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후 총선에서 심판하자!"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말도 안되는 사유로 탄핵을 가결시킨 국회의원들에 대해 준엄한 심판이 내려져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심판을 내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두들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에 찬성한 193명의 의원들을 국회의원직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행 제도하에서 유권자는 후보와 정당에 각각 한표씩을 던질 수 있을 뿐이다. 이게 문제다. 국민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 없는 한, 유권자은 기존 정당들 중에서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자민련을 뺀다면 남은 정당은 열우당과 민노당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 정당에 표를 던지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민노당의 청렴함이야 충분히 인정하지만, 민노당은 아직까지 한석의 의석도 없으며,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되기보다는 아직은 원내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듯 보인다. 내가 있는 친구들만 사귀어서 그런지 몰라도 피부로 느끼는 민노당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한 수준이라, 얼마나 의석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열우당을 찍으란 말인가? 그것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열린우리당이라고 기존 정당과 크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민주당 분당도 별로 잘한 일은 아니며-물론 난 그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열우당 역시 불법 대선자금의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에 공천한 인사들도 납득이 안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이만기...). 게다가 집권 1년간 노무현이 보여준 모습이 만족할 만한 것도 아닌지라, "탄핵심판을 위해 총선 때 열우당을 1당으로 만들자!"라는 해법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선거 때마다 그랬지만, 민노당 지지자들은 이번에도 비판적 지지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면 나같은 극렬분자들이 '한나라당이 1당이 되어선 안된다'면서 민노당 지지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요청하지 않겠는가? 그래서인지 민노당 지지자들은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노무현이 민주주의의 화신 쯤으로 승화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은 '탄핵반대'라는 구호아래 하나로 뭉쳐있지만, 그래서인지 그 연대가 다소 불안해 보인다. 확실한 대안세력이 있었던 4.19 이후와 달리-민주당은 그당시 거의 전 선거구에서 승리했다-지금처럼 복잡한 정치지형에서 탄핵심판의 해법은 아리송하기만 하니까.

여론의 역풍을 각오하면서까지 탄핵을 가결한 한민당의 속셈도 거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게다가 지역감정에 의해 왜곡되어 온 우리나라의 선거풍토도 탄핵심판을 헷갈리게 만들 것이다. 열우당이라는 또다른 대안이 있는 호남과 달리, 수십년간 한나라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에 표를 몰아줬던 영남 유권자들은 '미워도 다시한번'을 외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이들이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1당 가능성을 높이 보는 것은 그런 이유이리라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주말도 난 광화문에 있을테고, 연단에 선 인사들의 선창을 따라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외칠 테지만, 탄핵심판의 해법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당장 나부터도 총선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헷갈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 오늘 아침 신문을 탄핵반대로 도배한 한겨레가 탄핵 때문에 이민가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보도한 걸 보니, 더더욱 심란하다. 노무현 집권내내 조선일보가 "노정권에 실망해 이민가는 사람이 많다"고 선동하지 않았던가? 이민은 비교적 오랜 시간에 걸쳐 결심하는 것일진대, 탄핵이 가결되자마자 이민을 가겠다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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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15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지금부터 정치색을 가질테다!' 선언한 지 며칠 되었누.
아까, 직장 동료가 묻더군요. "쌤, 헌재가 촛불 시위등으로 보여지고 있는 국민들의 생각을 과연 반영해 줄까요?" 나 - "(눈을 부릅뜨고) 반영할 수 밖에 없도록 해 줘야지!!!"
동료가 웃더이다. 정치색을 가진다고 하더니, 정말 사람이 변했다고. 예전같으면 "글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뭐, 그런 답변이 나왔을거라나요.
지금 저의 선택은 열우당입니다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선거 홍보물이라도 꼼꼼히 읽어봐서, 자신의 지역 내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내는 것, 당보다는 사람을 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그런데 글씨...그것이 말이 쉽지.TT 정치는 암기과목 보다는 국영수 같아서, 벼락치기가 별로 안 통할 듯 하네요.)

