다. 그게 '박'의 빛나는 부분으로, 나처럼 여권이 어떻고 하는 놈들이 뻑하면 그런 곳에 가는 것과 좋은 비교가 된다. 그는 타락한 우리를 따라 몇번 그런 곳에 갔지만,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안가겠다고 선언했고, 그 후부터는 자신의 결심을 지킨다.

내가 아는 가장 착한 사람인 박에게는 시련이 여럿 닥쳤었다. 아버님의 사업이 부도를 맞아 아버님이 감옥에 갇히는 일을 겪기도 했고,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 위기에 처했었다. 그때 내가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것은 평생의 미안함으로 남을 것 같다. 지금 그는 인천 제부도 근처의 직장에 출퇴근을 하는데,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아침 6시에 나가서 밤 10시에 들어오는 생활을 매일 반복하고 있단다. 몸은 힘들지만 그의 집에는 사랑이 넘치고, 그런 그를 보면 나도 즐겁다.

2. 장
장은 공처가다. 아닌 게 아니라 부인을 좀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는 늘 "부인이 무서워서 딴짓을 못한다"고 말을 한다. 말이 그렇다는 얘기지, 어릴 적부터 성실하고 모범생이었던 그가 대단한 딴짓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정말 부인에게 잘한다. 그런 남자와 결혼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여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곱 살 연하의 부인과 너무나 잘 놀아주는데, 얼마 전 첫 얘기를 낳은 뒤에는 더더욱 극진해졌다. 그의 말이다. "기저귀 갈고, 빨래하고, 밥하고 설거지하는 거랑, 청소하는 건 내가 해" 틈나는대로 애까지 본다는데, 그것 말고 할 일이 또 뭐가 있을까? 하지만 그의 아내는 거기에 길들여져 그걸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한다는데, 심지어 "조금 더!"를 주문하기도 한단다.

살인적인 회사일에 시달리느라 하루 세시간밖에 자지 못한다는 그는 내가 부탁하면 언제든 시간을 내어 준다. 예컨대 내가 사재기를 하러 교보에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그는 없는 시간에도 흔쾌히 따라가 줬다. 그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좋은 테니스 파트너이기도 하다.

"난 말야, 집에 가면 손하나 까딱하지 않아. 재떨이 그러면 마누라가 재떨이를 갖다주고, 리모콘 그러면 리모콘을 갖다주지" 나보다 불과 몇 년 위의 선배가 한 얘긴데,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아직도 이런 사람은 존재한다. 장과 박의 존재가 돋보이는 건 바로 그래서이고, 그게  내가 그들을 더더욱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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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11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과 박을 저의 남편에게 소개시켜주세욧! ^^

비로그인 2004-03-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있는 친구들이고 가장들이네요!! 부럽다~그런 남자들이...

진/우맘 2004-03-1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저는 갑자기 장의 부인이 궁금해지는군요. 살인적인 격무에 시달리며 세 시간 밖에 못자는 남편에게 기저귀, 빨래, 밥, 설겆이, 청소를 맡기면....본인은 뭘 하는거지요?
마광수의 외뿔에서 이런 글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공주병 환자는 언제나 왕자님을 찾지만...필경은 머슴하고 결혼하게 된답니다. 아무리 멋진 왕자님도 공주병 환자와 결혼하면, 이내 머슴으로 변모하고 마니까요. (대략의 내용^^ 정확히 기억 안 남^^;;)
흠...하기사, 다른 부부 속내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샘나서 툴툴거리는 듯^^;;;

플라시보 2004-03-1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제가 누군가와 결혼을 해서 재털이! 그럼 재털이로 비오는날 먼가 풀풀 나도록 패 줄 것이며 리모콘! 하면 리모콘을 부메랑처럼 휙~ 던져서는 정확하게 리모콘 하고 말한 그 입을 맞출 겁니다. 흐흐. 그런 남자를 만나지 않으려면 어째야 하는 걸까요? 사실 결혼 전부터 그런 티를 팍팍 내면 여자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할테니 아마 연애시절에는 철저히 숨기겠지요? 그래놓구선 결혼하면 슬슬 본색을 드러내리라 생각합니다. 사전 감별법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불행히도 저에게는 그걸 간파해 내는 눈이 아직은 없습니다. 그래서 기필코 결혼 전에 데불고 살아 볼랍니다. 어느날 '재털이!' 라고 말하면 '13번 탈락. 싸게 싸게 짐싸 주시고 다음 타자 입장' 할래요. 흐흐

갈대 2004-03-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결혼해서 장의 경우처럼 될까 두렵습니다...

