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라빛우주님의 말이다.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야 하는데, 대한민국에선 종종 부끄럽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만큼]

이명박이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했단다. 발언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기독교 사람들은 참 하느님을 들먹이길 좋아하는 것 같다. 전쟁광이라 하느님과 별로 친할 것 같지 않은 부시도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하느님을 우려먹지 않는가. 지난 대선 때 부시가 한 말이다.
"저는 하느님이 제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고 믿습니다"
하느님이 정말 그러길 바란 걸까. 전쟁으로 얼룩진 지구를? 설마.... 마찬가지로 하느님이 교통대란으로 얼룩진 서울을 기쁘게 받아줄 것 같지 않은데?

내가 기독교도였다면 부시같은 전쟁광이 같은 종교를 믿는다는 게 매우 수치스러웠을 거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독교의 주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올해 3.1절날 광화문에 모인 10만여명의 기독교도들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찬양하기 바빴으니까. 도대체 그들은 왜 그러는 걸까. 놀랍게도 그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유권자들 다수를 바보로 만들어 부자의 후보에게 투표하게끔 만드는 일은 훨씬 힘든 일이지만, 그들은 그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언론이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그것을 계속 떠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부자들은 보수주의자, 우익, 기독교 연맹류의 단체 같은 핵심 부대를 그들의 보병으로 복무하도록 만들었다...부자들은 독실한 기독교도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이상한 결합이 될 수밖에 없다(<이봐, 내 나랄 돌려줘> 210쪽)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기독교 역시 철저하게 한줌도 안되는 극우세력의 이익에 복무한다. 그들에게 북한은 적이며, 노무현은 빨갱이다 (도대체 노무현이 좌파적 정책을 편 게 뭐가 있을까?) 그 댓가로 그들은 천당이 아닌 현실에서 으리으리한 궁전을 세웠고,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대형교회 얘기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은 그 거대한 교회를 자기 아들에게 바친다. 순복음이 그랬고, 충현, 광림이 그랬다.

물론 이건 규모가 큰 일부 교회의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잘못을 뻔히 보면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일부라고 해도 대형교회들이 기독교의 이미지를 온통 다 흐리고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부시의 이라크 학살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을 때, 난 기독교 단체에서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말을 아직까지 들은 적이 없다.

어두운 밤 옥상에 올라가면 교회의 십자가가 무수히 보인다. 요즘에는 그걸 보면 숨이 막힌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렌초의시종 2004-07-0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서 저도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르시다니. 교회는 지속적인 이윤 확대를 목적으로하는 매각, 상속이 자유로운 개인 재산이요 개인 기업이에요~ 모르셨구나...... 그게 어디 순복음, 충현, 광림만의 문제겠어요......

연우주 2004-07-0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창피하군요. 기독교가 왜 저렇게 되었을까요.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를 위해 오셨는데. 부시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요.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그는 무엇을 믿는 걸까요...
창피하고 수치스럽고 가슴이 아픕니다.
교회 십자가, 참 많지요... 저도 가끔. 놀랄 때가 있어요.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바, 한국의 1/4이 교회를 다닌다고 하잖아요...

그래도 교회 중에 보수 집단만 있는 건 아니예요. 제 주위엔 좌파를 표방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어요. 또한 개방적인 기독교인들도요. 또 명동에 있는 향린 교회 같은 경우 일요일 오후 파병철회 일인 시위나 파병철회 서명운동을 하고 있어요.

보수집단이 90%이긴 하지만 찾아보면 10%의 진보성향을 띠는 교회들도 있답니다. 마태우스님! 아직 절망을 이야기하지 마세요..흐흐흑. 가슴 아파집니다.

연우주 2004-07-0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 말씀이 제 가슴을 더 후비파는군요. 이윤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 기업. 그게 일반 사람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겠지요? 휴. 제가 다 심란하군요.

부리 2004-07-0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전 부리에요!!!
로렌초의시종님/그, 그래도...다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은 하거든요. 우주님 말씀처럼 아직은..희망을 버리지 말아야지 싶어요.

로렌초의시종 2004-07-0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놓고 나니 제 말이 좀 과한 듯 싶기는 하네요...... 물론 저도 개혁적이고, 깨어 있는 목사님과 성도들이 있는 교회를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막무가내로 기독교를 미워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저도 나름대로 항상 알아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 신을 모독하는 자들의 목소리가 너무도 우렁차서...... 그래서 안 지울래요. 저 코맨트.