마태우스 2004-03-1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정치에 관한 글이 많아진다. 예전처럼 아름다운 이야기-화장실 얘기라든지...-들을 주고받았던 예전이 그립다.

마태우스 2004-03-15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몇십초 차이로 님의 코멘트가 먼저 올라왔네요? 저의 정치색은...하늘색입니다. 벤지 뒤로 파란 하늘이 보이잖아요? (요즘 계속 썰렁하다는 핀잔을 듣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더더욱 유머가 안되는군요)

마립간 2004-03-1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motto - 최선의 선택이란 '최선이 안 될때 차선을 선택하고, 최악의 선택을 배제하여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저 역시 선택이 어렵지만.) 정치이야기가 언급되지 않던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이번만은 정치 토론이 묵인되어 있다고 하니 엄청난 사건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진/우맘 2004-03-1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최선의 선택이란 '최선이 안 될때 차선을 선택하고, 최악의 선택을 배제하여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너무 멋있어서 수첩에 적으렵니다. 마립간님의 모토로 인해 선택이 조금은 수월해 지겠군요.^^

비로그인 2004-03-1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전 고향이 전라도 광주인데 저번 대통령 선거때 광주에서 노무현이 97%인가???그 정도의 지지율이 나와 지금 사는곳(경상남도 울산)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 순 빨갱이 아니야 해서 목에 핏대 세워가며 싸웠드랬죠. 니네가 5.18를 알아??해 감시롱요. 우리가 과거에혹은 지금도 일본을 무작정 미워하는 것처럼 그때의 기억에 못 깨어나는거죠. 전라도 사람들도 우스갯 소리로 허수아비에 옷만 입혀놓고 민주당에서 출마하면 딴논 당상이라고 말할정도였으니....중요하건 이번에 사람들이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가 문제이지요. 뉴스보니 촛불시위도 하고 그러든만 아무쪼록 이번엔 제대로 알고 찍으면 좋으련만 헌데 제 생각에는 민주당이 우세할것 같습니다.--:::::
 

 

 

 

 

 

무남독녀 외딸로 자란 우리 어머니는 형제자매가 없던 것을 늘 한스러워하셨다. 다섯이나 되는 고모들의 등쌀에 시달릴 때면, 듬직하게 힘이 되줄 오빠나 신세한탄을 들어줄 동생이 없는 게 더더욱 안타깝단다. 형제를 자연이 준 친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2남2녀의 장남인 나는 축복을 받아야 마땅한 인간일게다. 하지만 난 형제에 대한 정을 느껴본 경험이 별로 없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려서도 그들은 나와 너무도 달랐으니까.

어릴 적, 난 내 여동생을 무척이나 이뻐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장난으로 여동생이 밉다고 하면 밥을 먹다가도 뛰쳐나가 울었다나. 그렇게 이뻐했던 여동생은 나중에 자라서 5년간의 쓰라림을 내게 선사했고, 지금도 내게 부끄러운 동생으로 남아있다.

지난 대선 때, 여동생은 노무현을 찍었다. 찍던 말던 별 관심도 없었지만, 하도 요란하게 무용담을 이야기하기에 알게 된 거다. 투표를 하려는데 의사인 매제가 "노무현을 찍으려면 투표를 하지 마라"고 집안에 가둬 놨는데, 잠시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 투표 마감 시간 직전에 한표를 행사할 수 있었단다. 그날 밤 노무현의 당선 소식을 들은 매제는 여동생과 밤새 부부싸움을 했고, "이제 내 인생은 끝이다"라고 절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제는 병원에 잘 다니고 있으며, 내게 "그 월급으로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노무현이 당선된 후, 여동생은 입만 열면 노무현을 욕하기 바빴다. 사회주의자라질 않나, 품위가 없다질 않나, 그가 한국 경제를 말아먹고 있다질 않나. 난 도대체 그녀가 왜 노무현을 찍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얼마 전 탄핵이 가결되자 내게 전화를 하더니 이랬다. 여동생: 큰오빠야, 노무현 탄핵된 거 알아?
나: TV 봤어.
여동생: 너무 잘됐지 않냐? 우리집도 이제 잘살 수 있어.

