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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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많은 책들 중에 심리학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의 마음과 나아가 인간관계까지 알고 싶은 욕구나 자신을 알고 싶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읽습니다. 다른 이유로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말에 위로받고 싶기 때문에 읽기도 합니다.
이번 책의 경우는 후자의 경우가 더 큰 듯합니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인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일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자신에 대해 나는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나자신에 대해서 조차 이런 수준인데,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첫 단락마다 상담받은 사람들의 임상사례 내용이 있고, 그 내용 관련하여 뒷얘기를 뇌과학으로 더 심오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도 좋았지만 곳곳의 문장에 마음이 위로받는 듯 했습니다.
“노력하되, 애쓰지는 말아요.인지하되, 의식하지 말아요”
“편안하게 사세요, 괜찮아요”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듣고 싶었던 말들을 책을 통해 듣는 듯했습니다.
내 삶에 커다란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내용들을 접하면서 그 글들에 대한 나의 심리적반응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어려운 심리학 용어를 나열하면서 지식을 알려주는 책을 읽으며 아는 것을 늘려가는 시간도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이렇게 위로해주는 말들을 느끼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똑같은 심리적 이론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저자마다, 전문가들마다 풀어나가는 방식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과거를 돌아볼 때, 내가 왜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반응을 보이고, 힘들어했을까를 지금 되돌아보면 너무 안타깝기도 합니다. 지금 다시 그 상황이 되면 잘 대응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그렇게 아파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제목처럼 그때는 나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겠죠
높고 낮음을 반복하는 자존감의 덫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조각난 마음을 토닥여주는 문장들이 좋았습니다.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많이 위로받았습니다. 이런 심리 이야기를 다뤄주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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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권하는 사회 -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ㅣ 자기탐구 인문학 3
브레네 브라운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나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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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잘못이나 죄를 인식한 인간이 경험하는 정서는 죄책감과 수치심, 두 가지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후회하고 자책합니다. 죄책감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비해 수치심은 잘못을 인정하는 경향을 낮추고 부도덕한 행동을 할 가능성을 더 높입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강하게 질책 받으면 행동에 대해서만 수치심을 느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들 가운데 수치심을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정서’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수치심은 단순히 행동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해 수치스럽게 느끼도록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어딘가에 속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모든 사람의 본능적인 욕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수치심은 이 욕구의 충족을 방해합니다.
 수치심은 타인과의 단절, 무리에 소속되지 못하게 만드는 두려움에서 시작되는 동시에 그러한 두려움을 유발하니까요. 안타깝게도 수치심에서 완전히 벗어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수치심 회복 탄력성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수치심을 증가시키는 문화적 요인 및 개인적 상황에서 수치심 회복 탄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으로 '수치심 촉발제 파악하기, 비판적 인식 실천하기, 손 내밀기, 수치심 말하기'를 제안합니다.
그 회복탄력성의 뿌리는 연민과 공감이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공감이야말로 수치심의 반대라고 강조합니다. 수치심이 대중매체를 위시한 현대 주류 문화가 반복적으로 조장하는 사회문화적 질병이라면, 이 유행병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감, 연민, 용기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그 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정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 안에 도사린 수치심의 정체를 스스로 알아내는 것, 한발 물러서서 시야를 확장하는 것, 다른 이에게 손을 내밀고 내 안의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 것,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등입니다. 
 수치심이 개인의 정서 건강에 있어 중요한 문제이며,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저자의 견해에는 동의합니다. 개인적인 문제로만 둘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부분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마주보고 들여다보기 어려운 감정인듯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수치심이 진심 어린 관계 안에서 '나다운 나'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매개체가 되어주겠죠 이제 더이상은 이 감정을 외면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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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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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머릿말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세계의 관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가늠할 13개의 문제를 냅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대부분의 세계인들이 틀린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특히 무작위로 선택한 것보다 낮은 비율로 틀리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사실은 곧 사람들은 세상을 체계적으로 왜곡해서 보고 있다는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사람들의 오답 비율이 쏠리는데 그 이유를 저자는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는 본능에 기인했다고 판단합니다. 그 본능이 체계적인 왜곡을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 책은 현재 인간이 머릿속 세상과 사실 세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면서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체계적 오류를 10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합니다.

