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러데이 매직에 관한 매너님의 글을 읽고 느낀 점을 씁니다. 느낀점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은 반론에 가깝습니다. 매너님과 매너님의 투표에서 2번을 누르신 분들이 불쾌하지 않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알라딘에서는 주간 서재의 달인 30명에게 5천원씩의 적립금을 주지요. 몇백원 더 싸다는 이유로 인터넷 서점 여러군데를 쇼핑하는 사람들에게 매주 5천원은 그냥 넘기지 못할 유혹일 것입니다. 필요한 정보를 자기 서재에 챙겨넣고자 하는 의도로 글을 퍼오는 분들도 계시지만, 5천원을 타기 위해 그렇게 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분들에 대해 말하기 전에, 저는 먼저 제 경우를 말하고 싶습니다.
서재에 이름이 알려진 이후, 전 30위 안에 뻔질나게 드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아무리 자칭 재벌 2세라 해도 5천원을 타는 건 기분좋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서재질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하여간, 저보다 훨씬 더 많은 글을 쓰고, 더 많은 리뷰를 쓰시는 분들이 알라딘에는 상당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글의 숫자만 비교한다면 제 순위는 이번주에 기록했던 30위가 아니라, 저 아래, 한 200위쯤 가 있어야 옳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주는 물론, 지난주에도, 지지난주에도 5천원을 탔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제게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알라디너 분들의 추천과 댓글이 그 비결입니다.
제 글 중에는 스스로 추천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한 글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아닌 게 훨씬 더 많지요. 그럼에도 제 글에는 추천이 꼭 따라붙는데, 5월달 잡담란에 오른 글 9편만 계산해 봐도 무려 41개, 한편당 4.5개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댓글은? 제가 단 것도 있긴 하지만 무려 225개의 댓글이 달렸으니, 한편당 25개에 달합니다. 이 추천과 댓글들은 고스란히 서재지수에 반영되어 나의 30위에 공헌했을 것입니다. 제 경우가 좀 심하다는 것뿐이지, 알라딘 서재계에 속하는 다른 분들도 상당수의 추천과 댓글을 받습니다. 다르게 말한다면 ‘우리’는 우리끼리 강력한 인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띄워줍니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서재계에 속하지 않는 다른 분들은 추천과 댓글 없이 오직 혼자의 힘으로 30위에 진입해야 합니다. 맨땅에 헤딩하기란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죠. 리뷰는 책을 읽어야 하니 당장 만만한 게 페이퍼입니다. 페이퍼를 퍼와서라도 5천원을 타고픈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남의 글을 퍼와서 점수를 올리는 게 정당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그분들의 눈에는 우리의 단합이 부당하게 보이지는 않을까요. 허접한 제 리뷰가 13개의 추천을 받는 걸 보면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전 궁금합니다.
페이퍼를 퍼오는 걸 노력 없이 점수를 올리려는 행위로 단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대가를 치루는 행위입니다. 알라디너 분들은 퍼온 글에 무척이나 냉담하십니다. 안그래도 즐겨찾는 서재가 100개 이상씩 되는데, 페이퍼를 수없이 퍼오는 분들은 즐찾에서 삭제될 수밖에 없고, 그건 다른 사람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다는 걸 의미하겠지요. 그분들의 서재는 그래서 방문객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5천원보다 즐찾 숫자로 대변되는 알라디너들의 사랑이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서재계를 포기하고 5천원을 챙기겠다는 분들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되지 않을까요. 서재계에 속하는 ‘우리’에게도 5천원은 필요하지만, 그 5천원이 지급되지 않을 때도 즐겁게 서재질을 한 것처럼, ‘우리’는 5천원보다 알라디너들의 사랑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이건 전혀 관계없는 얘기입니다만, 우연히 서재를 뒤지다 달밤님의 글을 봤습니다. <달콤한 인생>의 감상문이었는데, 어찌나 잘 쓰셨는지 당장에 즐찾을 했고, 이후부터 그분의 글은 빠짐없이 읽고 있습니다. 넓고 넓은 알라딘에는 이런 분들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요. 우리가 단합해서 서로를 사랑해 주는 건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게 서재계 밖에 계신 분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빚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횡설수설에 중구난방에 중언부언을 했군요. 이걸 쓰고나면 제 글에 달리는 추천 수가 확 줄어들까봐 걱정이 됩니다만, 서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일에 침묵하고 있자니 영 불편해서, 몇자 적었습니다. 저를 사랑해 주시는 님들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