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년생이라 양띠인 줄 알았던 나, “매에...” 하고 양 울음소리를 내면서 살곤 했다. 하지만 스무살이 지난 어느날, 띠는 음력으로 하는 거라는 사실을 알아버린다. 음력으로 난 66년 12월 25일생, 졸지에 말띠가 되어 버렸다. 이왕 그리 된 것, 난 말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고, 그때부턴 “히히힝!” 하고 울었다. 싸인을 할 때 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사실은 말에 대한 내 사랑을 표현한 것.
대부분이 말띠인 친구들에 의하면 66년생 말띠가 ‘백말띠’란다. 24년만에 한번씩 백말띠라는 게 오는데, 우리가 그 띠라는 거다. 백말에 대한 선호는 누구나 있는 법, 난 갑자기 내 띠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장성한 78년생들이 자신들이야말로 백말띠고, 우리는 흑말띠라고 우기는 거다. 침을 튀기며 싸우다 말았는데, 54년생들에게 물으니까 자기들이 백말띠니 78년생이 백말띠가 맞단다. 원 세상에, 이런 어거지가 있담.
네이버를 찾아보니 어떤 분이 이렇게 말한다.
“1990년은 말띠 해이며, 흰색의 말 즉,백말띠 해입니다”
백말띠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고 하는데, 1990년에 중절수술을 많이 한 것도 그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난 백말이 아니란 말인가? 그의 글을 좀더 인용한다.
[1990년 경오년은 백말,
2002년 임오년은 흑말,
2014년 갑오년은 청말,
2026년 병오년은 적토말,
2038년 무오년은 황말이 되는 것입니다..]
으음, 그렇다면 난 백말이 아니라 적토말이다. 흑말보다야 낫지만, 백말이 더 좋은데...
포기하려 했지만, <한국 현대사산책>을 읽다보니 이런 구절이 있다.
[66년은 출산률이 낮은 해였는데, 그건 66년은 말띠 해 중에서도 60년에 한번씩 찾아온다는 백말띠 해로 이 해에 태어난 여자는 불행하다는 미신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라, 66년이 진정한 백말띠인 것이다. 이게 반드시 맞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난 그냥 믿으련다. 다시 백말이 된 나, 방구석에서 이렇게 포효해 본다.
“히히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