2004-03-11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4-03-11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의미심장한 시대변화이군요...^^....울신랑은 어느편에 속하나??...시부모님과 같이 살기전에는 공처가 비슷하게 행동을 하던데...(안하면 나한테 피(?)를 봤거든요..^^)...요즘은 님의 선배처럼 되어가네요...남자들은 부모님앞에서 마누라도와주는건 좀 힘든가봅니다...그래도 내가 일부러 시킬때도 없지않아 있지만서두요...암튼 님의 친구분들이 부럽군요..아니지!! 친구분들의 부인이 부럽군요..ㅋㅋ...친구를 보면 그사람을 안다고 했는데 그럼 님도.....음~~ 마태우스님은 정말 멋진 분이시군요...^^...그리고 저는 이 술먹는 횟수 카운트를 보면 저의 페이퍼중 카운트를 보는듯하군요...이카운트수도 저를 이기셨습니다요....^^

마태우스 2004-03-12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장의 부인은...애를 낳았잖습니까.
갈대님/호호, 그럼 갈대님도 일등신랑감이시군요!
플라시보님/자유롭고 독립적인 지성이신 님께서 가부장 남편과 살 수는 없으리라는 걸 저도 잘 안답니다. 마지막에 쓰신 방법이 아주 좋군요.

마태우스 2004-03-12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그럴 수는 있지만, 소개시켜 드린다고 부군이 바뀌지는 않겠지요. 걔네를 보니까 그런 건 타고나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책읽는 나무님/저도 그 친구들의 부인이 부럽다니깐요...
폭스바겐님/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사실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떻게 님 페이퍼에 글을 올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전에 약조 드린 게 있어... 글 대신 그림으로 감사 마음 전해 드립니다.
그냥 동생과의 관계는 뭐....
그림의 뭐와 같이 정면 충돌을 가급적 피하는 걸로 마무리 봤습니다.
저의 인격적 소양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나 봅니다.
조교 *은 개도 안 먹는다는 어느 교수님 말씀 듣고 서러움에 북받혀
그렸던 그림을 다소 비겁하긴 하나, 동생과의 관계를 푸는데 써보려고 합니다 .   
님 페이퍼에 *그림을 퍼트려 너무나 실례되오나
뭐... 실감나게 잘 그린 그림은 아닌지라,
냄새걱정은 안 해도 될듯합니다. 여튼,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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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1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감나게 잘 그리셨구요, 냄새도 나요!! 그림 감사합니다.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네요!

비로그인 2004-03-1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까지 내신 작가선생님에 교수님이 신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가끔씩이라도 어줍잖고 허접한 제 글들을 보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아.....부끄러워 죽을 것 같군요... 어쨌든 ...영광에 영광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ㅠ.ㅠ;;

sooninara 2004-03-1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냄새가 느껴지네요..김도 모락모락^^
마태우스님의 서재에서 이그림을 보니 채변봉투를 갖다주고 싶어집니다.

비로그인 2004-03-1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똥차네요 ^^(근데 그옆 흐르는 물이 더욱 생동감!!)

비로그인 2004-03-1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 겸 , 그림자 겸....
 

 

 

 

 

 

어제부터 오후 세시반까지, 난 조조에게 붙잡혀 있던 유비의 심정이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유비가 "여기서 나가면 천하를 도모하리라"라는 거창한 뜻을 품고 있었던 데 비해, 난 기껏해야 "이것만 끝나면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무척이나 소극적인 결심을 하고 있었다.