어이가 없어 끊어버렸는데, 오늘 또 전화를 한다.
여동생: 큰오빠야, 난데, 왜이렇게 시끄러?
나: 여기 광화문이야.
여동생: 허참, 거길 왜갔어? 빨리 집에 가.
나: ...........
여동생: 탄핵 찬성 하는 애들은 없어?
나: 걔들은 게을러서 집에 있겠지.
여동생: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 무서워서 그런 거야. 과격한 노사모 애들이 돌로 쳐죽일까봐.

그쯤 했으면 그만둘 일이지, 아까 밤 11시쯤 또 집에다 전화를 해서 엄마를 바꾸란다. 요즘 어머님이 몸이 안좋아 일찍 주무시는 건 관심도 없는 듯했다. 참다못한 난 이렇게 말했다.
"너,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 너처럼 머리가 빈 동생이 있다는 게 난 쪽팔려 죽겠어!"
아닌게 아니라 난 진짜로 걔의 존재가 쪽팔린다. 누굴 찍은 게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일관성은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도대체 상식이라는 게 있긴 한걸까? 내가 밖에 나가서 형제자매 얘기를 안하는 게 다 그런 이유다.

세상은 그런 그에게 관대한 듯하다. 머리가 빈 동생이 좋다고 선뜻 결혼해 준 매제가 있고-그 대가로 매제는 엄청 힘든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씩 나에게 여동생의 만행에 관해 하소연하는 걸 들으면 정말 쥐구멍을 찾고싶다-직장까지 줬으니 말이다. 그녀는 어디 작가로 일하고 있는데, 최소한의 상식마저 없는 작가가 쓰는 글이 방송을 탄다는 게 나로선 코미디다. 한번은 정동영 인터뷰 원고를 써야 한다고 전화를 해서는 이렇게 묻는다.
"근데 정동영이 누구야?"
그게 내 동생이라니, 정말이지 돌아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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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3-15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정동영이 누구야?' 쫌 심하시네요. ^^
어느 집안이나 그런 사람이 하나둘쯤 있나봅니다.

그나저나... 사회적인 인식의 차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은 해야겠는데...

sooninara 2004-03-1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저도 대선때 정몽준이 배신때린거 열받아서 남편하고 밤새 술먹고...노통찍었는데...요즘 들어서는 엄청 욕도 많이했답니다..(무료 7개월에 넘어가서 조손일보를 봐서 그런가^^) 그래도 일이 이렇게되자.사람맴이라는게...미워도 다시 한번 이럴까...
동생분은 마태우스님의 과장이 심하신건지..조금 엽기적이긴 합니다..
우리친정아버지..저 노통 찍었다고 미워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집의 50대이하는 전부 '노'를 찍었다는...

마냐 2004-03-15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지않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동생분과 비슷한 과정을 겪지 않았을까 싶기두 하구..암튼, 그저 적당한 수준의 관심만 언론에 두고 있다면 그런 변화는 오히려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두 하구...(누워 침뱉는 기분이..)너무 탓하지 마시구..동생분과 대화를 늘리는게 왕도가 아닐까 싶기두 하구....^^;;;

마태우스 2004-03-1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정치적인 인식만 가지고 그러는 게 아니구요, 다른 면에서도 너무 차이가 커서 힘들 것 같습니다.
수니나라님/요즘 "xx했다는..."이란 말이 유행인가보죠? 음...매우 쿨해 보이고 좋은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써봅니다. "과장이 아니라 축소보도를 했다는..."^^
마냐님/제 동생은 노무현 지지자가 아니랍니다. 평소 이회창 노래만 부르다, 갑자기 선거에 임박해서 노무현을 찍겠다고 한 거지요. 제가 원하는 건 최소한의 일관성이지요.

