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발단
난 리뷰를 잘 못쓴다. 나라고 이주의 마이리뷰에 선정되어 5만원을 타는 걸 왜 바라지 않겠냐만은, 실력이 안되는데 어쩌겠는가. 그래도 매주 화요일마다 이주의 마이리뷰에 혹시 내이름이 있는지 확인을 했고, 늘 고개를 떨군 채 인터넷을 종료했다. 당선이 된 작품들은 대개가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평소처럼 "이건 음모야!"라고 우길 수가 없었다. 대신, 알라딘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 한번 당첨이 된 적이 있었기에, "한번 준 사람은 안주나보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서재활동을 했다. 하지만 그게 벌써 일년이 다되어 가다보니, 알라딘 측에서도 그 사실을 까먹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당첨자들 중 몇몇은 전에도 한번 이름을 본 적이 있는 사람 같다. 갑자기 나도 한번 상받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2. 전개
평소 난 마이리뷰 잘쓰는 걸 포기하고 있었다. 어차피 잘 못쓰는 거니, 일부러 더 못씀으로써 "원래는 잘쓸 거야"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내 콘셉이었다. 그래서 난 책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만 집요하게 파들어가 리뷰를 썼고, 거기 상응하는 야유를 받았다. 진우맘님이 날 위로하려고 했던 말이다. "마태님의 막가파 리뷰가 인기를 얻고 있던걸요?" 그렇다. 내 리뷰는 막가파식이다. 곁가지만 물고 늘어지는 그런 리뷰... 하지만 상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막가파식 리뷰를 자제하고, 단골로 상을 타는 카이레님과 마냐님의 리뷰를 찬찬히 훑어봤다. 그래서 나온 리뷰가 바로 <사다리 걷어차기>에 관한 리뷰다. 잘나가는 책을 선정한 것도 좋았고, 구성도 훌륭했다. 사적인 얘기로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그 책의 연관성을 논한 뒤 책 내용을 조금 언급하다가 결론을 짓는, 신춘문예 당선을 노리고 쓰는 시스템. 이 리뷰를 쓴 날 어찌나 뿌듯했는지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3. 절정
반응은 뜨거웠다. 리뷰가 올라가고 나자마자 추천이 쇄도하더니, 하루가 지났을 무렵에는 무려 10명이 추천을 했다. 최근 2주간의 추천 순위에서 공동 1위다. 오프라인에서 만난 알라디너 한분에게 압력을 넣었다. "아이 씨 한명만 더 추천을 해주면 단독 1윈데.... 아이 참.... 그렇다고 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고..."
그 전략이 주효했는지 그가 집에 도착했을 시간에 추천이 한 개 더 늘어 있다. 단독 1위, 음하하하. 추천순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의 눈은 다 비슷한 법, 당선을 확신한 나는 알라디너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선 기념 이벤트를 하겠다"며 기염을 토했고, 주위 사람에게 책 한권을 사주기로 했다 (물론 둘다 술김에 한 소리고, 술이 깬 뒤 후회했다. 내가 원하는 건 5만원이지 명예가 아니잖아???)
그 리뷰를 쓰고나서 즐겨찾기 숫자가 무려 8명이 늘었다. 이걸 봐서는 알라딘에서 뜨기 위해서는 역시 좋은 리뷰를 써야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거기다 당선까지 된다면... 시험을 잘본 아이가 성적표를 기다리는 것처럼, 난 월요일 오후만 손꼽아 기다렸다.
4. 결말
"내 이름좀 찾아봐요"
"없는데요?"
"아니, 마태우스를 찾아야죠!"
퇴근길 기차에서 난 심복에게 전화를 걸어 결과를 확인했다. 그런데 없단다.
"선인장하고, 메이라는 사람하고... 마태우스는 없는데요?"
단지 못찾는 거라고 생각한 나는 내 컴퓨터에서 그걸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다. 이번에도 망했다. 이번의 실패로 난 향후 2년간 가망이 없다 (2년은 구체적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갑자기 튀어나온 숫자다. 그러니 3년이 될 수도, 4년이 될 수도 있다)
이달의 마이리뷰에 바람구두님이 선정되셨다. 축하할 일이고, 리뷰를 예술로 승화시킨 분이니 받는 게 당연하다. 혹시 그런 리뷰를 쓰는 사람과 난 유전적으로 다른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리뷰로 인한 상과는 거리가 먼 게 아니겠는가. 역시 내가 의지할 곳은 서재활동을 열심히 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5천원권,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5천원이 적립되었다. 7주 연속이니 3만5천원, 느릿느릿 걸어도 소걸음이라고, 세 번만 더타면 이주의 마이리뷰를 빛낸 다른 사람들이 부럽지 않다. 이달의 마이리뷰로 10만원을 드신 바람구두님이 부럽지 않으려면 앞으로 13주간 서재활동을 열심히 하면 된다. 남들은 가끔씩 큰 발걸음을 내딛지만, 난 하루에 조금씩 전진하는 개미다. 개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