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 2일(수), 학장님과 회식

마신 양: 소주 한병 반?

좋았던 점: 내가 돈을 안냈다

나빴던 점: 술김에 교학과 여직원 분에게 “누나!”라고 했다. 그래도 학장님한테 “형”이라고 안한 게 다행.


뭐가 문제였을까. 아침에 카스타드 케잌 3개를 먹고, 점심은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었다. 그런데 약속시간인 6시가 되었을 때 배가 하나도 안고팠다. 때가 되면 배가 고픈 게 내 평소 모습인데, 뭔가 이상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


삼겹살은 맛있었다. 입에 착착 감길만큼. 평소같으면 3인분은 혼자 먹겠지만, 먹을수록 배가 아파오는 바람에 2인분밖에 못먹은 것 같다. 아픈 와중에 술까지 마신 탓인지, 기차역으로 가는데 설사기가 느껴졌다. 기차역까지 걸어가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보이는 건물로 잠입했다. 그리 좋지 않은 화장실이었고, 방이 딱 한칸밖에 없었지만, 그런 걸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 화장실에서 난 네가지의 고초를 겪었다.


-문 잠그는 게 없었다; 줄이 하나 매달려 있어서, 일을 보는 와중에 그 줄만 잡고 있었다.

-수압이 약했다; 먼저 일을 본 사람의 흔적이 커다랗게 남아 있었다. 물을 두 번 더 내려 봤지만 그놈은 완강히 버텼다. 사정이 워낙 급해 할 수 없이 무시하고 일을 봤다.

-평소 휴지는 꼭 챙겨갖고 다니는데, 그날따라 휴지가 별로 없었다. 화장실에 두루마리 휴지가 있어서 쾌재를 불렀는데, 집으려다 그만 휴지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흥건히 물이 고여있는 바닥에. 할 수 없이 나는 몇장 안남은 크리넥스 티슈로 해결을 했다. 설사엔 좀 많이 필요한 법인데...

-어떤 사람이 노크를 했다; 난 밖에 누가 있으면 굉장히 신경을 쓴다. 내가 내는 소리를 다른 이가 듣는다는 게 부끄러워서. 하지만 워낙 급했던 탓에, “쏴아--” 소리를 내며 일을 봤다. 물을 내렸더니 내 건 내려갔는데 먼젓번에 있던 건 안내려간다. 이효리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문을 열고 도망치려 했는데, 다행히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집에 가서 병든 닭처럼 끙끙 앓았다. 열도 나고, 설사를 세 번이나 하느라 잠을 설쳤다. 새벽 3시인가, 타이레놀 두알을 먹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오늘 아침은 당연히 안먹었지만, 점심은 먹어볼까 하는 중. 낮에 회의가 있어서 볶음밥을 주는데, 어찌 안먹을 수가 있겠는가. 설사야,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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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3-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전에 읽지말란 경고를 무시하고 제가 여길 왜 들어왔을까요? ^^;;;
여하간 빨리 나으셔서 먹게 되는 볶음밥만은 설사로 흘려보내지 마시길 빌어드리지요..ㅎㅎ

울보 2005-03-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겠네요...

chika 2005-03-0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전에.... 밥맛을 떨어뜨리기에는 제가 지금 넘 배고파요~!
아픈거 빨리 나으셔서 3인분을 꺼뜬히 해치우시길 바래요오~

비로그인 2005-03-0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타이레놀을 너무 과용하는 거 아니세요? 대부분의 약은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일텐데..쾌차하십쇼..

2005-03-03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부리 2005-03-0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님/웬만하면 과용 안하려고 하는데, 그게 참 좋은 약이더군요...
치카님/볶음밥 먹고나서 속이 다시 안좋아졌습니다. 오늘 저녁은 굶을 생각입니다
울보님/그렇다고 울지 마세요....^^
날개님/죄송합니다....사실 경고문을 붙이면 더 보고 싶지요...

maverick 2005-03-03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 는 마태님의 세컨드 캐릭터인가요? ^^;

ceylontea 2005-03-03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래서 지금은 어떠신가요??
커스터드 케익 3개라니요.. 식사 잘 챙겨드세요.

마태우스 2005-03-03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버릭님/호호, 부리와 저는 아주 밀접한 관계랍니다. 지킬과 하이드라고 할까^^
실론티님/저녁 굶기로 했습니다. 이 기회에 다이어트 하겠습니다.

2005-03-03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5-03-04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값을 지불하셔서 속병이 재발하셨겠어요. ㅜㅜ

책읽어주는홍퀸 2005-03-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일부러 보라고 경고문을 쓴거 다 알아요!!! 네? 고걸 노렸다구요? 참 잘 하셨어요!!ㅋㅋ 근데 정말 힘드셨겠어요..그 힘듦이 온몸으로 느껴져서 갑자기 고소미가 먹고싶어져요..고소미과자 정말 맛있는데..죄송해요..근데 사실 저두 저런경우가 종종 있어서요..정말 휴지는 꼭꼭 챙겨야겠더라구요..근데 꼭 어쩌다 휴지없는날 꼭 저런일이..아,지금은 속이 좀 편안하세요? 저녁 다이어트는 성공하셨구여?? 사실 저두 어제,그제 죽다살아났는데..근데 정말 마태님이나 저처럼 먹는거에 목숨거는사람들은 항상 먹을때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어야하는데..사실 그게 어려운일이지요,,,늘 먹는거앞에서는 승질이 급해져서리 허겁지겁먹다보니 아무래도 속이 탈이나는경우가 많은거겠지요..암튼 앞으로 저런일이 없으란법은 없겠으니 탈이 나더라도 꼭! 휴지가 넉넉한날에 화장실 상태 또한 좋은곳을 만날수있길 바람돠!^^

a 2005-03-0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욕을 돋구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제 사 온 시장표 도넛 안에 든 연두색 크림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