비로그인 2004-03-1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동생 분....제가 보기에는 초지일관의 일관성... 있어 보이시는데요.
무법변칙의 일관성이요~~ 허...
언변달변의 오라버니에 작가 동생 분이시라니....그 또한 일관성 있어 뵈는데요
부럽습니다...

마립간 2004-03-1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든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이야기네요. (저는 달랑 여동생 하나있는데 미국으로 이사 간 후 8년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생 생각나네.)

sooninara 2004-03-1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하다는 소리를 별로 못듣는데...들으니 좋군요...아줌마는 '핫'이 어울릴듯...
 

 

 

 

 

 

내게는 조그만 홈페이지가 있다. '개나 소나 다 있는 홈페이진데, 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부탁해 30분만에 만들었다. 그게 2001년 6월이니, 벌써 3년 가까이 홈피와 더불어 살았나보다. 30분만에 만든 홈피니 모양이 영 안이쁘고, 요즘 유행하는 한줄답변 기능도 없다. 하지만 외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을 채워나갈 내용물이 아니겠는가? 화려하게 생긴 홈피들이 다 황무지로 변하는 와중에서도 내 홈피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게 가능했던 건, 하루라도 업데를 안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탓이리라.

자신의 홈피는 자유롭게 자기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 난 거기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내키는대로 쓸 수 있었다. 아주 솔직하게. 내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홈피의 존재를 가르쳐주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새, 어찌어찌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20여분 가까운 숫자가 매일 내 홈피를 찾아주신다. 홈피를 가꾸면서도 내가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끼지만, 거길 오시는 분들로부터 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지난 토요일, 홈피 최초의 오프모임을 가졌다. 지방에 계시거나 민주주의를 지키러 광화문에 가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나까지 다섯명밖에 안되는 조촐한 모임이었지만,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여자 넷에 남자라곤 나 혼자이니,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모두 반가운 분들이었지만, 시나리오 작가인 여자분을 알게 된 게 특히나 기뻤다. 나이답지 않은 다양한 인생경험, 그리고 그걸 유머스럽게 풀어나가는 언변, 수다의 왕으로 군림했던 나는 그녀의 위력 앞에 그저 웃기만 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러 못간 게 미안하긴 했어도 어제 저녁의 시간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부터 민주주의를 열심히 지키기로 했다. 지금 난 광화문에 간다).

-나빴던 점: 그저께부터 몸이 이상신호를 보낸다.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에도 멀쩡하기만 했던 내 소화기관이건만, 최근의 혹사를 견디지 못했나보다. 그래서 어젠 약을 먹고나서 술을 먹어야 했는데, 약을 먹고도 속이 안좋아 좀 자제해볼까 했지만 시나리오 작가분이 고량주를 어찌나 잘마시는지, 그 페이스를 따라가다가 엄청 마셔버렸다. 지금도 영 속이 안좋다. 오늘은 기필코 술을 쉬어야겠다. 이러다...일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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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술 마시는 실력(?)을 보면 마치 작년의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의 날마다 술을 먹었더랬죠. 먹을 사람이 없으면 혼자 집에서 먹었다는. 언젠가 혼자 청하 까먹고 다음날 무지 아팠던 적도 있었어요. 작년 10월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술을 먹을까 말까인데, 특히 올해 2월부턴 한 번도 안 먹었으니 술꾼 이제 알콜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입니다~

2004-03-14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5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4-03-15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넷에 마태우스님. 분위기 정말 좋았겠네요. ^^;;; 술맛이 물맛 같으셨던게 아닌지.

마태우스 2004-03-15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하하, 그래도 고량주인데, 설마 물맛 같기야 했겠습니까^^
연보라빛우주님/알콜중독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저는 언제쯤 그럴 수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우선 본인의 의지가 없어서 말이죠....

