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명령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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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

 

강풀의 만화 <26>의 표지에는 이런 말이 써있다.

 

1980년 5월 18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면이 책에도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이다.

 

1979년 12월 12그날부터 지금까지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다이 책은 그날즉 전두환의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날 이후 벌어지는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친한 친구같은 육사를 졸업하고 나란히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자며 맹세하고 사이좋게 지내던 두 사람한태형과 장재원이 신군부의 등장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한 명은 줄을 잘 잡아 승승장구하며 승리자가 되고한 명은 패배자가 되어 미국으로 쫓겨간다.

 

옷을 벗고 이 땅을 떠나라전 장군의 특별배려다미국행 비행기 표는 구해놨어그건 내 마지막 우정이고. (67)

 

한태형에게 장재원이 매몰차게 한 말이다.

 

대한민국 특전사 팀장 한태형 대위와 그의 육사 동기 장재원.

그들 두 사람중 한태형은 신군부 쿠데타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쫓겨가 밑바닥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반면 장재원은 실세 보좌관이 되어 승승장구 출세가도를 달린다.

 

전두환을 죽여라

 

그리고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한태형은 전두환을 암살하려는 측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되어장재원의 추적을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지게 된다.

전두환을 죽이려는 측과 어떻게 연결이 되어 전두환을 징치하려던 한태형은 그래서 북한측과도 연결이 된다북한측과 손을 잡고 전두환을 죽여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암살을 막기 위해 애를 쓰는 장재원과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다가 반전이 일어나게 되는데그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인 <마지막 명령>이다.

 

전두환을 죽이지 말고 법정에 세워라

 

일시 귀국한 한태형은 전에 모시던 상관을 만나게 된다그 역시 신군부 세력에 밀려 군에서 쫒겨나고 실의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그는 한태형의 근황을 듣더니 뜻밖의 명령을 내린다.

 

전두환을 대한민국 법정에 세워라그게 정당한 응징이다방법은 귀관의 재량에 일임하겠다! (252)

 

그렇게 되자 이번에는 전두환을 죽이려는 작전을 펼치는 북한 측에 대응해서 암살을 막아야 하는 일을 하게 된다. 전두환을 살려놓아야만 법정에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이 책은?

 

그렇게 진행되는 역사의 진행.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이 책의 에필로그는 이렇다.

 

북한의 테러는 계속되었고끝내 미안마 아웅산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민주화 항쟁은 계속되었고정권이 바뀌면서 전두환은 청문회에 소환되고, 1212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319)

 

그렇게 역사는 계속된다그래서 그 역사를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소설이면서그렇게 역사를 진행되게 만든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그들이 있어전두환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그걸 보여준 것이 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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