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때 전 박지성을 닮았단 말을 몇 번 들었습니다. 포루투칼전 때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땐 아는 친구가 “너 한골 넣었드라?”라며 전화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박지성은 일본 2부리그 팀인 교토 퍼플상가 소속이었고, 별반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지요. 근데 포루투칼전이 끝나고 나서 박지성은 영웅이 되었고, 사람들은 “나 박지성 닮았지?”란 제 말에 불쾌해 했습니다.
“말도 안돼. 박지성이 얼마나 귀여운데?”
월드컵 후 박지성이 네덜란드로 가고, 뒤이어 프리미어리그로 간 지금은 제가 감히 박지성을 닮았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닮았다는 말은 어느 정도 급이 비슷할 때나 할 수 있는 거니깐요 (예컨대 지단과 나훈아)
이번 월드컵 전, 같이 테니스를 치는 아주머니들이 절더러 “은하철도 999의 철이를 닮았다”고 합니다. 그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았던 저는 “철이도 눈이 작나봐요?”라고 물었습니다만, 나중에 찾아보니 철이 눈은 동그랗게 작고 저는 가늘게 작다는 점에서 많이 틀리더군요.


그로부터 사흘쯤 지난 후, 네이버에는 박지성과 은하철도의 철이가 닮았다는 말이 떠돕니다. 그제서야 전, 그 아주머니들이 보는 눈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전 철이랑 닮았고, 박지성도 철이를 닮았고. 불쾌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박지성과 전 닮았습니다.

그걸 기념하여 고속터미널 전철역 앞에 있는 박지성 사진 앞에서 한 장 찍었습니다. 그게 프랑스전을 열두시간 쯤 앞둔 시점이었는데요, 사진을 찍어준 미녀분은 그때부터 박지성이 골을 넣을 줄 예감했답니다. 사실 저만 박지성을 닮은 건 아닙니다. 늘 말하지만 눈이 작은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니까요.^^
우리가 이번에 기대한 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두명이나 있다는 거였지요. 하지만 얘길 들어보니 프랑스는 베스트 11이 전부 이탈리아나 스페인, 영국 등 소위 빅리그에서 뛰는 애들이더군요. 그럼 뭐합니까. 우리랑 1대 1로 비겼는데. 잘 키운 박지성, 열 프리미어리거 안부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