비로그인 2004-03-1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모임이었겠어요~ 마태우스님이 조용히 웃고만 계셨다니, 시나리오 작가분의 언변은 어느정도실지. ㅎㅎ 건강유의하세요~
 

 

 

 

 

 

남녀가 만나서 아기가 생긴다는 오묘한 진리를 알게 된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난 여느 남자애들처럼 성에 관심을 가졌다. 중1 때는 '좌지우지'같은 단어만 나와도 흥분을 했으며, '자진해서'란 구절을 읽을 땐 거의 자지러졌다. 그런 유치한 단계를 지나고 나자, 난 뭔가 제대로 된 야한 책을 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꼭 읽고 넘어가야 할 책들을 안읽은 걸 무지하게 후회하는 나지만, 야한 책들은 그래도 남들 읽은만큼은 읽었던 것 같다.

우리집에 꽂혀있던 세계명작 중 내가 읽은 것은 딱 두권이다. <여자의 일생>이 그 중 하나인데, 사실 읽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게, 특정 부분만 읽어서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내용이지만, 그정도의 묘사도 나에겐 충격이었다. 내가 읽은 또다른 명작은 북카치오가 쓴 <데카메론>인데, 우연히 집어들었다가 거의 쓰러질 뻔했다. 거기 나오는 얘기들 중 상당수가 EDPS, 매우 건전하고 심오한 이야기만 담겨져 있을 명작에 뭐 이런 야한 얘기들이 있단 말인가? 아무튼 그 책은 내 사춘기에 있어서 가장 빛났는 책으로 기억한다.

한번은 아버지 서재에 들어간 적이 있다(아버님은 워낙 무서워서, 서재에 아무도 못들어가게 하셨다). 책상에 놓인 간이 책꽂이에는 책들이 몇권 꽂혀 있었는데, 그중 한권이 <첫사랑>인가 그렇다. 기회를 봐서 난 서재에 잠입한 뒤 그 책을 빠르게 읽어나갔다. 뭔가 나올 듯한 책이었지만, 그 책에서 야한 장면이라곤 남자가 기절한 척을 했더니 여자가 키스를 해준 게 전부였다. 그러고는 여자가 이렇게 말한다. "정신 든 거 다 아니까, 그만 엄살부려요" 굉장히 아쉬웠다. 바보같은 남자녀석, 누워만 있다니...

다른 책이 없나 봤더니 놀라운 책이 눈에 띈다. 유명 경제학자인 케네스 갈브레이스가 지은 <불확실성의 시대>. 이게 왜 놀랍냐고? 그 책의 제목은 한자로 써있었는데, <不確實性의 時代>라는 제목 중 내가 판독할 수 있는 한자는 不(불)과 性(성)밖에 없었다. 하핫, '성'이 그걸 뜻하는 건 나도 잘 알았기에, 잽싸게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몇페이지 읽다가 책을 집어던지고 배신감에 몸을 떨었는데, 그땐 참 세상이 원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고교 때인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화가 개봉되었는데-원래는 '우편배달부'인데, 그들의 항의로 제목이 바뀌었지 아마-영화에 맞춰서 급조된 번역판을 우연치않게 구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읽었는데, 해적판이라 그런지 묘사가 영 개판이었지만, 그 나이에 그게 어딘가. 한 열 번쯤은 더 읽었을게다. 박종화의 <삼국지>도 비슷한 시기에 읽기 시작했는데, 조조가 추씨부인이랑 하는 장면이 난데없이 나와 횡재한 기분으로 읽었다 (조조의 그 욕정 때문에 가장 용맹한 전위가 죽었지 아마).