어제 오후, 전화가 왔다. YTN에서 내 책도 소개하고, 기생충도 좀 찍어간단다. 그러자고 했다. 기자는 갑자기 내가 모교와 친하냐고 물었다. "그럼요! 요즘도 같이 술마시고 그럽니다"
기자의 말이다. "이왕이면... 설대서 찍으면 안될까요?" 그쪽에선 천안까지 내려가는 게 귀찮아서였겠지만, 나는 다른 이유로 설대서 찍기를 원했다. 그림이 되려면 엽기적인 기생충들이 많아야 하건만, 내가 있는 곳에는 회충 몇 마리를 포함해 십여마리의 기생충밖에 없었으니까. 문제는 허락을 맡는 거였는데, 기자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2분도 안되서 연락이 왔다. "김갑수 선생님(가명. 우리 주임교수다)이 흔쾌히 허락을 하시던데요?" 웬일인가 싶었다. 일단 오후 1시 반에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도 허락을 맡아야 하기에, 선생님께 전화를 돌렸다. 역시나, 선생님은 떨떠름 그 자체였다. "얼떨결에 허락을 해 줬는데.."로 시작한 선생님의 궁시렁은 약 3분간 계속됐다.
"넌 이미 우리 사람이 아니잖아? 장소가 설대라는 걸 모르게 해야지, 남들이 알면 내가 곤란해져"
개뿔, 장소가 설대면 자기가 뭐가 곤란하담? 술을 먹거나 행사 때는 맨날 우리 식구 어쩌고 해놓고선... 결정적으로 네 지도교수는 이런 말도 했다. "아니 그런 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나봐?"

그때부터 기분이 나빴는데, 오늘 오전에 찾아뵜더니 또다시 장황한 말씀을 하신다. 간단한 것인 줄 알고 허락을 했는데 후회가 된다느니, 아래 스탭이 강력하게 안된다고 했다느니, 그런 건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질 않나. 이왕 장소를 빌려 주기로 했으면 설령 마음에 안드는 게 있어도 통 크게 협조해 줘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난 이랬다.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고. 하지만 오후 1시가 넘어서 기자가 왔을 때도 김갑수 선생님의 궁시렁은 계속됐다.
"쟤가 설대 교수가 아닌데 남들이 오해할 수가 있다"질 않나, 설대라는 걸 남들이 알면 절대 안된다질 않나...
기자: 벽만 나올 거니 남들이 모르겠죠.
김갑수: 그래도 우리 학회 사람은 여길 와봤으니 알잖소? 보고서는 저 프로가 사기라고 얘기하지 않겠어요?
개뿔. 그건 YTN에서 걱정할 문제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는가?

찍는 과정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찍는데 문을 열고 들어와 눈을 부라리고, 갑자기 나타나 "이게 뭔가?"라고 묻질 않나. 그럴 때마다 냉기가 흘렀고, 난 구석으로 후닥닥 몸을 숨겼다.  그런 모습을 기자들에게 보이는 게 영 민망했는데, 기자는 오히려 날 위로했다. "교수님들이 다 그렇죠 뭐" 기자에 의하면 김갑수 선생이 하도 그래서 찍고 난 뒤 필름을 검사맡기로 했단다....(결국 장소협찬: 설대, 라는 문구를 삽입하기로 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갔고, 세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촬영이 끝났다. 기자는 김갑수 선생 방에 들어가 5분을 앉아 있었고, 그 뒤에 들어간 나는 십분이 넘도록 잔소리를 들었다. 그때 내 맘 속에는 어서 빨리 여기를 나가자, 그리고 다신 오지 말자, 라는 마음 뿐이었다.