하얀마녀 2004-07-0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저도 크리스척이지만 정말 할 말이 없어질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superfrog 2004-07-06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윤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건 비단 교회만이 아니죠.. 신도들도 자기가 몸담은 교회의 덩치가 커지고 권력을 가지길 누구보다 더 바라는 게 현실 아닐까요.. 목사는 그런 심리를 더 부추기죠. 이름 있는 교회를 다닌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려는..

메시지 2004-07-07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회가 하나님의 것이 아니고 어떤 사람의 것이 되어버린 이상 전 교회에 안 다니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물론 안나간지 꽤 됐어요.다녔던 교회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정감어린 조그만 교회에 목사님도 참 인간적이셨죠.) 하나님을 믿는 것과 종교가 기독교라는 것은 전혀 다른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모인 집단자체에 대해서 당분간 혐오하기로 했습니다.

작은위로 2004-07-0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모태신앙자이거든요?
...여전히 꾸준히 교회를 다니시는 엄마에겐 죄송하지만.. 이제 교회라면 질렸다랄까요?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서요. 교회란 이름아래 모인 집단들이 보이는 이기주의에 너무 많이 상처입어서요. 저도 당분간은, 아니 어쩌면 오래도록 혐오할지도...모르겠어요.

stella.K 2004-07-0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며칠 우울하네요.
저 역시 기독교인입니다. 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전 제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도 그렇다고 수치스럽지도 않습니다.
아니, 사실은 저 우주님만큼이나 우울하고, 아니 어쩌면 우주님 보다 더 슬프고 우울합니다(물론 우주님 마음 다 헤아리긴 어려울테지만 감히).
마태님이 보시는 기독교 또 그 밖에 여러 많은 분들이 보시는 기독교를 저 역시 보고 체험해 온 터라 반박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것이 기독교의 모든 모습이라고 생각하시진 않으시겠지요. 물론 교회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래 전, 한국에 철학이 있느냐를 논했던 것처럼, 한국에 기독교 세계관이 정립이 되었느냐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신자가 예수를 믿어도, 타종교에서 기독교로 개종을 해도, 그 신앙의 대상만 바뀌었다 뿐이지 기복은 똑같습니다. 결국 신앙을 기복과 일치시키고 거기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는데 그 부작용과 폐해의 쓴잔을 지금도 마시고 있는 거겠죠.
10만 성도들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기도했다면 또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물론 그것이 옳건 그르던지간에. 하지만 저 역시도 잘못된 집단 심리는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교회가 옳은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왜 교회를 다니는 것일까요? 물론 그들 중엔 복 받겠다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주일 날 예배 안드리면 찝찝해서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그 허다한 많은 이기주의의 물결이 범람하는 곳임을 알면서도 다니는 소수의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들이 순교라도 할 양으로 다닐까요? 아니죠. 교회의 바른 인식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겠죠.
저 역시도 교회를 혐오했던 사람이었지만, 요즘들어 그 속을 버텨내길 차라리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사람을 간간히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치유중에 있다고나 할까요? 너무 작은 일이라 언론이 관심도 갔지 않지만, 예수님 뜻대로 살아보려고 아둥바둥 거리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언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나라처럼 언론을 혐오하면서도 신봉하는 국민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누가 뭔가를 이슈화하면 금방 양단으로 갈려서 목소리를 높이고 또 그것을 언론을 이용해 먹고...

오래 전에 본 <트루먼 쇼>가 생각나네요. 그 영화의 압권은 역시 짐 캐리가 갖혔던 자기 세계를 찢고 나오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그럴 법한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겠죠.
마태님이 보셨다던 그 숨막히는 십자가. 저도 봅니다. 그러나 밖에서도 답답한데 그 안은 어떨까요? 차라리 모르면 모르겠는데, 알면서 그 속에 있는 사람은...그 사람을 조금만 생각해 주세요. 그렇다면 교회를 좀 더 너그럽게 보고 답답했던 마음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쓴 건 많은데 쓰고도 잘 썼다는 느낌이 안 드네요. 용서하십시오.




연우주 2004-07-07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현주 목사님을 아시는군요. 반가운 김에 그냥 한 마디 적습니다...

마립간 2004-07-07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독교의 본질적 바탕에 권위가 있습니다. 권위는 신에 근거합니다. 이것은 우익(및 보수)에 가까운 면이 있고 그리고 왜곡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는 다원주의가 아닙니다. 기복신앙이나 서구(미국) 중심주의는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권위에 관한 숙고가 쉽지 않군요.

가을산 2004-07-0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위의 마립간님 코멘트, 마립간님 말씀 중 가장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기독교적인 사고의 바탕에는 신의 권위와 선택받았다는 선민의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