그러다 김성종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추리소설가란 호칭이 붙는 그지만, 범인이 오리무중인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그의 책들은 범인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그러니 범인이 누굴까 하는 궁금증은 없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내가 그의 소설을 특히 좋아했던 것은 야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인데, 그 당시 읽었던 <제5의 사나이> 첫장면은 명자라는 유부녀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거다. 그게 어찌나 야했는지, 분당 심박수가 500 정도로 올라갔을게다. 나중에 읽은 <나는 살고싶다>는 추리물이라기보다는 포르노로, 주인공은 시종일관 한다. 상대여자의 이름도 또렷이 기억난다. 색씨집에서 데려온 여자가 '화자', 과부가 '염복매'. 김성종은 그 책에서 낙지의 흡반 어쩌고 하는 비유로 과부를 묘사했다.

그런던 어느날, 김성종이 일간스포츠에 소설을 연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돈이 없으니 매일 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한번 샀더니 둘이서 하기 직전이다. 다음 장면이 너무 기대되어 밤을 꼴딱 샜는데, 허무하게도 다음날은 이렇게 얘기가 전개된다. 막 하려는데 얘가 울면서 엄마를 찾으니까 남자가 다음에 하자고 하고, 화가 난 엄마가 "요놈새끼!" 하면서 얘를 두들겨 패는 내용.  나도 얘가 얄미워 죽는 줄 알았다.

대학에 간 후에도 야한 걸 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내가 포르노를 본 건 대학3학년 나이인 본과 1학년 때, 그때 친구들과 여관에 놀러가 처음으로 봤는데, 여관에서 그런 걸 안틀어줘, 한번도 경험이 없던, 그래서 가장 아쉬웠던 내가 주인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었다. "....좀 틀어주면 안되요?" 몇 번을 이러자 주인은 십오분짜리 포르노를 틀어줬는데, 대개의 포르노가 여성학대를 다루고 있는 반면 그건 그래도 인간적인 영화였다. 내 친구들이 "포르노 보고 돌아버린 애도 있다"느니 하면서 겁을 줬던 기억도 난다. 인간적인 포르노를 처음 봐서인지, 난 시중에 유통되는 그런 포르노를 보지 못한다.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야하기는커녕 기분이 나빠진다. 대학 때 읽은 야한 책은 기억나는 게 없다.

졸업 후, 스포츠신문을 샀더니 마광수가 <알라딘의 램프> 어쩌고 하는 소설을 연재 중이다. 야한 게 심심치 와서 쭉 봤는데, 소설 내용이 겁나게 야한 적이 있었다. 다음날이 무지하게 기대가 됐지만, 그날 저녁 마광수의 구속 사실이 뉴스에 나왔고, 다음날 내용은 아주 건전하게 바뀌어 버렸다 (하려다 말았다, 이런 식으로). 언젠가 우리집 근처 책 대여점이 문을 닫으면서 책들을 1000원씩에 팔았는데, 단행본으로 나온 <알라딘...>을 그때 샀다. 옛날 생각이 나서 그 부분을 들춰 봤더니, 역시나 야했다. 97년인가는 친구로부터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빌렸다. 난 둘이서 하는 묘사가 몇십페이지에 걸쳐 있는 책을 그때까지 본 적이 없었다. 하루의 말미를 준 친구의 협박 때문에 잽싸게 보려고 했는데, 새디즘, 마조히즘이 나오는 후반부에는 견디지 못하고 책을 덮고 말았다. '이사람,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더니, 역시나 며칠이 못되어 그의 구속 사실이 뉴스에 나온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그때는 '마광수가 구속이니 장정일도 구속이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건 창작활동에 대한 폭거였다는 생각이 든다.

