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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엮음 / 재단법인 아름다운 봉하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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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갤에서 화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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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오프 더 레코드 - 여자들끼리만 공유하는 연애의 모든 것
박진진 지음 / 애플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과거에 끝이 분명하지 않은 연애를 했던 적이 있다. 워낙 애매하게 끝나서 상처도 없을 줄 알았더니 웬걸. 나는 실연의 터널을 지나면서 지옥도를 보았다. 온갖 끔찍하고 더럽고 무섭고 절망적인 것들이 거기에 다 있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거창한 방황의 시기를 거치고 나니 나는 어느새 좀 다른 모양새를 한 인간이 되어있었던 모양이다.

친구에게서 빌려읽은 이 책은 실연을 기점으로 나도모르게 재구성되어버린 내 인격이 과거에는 어떠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결국 직접 구매해서 한번 더 읽었다).

나는 내가 항상 옳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가치기준을 철저하게 내면화한 인간이었다. 여자는 어때야 하고 남자는 이럴때 이렇게 해줘야 하고 따위의 개념들을 추호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었다. 더 무서운 건 내가 그런걸 믿고있었다는 자각조차 없었다는 사실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것처럼, 어렸을때부터 학습받았던 '이상적인 남녀의 관계' 에 세뇌당한채 한발짜국도 더 내딛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나는 생각한다. 내가 얼마나 연애하기에 피곤한 인간이었고 얼마나 이상한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자신의 연애관이 얼마나 안일했는가를. 내 힘으로 내 머리로 쥐가나도록 생각을 거듭한 끝에 습득한 가치관이나 결론이 아닌, 반복적으로 주워듣긴 했지만 뭐가뭔지도 모르겠는 것들을 가치관으로 삼아, 연애를 날로 먹으려 했었다. 어째서 내 연애가 그런 식으로 끝날수밖에 없었는가의 답을 나는 이 책에서 찾았다. 이제야 간신히 납득하게 된 것이다. '내 연애는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구나'

결혼만 현실인 게 아니라 연애도 현실이다. 때론 전쟁이 되기도 하고 더 가끔은 무차별 학살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공부 없이는, 노력 없이는, 자신부터 바로 서고자 하는 각오 없이는 연애를 제대로 하겠다는 결심도 버리는게 좋다. 연애를 하고 있는 자신을 굳이 배틀필드 위의 전사마냥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연애라는 게 경우에 따라서는 입사생활에 버금가는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각오하는 편이 좋다. 연애가 수렁에 빠지고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을때, 정신이 나가버릴것같은 감정의 소모만 계속될 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의지와 실천이지만 수렁 안에서 그게 어디 가능이나 한가.

이 책은 그 수렁 위에서 빼꼼이 고개를 내미는 선의의 '지나가는 사람' 과 같다. 수렁의 밖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해준 다음, 동앗줄을 던지며 대처 메뉴얼을 줄줄이 읊어준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은 바대로 모질고 독하게 실천한다면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고 아니라면 그 '지나가는 사람' 은 자기 갈 길을 가버릴 것이다. 그는 내 친구도 가족도 아니므로 내가 책을 던져버리는데야 더이상 충고를 해 줄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연애문제에 있어서 모범생과 저능아를 섞어논것같았던 당시의 나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이 책을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싶지도 않다. 나는 다시 연애를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무모한 연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지침대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면 다시 연애를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연애를 통해 정신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간접적으로 깨우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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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5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 2008-06-1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직접 방문해주셔서 매우 영광입니다. 금방 나온 책에 리뷰를 쓰면 이렇게 작가님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하는군요.

빈말 아니고 정말로 작가님의 책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겸손의 말씀에 저 역시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앞으로도 연애에 관련한 책들 많이 내주시기 바랍니다.

플라시보 2008-06-26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눅알하이님. 리뷰 감사하는 뜻에서요. 책 한권 선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성함과 전화번호, 주소. 그리고 읽고싶은 책 한권 선정해주시면 보내드릴께요. 리뷰 너무 감사했었습니다. 금방 나온 책에 리뷰를 달면 작가분들이 다 댓글 달아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아무튼 달아드리겠습니다. 나중에 되어서라도요. 왜냐면 제가 작가들이 코멘트나 댓글 이런게 너무 신기하고 목말라했거든요. 호호. 그래서 '얜 뭐냐?'이런 소릴 듣더라도 해보고 싶었어요. ㅎㅎㅎ 얼른 주소랑 책 제목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