내가 책을 드리고 간 뒤, 선생님들은 날 많이 욕했단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논문 쓰라고 자료 가져가더니, 책을 들고 오데?" 책을 쓴 게 그렇게 대역죄인 줄은 미처 몰랐다. 장소를 제공해준 선생님께 응당 고마워해야 하거늘, 난 그런 마음이 이미 다 사라졌고, 맘 속에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그 불은 모닥불이 아니라 성화며, 성화가 2주 남짓 타다 꺼지는 데 비해 몇 년간 타오를 것이다. 그 불이 꺼지지 않는 한, 난 설대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다. 물론 그럼으로써 내가 받는 손해는 제법 있다. 하지만 그쪽도 전혀 손해를 안보는 건 아니다.  가끔씩 내가 술값을 내는 것도 그중 하나지만, 내가 없으면 술자리 분위기가 팍 죽는다는 게 더 큰 손해일 테다. 음하하하.

모교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학교에 발령받아 가는 걸 그쪽에선 '시집보낸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모교는 친정인 셈, 시집간 딸이 좀 도와달라는데 그토록 냉담하게 했어야 했을까? 기생충이 매스컴을 타는 게 뭐 그리 해로운 일인가?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오는 거다. "자기가 TV에 못나와서 화난 게 아닐까요?"

술만 마시고 희희낙락할 때는 잘 모를 수 있다. 어려운 일을 겪어봐야만 그 사람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YTN 촬영 덕분에 모교 선생님들의 인간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이게 오늘의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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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 학술지 페이퍼와 분위기가 이어지는거 같네요. '장소협찬 설대', 왠지 좀 씁쓸해지는데요...에구.

플라시보 2004-03-1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저는 별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예전에 일 때문에 사람이 필요해서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방학인데도 3명이나 연락을 해 주셔서 그 중 한명은 아직까지도 제가 가끔 일이 있으면 부르곤 합니다. 물론 제 에반게리온 비디오 시리즈를 빌려가서 졸업을 한지 몇년째인지 헤아리는 것도 힘든 지금까지 안 주십니다만 그걸로 만날때 마다 술을 거하게 얻어먹으니 어차피 손해 본 것도 아닙니다.(더구나 그 비디오는 제것이 아니라 제 동생 것이고 저는 이미 응당의 댓가를 치뤘습니다. 흐흐. 그 과정에서 가벼운 피가 튀었지요) 저도 제 친구들 처럼 공부좀 열심히 해서 이름만 들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대학을 나왔으면 좋았을껄 싶을때도 있지만 원래 학벌에 아무 생각이 없는 저 인지라 제가 나온 대학에 대해 후회 해 본적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장가를 가시고 만남이 좀 뜸해 졌는데 3년이 지나 눈에서 콩까풀이 조금 벗겨지시면 다시 불러내어 술판을 벌일 참입니다. 또 제 고등학교 후배가 저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정말 잘 해 주셨어요. 뭐 저야 성적을 주고 싶어도 출석이 모자라서 안되었지만 그 녀석은 성실해서 환상적인 학점을 받았더군요. 그런것도 고맙다면 고마운 일이죠. 요즘은 통 연락이 없었는데 언제 후배랑 같이 찾아뵈어야겠습니다. 공기가 없어져야 소중함을 알듯. 님의 아픈 사연을 들으니 갑자기 제 모교와 저의 지도교수님이 좋아지는군요.
님의 분노는 충분하게 이해할 만 합니다. 제 성질 같았으면 한판 엎었겠지만 님. 잘 참으셨습니다. 그 교수님의 성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의 자존심인지 모르겠지만 속상하셨겠네요. 술 마시고 잊어버리세요^^

마냐 2004-03-1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 넓은 마태우스님이 쳇..하고 넘기시기 바랍니다. ^^;; 속상해봤자..뭐, 어쩌겠습니까....그나저나...학교에 계신 적잖은 분들에게 죄송합니다만..대체로, 학교 울타리 안에 오래 계실수록...이상한 고집도 생기구..암튼, 직업상 다양한 분들을 만나지만....저두 가장 한심한 업종에 종사하지만..학교쪽도 잘 안 변하기로는 저희 다음 다음 정도는 되는듯 합니다.(이거 이 집 쥔장도 학교에 계시는듯 하구..또 많은 분들이 해당될텐데...죄송합니다. 예외없는 룰 없구, 사람마다 모두 다르긴 하지만..상대적인 얘깁니다..^^;;;;;;)

갈대 2004-03-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잘 참으셨습니다. 교수 방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연우주 2004-03-1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공감~~~

진/우맘 2004-03-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럴 땐 뒤돌아서서 이렇게 한 마디!
.......뿡!
(※ 왼손을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고 오른팔을 구부려 살짝 튕기는 동작과 더불어 시행하면 좋습니다.)