빠진 것도 있었지만, 이게 내가 지금껏 읽어온 야한 책들의 목록이다. 참고로 <즐거운 사라>는 몇 년 전에 우리 할머니가 주셨고, 지금도 내 책꽂이에 꽂혀 있다. 한번 읽어 봤는데 뭐 별내용도 없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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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03-1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닐껄요 검은비님. 열화와 같은 성원이 몰아치며 연재를 외칠 것이고, 조금 연재를 하다 야한 소재가 떨어져서 잠시 쉬면 님의 소설에 중독된 사람들이 연일 대모대를 결성하여 님의 집 앞에서 '볼만하니 연재중지 왠말이냐 왠말이냐' '검은비는 책임져라 길고긴밤 책임져라'따위의 구호를 외칠껍니다. 물론 그 선봉대에 내가 떡 하니 서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우하하하
나는 포르노를 스물 여덟. 즉 작년에 처음 보았소. 순진하지 않고 성에 대해 무지 내지는 무관심한 나도 아닌데 어째서 저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를 일입니다만 아무튼 포르노라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 없더군요. 순 남성 위주라서 그런지... 내가 본 가장 섹시한 장면은 순수의 시대에서 마차안에서 장갑 벗기고 맨손 만지기 씬이었소. 그게 그해 여성들이 뽑은 영화속 섹쉬 장면 1위였다고 하더라구요. 키스도 없고 옷을 벗기지도 않고 그냥 손을 좀 에로릭하게 잡을 뿐인데 그게 어찌나 섹시하던지... 지금도 그 장면은 생생합니다.

soulkitchen 2004-03-1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검은비님. 우리 친하잖아요. 웬만하믄 지금 시작하시죠..크헐헐..저 역시 포르노를 스물다섯 무렵에 봤는데, 야하다 더럽다는 느낌보다 안쓰럽더구만요. 안쓰런 마음에 껀수만 생기면 챙겨서 보곤 했었습니다. 책에서도 조금 야시럽다 싶은 부분은 기억해 뒀다가 몇 번을 다시 펴보고 그래서 나중엔 그 책을 펼치면 그 부분이 바로 떡 펴지곤 했드랬죠. ㅎㅎ

쎈연필 2004-03-1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뽀청천을 초등 육학년 때 첨 봤는데, 드러워서 그 후론 안 봅니다. 봐도 샅께가 반응도 안 하고. 검은비님, 몹시 보고픈 걸요! 그나저나 마태우스님 글 넘 재밌습니다ㅠㅠ "좀 틀어주면 안돼요?" 이 부분에서 스무 고개 자지러졌습니다. 거듭! "검은비님, 좀 연재해주면 안돼요?"

진/우맘 2004-03-1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타닉...동감!
제게 있어 가장 섹시한 소설은 '상실의 시대'입니다. 다른 책에 실린 서문에서,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을 보고 새벽 네 시 남자친구의 기숙사 창문을 넘었다는 여자분의 팬레터가 언급된 것을 보면, 비단 저만의 일은 아닌가 봅니다. 특별히 야한 구석이 많은 것도 아닌데...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쉬 잠을 이룰 수가 없지요.
마태우스님, 무라카미 류는 안 좋아하시는지? 그의 소설에 묘사된 SM플레이는 어찌나 적나라한지....몇 권 읽고는 더 이상 못 읽겠더군요. 아직 안 보셨다면, 그리고 보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류의 소설은 제목이 청초할수록 야합니다. 반면 '69'같이 노골적인 제목은 야한 대목이 거의 없지요.^^

가을산 2004-03-1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각자 보았던 야한 책을 털어놓는 분위기네요.
제가 중학생이 되면서 어머니께서 큰맘 먹고 사신 50권짜리 두꺼운 세계 명작 소설전집 중에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게 그당시 야한 책으로 꽤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용을 읽어보니, 야한 부분도 있지만 근대적인 규범과 위선에 억눌린 귀부인이 맘 속으로 진짜 원하는 사랑을 찾는 것이 주제더군요. 아.. 약간 실망.

내친 김에 중학생때 친구에게 들은 가장 야~한 이야기. 남자와 잘 때 도대체 어떡하는거냐?
친구가 저를 비롯한 호기심에 넘치는 급우들 몇에게 큰 비밀을 알려주듯 해준 이야깁니다.
'먼저 샤워를 한다. 그담에 침대에 눕는다. 남자에게 손을 내민다. 그러면 그담은 남자가 알아서 한다.'
끝. --;;

(이 이야기를 듣고 집에와서 입싸게 엄마에게 자랑했다는... 근데 정작 엄마는 친구가 그것만 이야기했을 리 없다고 믿지 않았다는 영양가 없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2004-03-13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대 2004-03-13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남자가 알아서 한다...ㅋㅋ 정답인네요!!

sooninara 2004-03-1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대단해요~~~'
저는 중학교때 가정시간에 남녀 몸그림보고..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만날까 혼자 추리해서..진실에 도달하곤...참 놀랐습니다..그리고는 혼자만 간직하고 아무에게도 말도 못했다죠^^
우리남편이 야한걸 안좋아해서 저는 유명한 O양비디오, B양비디오도 못봤습니다...
얼마전에 남편이 회사에서 선물로 'OOO기숙사'인가하는 포르노씨디를 가져왔는데 둘이서 조금 보다 관두었습니다. 처음보는 포르노인데... 참 벗고서 똑같은짓만 계속하는데..볼것도 없드만요^^ 너무 늙어서 처음 보니 맘도 두근거리지도않고...포르노도 볼 적기가 있나봐요

▶◀소굼 2004-03-1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에 성인만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해서; 검은비님의 만화를 특별연재토록;;[가당키나한 요구일까나;;]
 

 

 

 

 

 

몇 년 전,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신장이 갑자기 나빠진 적이 있다.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의 혈중농도가 무 넘는단다. 선생님은 당장 입원을 하라고 하셨고, 난 입원결정서를 들고 원무과를 찾아갔다. 원무과에서는 당장은 방이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면 전화를 해주겠단다. 집에 가서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틀을 기다리다, 원무과로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방이 없으니 더 기다리란다. 하루를 더 기다린 후, 어머님은 결국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방만 구해 주시면 꼭 사례하겠습니다"

난 어머님이 건네주신 돈 20만원을 들고 원무과를 찾았다. 원무과장의 책상에 "저희 어머님의 작은 성의"라며 흰 봉투를 올려놓자, 과장은 독수리가 먹이를 채듯이 봉투를 숨겼다. 그리고는 말했다. "미스김, 104병동 방 하나 내줘!"
미스김: 104병동은 방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과장: 하나 있었어!
탐욕으로 얼룩진 과장이란 놈의 추악한 얼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원무과의 힘은 정말이지 막강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의대 교수가 제일인 줄 알지만, 예약과 입원, 그러니까 진료에 필수적인 두가지 권한은 몽땅 원무과가 쥐고 있다. 그 권한을 이용해 챙기는 게 많은지, 삼성병원 기획팀에서 진료예약의 기능을 다른 부서로 넘기려고 했을 때 얼마나 반발이 심했는지 모른다 (결국 실패했다).

물론 그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을 것이다. 딸린 식구도 많을테고, 여기저기 돈 쓸때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그들을 미워하는 것은 환자 보호자라는 어려운 입장을 이용해 돈을 챙긴다는 것이다. 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누구나 빨리 치료받기를 원하며, 나처럼 돈을 써서 새치기를 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마련이다. 내가 했던 새치기도 그래서 옳은 일이 아니었지만, 방이 있는데도 부수입을 위해 꼬불쳐 둔 원무과장은 몇배나 더 나쁜 놈이 아닐까 싶다. 의사 촌지는 많이 없어졌지만, S대병원 원무과에서는 아직도 돈세는 소리가 들린다. 사각-사각...(이건 칼가는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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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1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참. 할 말이 없습니다.

paviana 2004-03-1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s대학 병원장의 기사님을 잘 알구 있었습니다. 정말 병원장은 바뀌어두 기사는 안 바뀌는지라 그때는 s병원의 입원,예약 이런 것이 정말 아무일도 아닌적이 있었습니다...

마냐 2004-03-1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 살아가는데, 의사, 판검사 한둘은 알아야 편하다고 했는데...흠..더 빠른 길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