가을산 2004-03-1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치 친정이라고 갔는데 야단만 진창 맞은 기분일 것 같아요.
상아탑 안에 고이 계신 분들은 사고방식이 아기들 같아요. 주위에서는 공경해주기만 하고, 좁은 전문분야에서 좁은 전문가 pool하고만 교류하니 조금만 빛깔이 달라도 예민해지시는 것 같아요.
진짜 저라도 화 삭히는 데 몇년은 걸릴 것 같네요.
그분들 보란듯이 멋진 논문도 내보세요. 논문 안내고 책만 낸 것보다 논문도 내고 책도 냈다는 것이 확실한 복수(?)가 될 것 같은데요?

비로그인 2004-03-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피 끓겠다!!

호랑녀 2004-03-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학회때도 계속 만나셔얄 거고, 그 바닥에 계시는 이상 연 끊고 사시긴 어려우실 듯한데...
아무래도 지들은 못 갖는 대중성을 갖고 계시는 제자(후배)에게 배가 아팠던 게지요.
원래 못난 넘들은 그렇답니다.

마태우스 2004-03-1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의 말씀이 제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호랑녀님/학회야 안가면 되구요, 까짓것 한번 해보려구요.
가을산님/멋진 논문 꼭 쓰겠습니다!!!
 

 

 

 

 

 

노래 제목은 모르겠지만, 우리집 초인종을 누르면 "미도 미도 미솔솔미도미 레, 파씨 솔레......"라는 음악이 나온다. 며칠 전부터, 우리집 초인종이 좀 이상하다. 시도때도 없이 울린다. 밤에는 좀 무섭기도 하고, 진짜 밖에 누가 왔는지가 헷갈려, 연방 "누구세요?"를 외치고 있다. 어젯밤에는 정도가 심해, 밤새 "미도 미도..."의 멜로디가 울려퍼졌다. 당연히 잠도 제대로 못잤고, 악몽만 꿨다.

내가 꾸는 악몽 중 하나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시험을 보는 꿈인데, 대개는 내가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시험을 망친 그런 내용이다. 어제도 그랬다. 난데없이 국어시험을 보는데, 지문이 몽땅 내가 모르는 거다. 객관식이면 찍기라도 할텐데, 모두 단답형. 이 사태를 어찌한담?

옆을 보니 놀랍게도 대학동창인 정혜운(가명, 우리과에서 최고로 예뻤고,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었다)이 앉아있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그답게 1번부터 열심히 답을 쓴다. 문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1번 답은 '방법'이었나보다. 난 잽싸게 그가 쓴 답을 베껴썼다.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정혜운은 대놓고 화를 냈다. "왜베껴!"라고 했던가. 꿈에서지만 서운하기 그지 없었다. 하나도 모르겠어서 빵점은 맞지 않으려는 발바둥인데, 그걸 그리 면박을 주다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옆에는 난데없이 박현징(가명)과 김정신(가명, 역시 대학동차으로, 미모보단 귀염성에 호소한다)이 앉아있다. 한번 면박을 당한 뒤라, 난 쓸쓸히 고개를 돌려 내 시험지를 응시했다. 몽고의 장군 이름을 묻는 문제에는 "네"라고 썼고, 몽고 사람들의 생활풍습을 묻는 문제는 "강감찬"이라고 썼다 (왜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꿈이니까...). 이걸 망치면 내신등급이 떨어지는데, 그러면 대학을 못가는데 하는 고민에 마음이 심란했다.

개짖는 소리에 잠을 깼다. 초인종 소리도 시끄러운데 우리 벤지까지 짖다니. 아니다. 벤지는 나를 악몽에서 구해준 거니,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겠지. 생각해보면 시험장에 있는 악몽을 꾼 건 여러번이다. 난 그런 꿈이 나의 나태함에 자극을 주고자 하는 무의식의 발현인 줄 알았는데,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친구들도 그런 꿈을 꾼단다. 그러니까 승자건 패자건, 치열한 입시경쟁의 후유증이 두고두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리라. 지금은 경쟁이 더 치열해져,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를 배우고, 초등학교 애들도 학원에 갔다 밤늦게 오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먼 훗날,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은 어떤 악몽에 시달릴까?

* 그리고 혜운아. 니가 그렇게 날 미워하는지 몰랐어.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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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0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3-1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는 꿈 속에서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릴 일이 너무 많습니다. 대체 왜 뛰어내리는지(누가 쫒아오는것도 아닌데)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한 15층 높이 정도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힘껏 뛰어내립니다. 이젠 하도 많이 뛰어내려서 실제로 높은곳에 떨어져도 말짱하지 않을까 하는 괴이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악몽 중에서는 단연코 어딘가에 늦는 악몽을 꿉니다. 시간은 늦어 죽겠는데 나는 씻네 도시락을 싸네 어쩌네 하며 느적거립니다. 그런 내가 스스로 속터져 하는 것이 저의 악몽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 꿈을 꾸고 일어났습니다. (그런 날에는 언제나 알람을 듣지 못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일어나야 할 시간에서 10분만 더 지난 시각이더군요)

사비나 2004-03-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벼락맞는 꿈을 꾸었습니다.자동차를 타고 가도,달려도 하늘에서 마구 번개가 치는겁니다 저를 향해..무서워 죽는줄 알았습니다.천둥번개벼락을 맞는 꿈을 꾸다니..내가 벼락 맞을 사람이란 하늘의 뜻 아닌가....깨고 나서 더 무서웠습니다.

비로그인 2004-03-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요즘 각종 시험을 치는 꿈을 꾸는데요, 주로 배경엔 동창들이 등장하죠. 때론 야비한 모습으로. ^^ 근데 혜운씨(가명)가 꿈에서 미워했다고 우시면 안되죠 마태우스님~ ㅎㅎ

마태우스 2004-03-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다들 대표적으로 시달리는 악몽이 하나씩 있군요! 떨어지는 악몽은 진짜 무서울 듯...

마태우스 2004-03-1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님의 꿈은 정말 그로테스크... 귀생충 얘기 웃겼습니다. 2점 드리지요! (오늘밤 왠지 무서울 것 같군요)
플라시보님/님이 꿈에서나마 다른 분에게 쫓길 것 같진 않고요..혹시 누군가를 쫓아가다 떨어지시는 건 아닌지요?(썰렁해서 죄송합니다)


마태우스 2004-03-1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비나님/번개 맞는 꿈은 좋은 꿈 아닌가요? 그럴 땐 복권을 사는 게 좋을 듯...
앤티크님/하하, 저와 비슷한 꿈을 꾸시는군요. 그런 날은 영 피곤하더라구요. 님도 그런가요?

책읽는나무 2004-03-1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도 시험보는 악몽을 꾸십니까??...음...나의 악몽중 하나도 열심히 시험보는 꿈인뎅...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면서 모르는 시험지를 들고 씨름하는~~~ 그리고 누군가 나를 쫓아와서 나는 열심히 도망가려는데 발이 안움직이거나...열심히 어느집안으로 숨어들어가서 미로같은 공간에 숨었는데 꼭 그괴물은 나를 짠하고 잘도 찾는다는거죠...그래서 악몽이어요....^^....또하나는 학교에 가야하는데...플라시보님처럼 양말 한짝 신는데 몇시간이고...양치질도 빨리 해야하는데 자꾸 더디게 하고...밥도...암튼 그렇게 마음은 늦어서 조급한데....몸은 자꾸 세월아~내월아~~ 그꿈을 꾸고 나면 정말 등에 땀이 흥건하더군요....^^....이런 꿈들을 얘길하면 지인들은 키크는 꿈이라고 아직도 그나이에 그꿈 꾸냐고 부럽다는군요..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