1. 간극 본능 - '세상은 둘로 나뉜다'는 오해
→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다수를 보라.
· 평균 비교를 조심하라 - 분산을 살펴본다면 겹치는 부분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면 둘 사이의 간극 따위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 극단 비교를 조심하라 - 국가로 보나, 사람으로 보나 어느 집단이든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이 어느 정도는 있게 마련이다. 아울러 그 차이가 심각하게 불공평할 때도 더러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도 사람들이 흔히 간극이 존재하려니 생각하는 중간층에 사실은 다수의 사람이 존재한다.
·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 - 위에서 내려다보면 시야가 왜곡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모든 게 다 똑같이 작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2. 부정 본능 - '세계는 점점 나빠진다'는 오해(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
→ 부정 본능을 억제하려면 나쁜 소식을 예상하라.
· 나아지지만 나쁘다 - 현 수준(예: 나쁘다)과 변화의 방향(예: 좋아진다)을 구별하는 연습을 하라. 상황은 나아지는 동시에 나쁠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가져라.
·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안 된다 - 좋은 소식은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그래서 뉴스는 거의 항상 나쁜 소식이다. 나쁜 소식을 볼 때면, 같은 정도의 긍정적 소식이었다면 뉴스에 나왔을지 생각해보라.
· 점진적 개선은 뉴스가 안 된다 -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중에 주기적으로 작은 문제가 나타난다면, 전반적 개선보다 그 문제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
· 뉴스에 많이 나온다고 해서 고통이 더 큰 것은 아니다 -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 장밋빛 과거를 조심하라 - 사람들은 유년의 경험을, 국가는 자국 역사를 곧잘 미화한다.

3. 직선 본능 - 도표의 선이 계속 직선으로 뻗어 나갈 거라는 오해
→ 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직선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 많은 추세가 직선보다는 S자 곡선이나 미끄럼틀 곡선, 낙타 혹 곡선, 2배 증가 곡선으로 진행된다. 생후 6개월까지의 성장 속도를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는 아이는 없으며, 그러리라 예상하는 부모도 없다.
4. 공포 본능 -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에 주목
→ 공포 본능을 억제하려면 위험성을 계산하라.
· 무서운 세계 : 공포 대 현실 - 세계는 실제보다 더 무서워 보인다. 우리는 주목 필터나 언론에 걸러진 무서운 것을 보고 듣기 때문이다.
· 위험성=실제 위험×노출 - 어떤 대상의 위험성은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이 아니라, 실제 위험과 그것에 노출되는 정도를 합쳐 결정한다.
· 실행하기 전에 진정하라 - 두려움을 느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가급적 결정을 유보하라.
5. 크기 본능 -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숫자 하나만 보고 그 중요성을 오판
→ 크기 본능을 억제하려면 비율을 고려하라.
· 비교하라 - 큰 수는 항상 커 보인다. 수치가 달랑 하나 있으면 오판하기 쉬우니 의심해야 한다. 항상 비교하라. 어떤 수로 나눠보면 더없이 좋다.
· 80/20 - 여러 항목을 나열한 긴 목록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그중 가장 큰 항목 몇 개를 찾아 그것부터 처리하라. 그 몇 개가 나머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할 가능성이 높다.
· 나눠라 - 총량과 비율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비율이 의미가 더 크다. 크기가 다른 집단을 비교할 때는 더욱 그렇다. 특히 국가 간, 지역 간 비교에서는 1인당 수치를 구해보라.
6. 일반화 본능 - 같은 범주로 잘못 묶거나 같은 범주에 속한 모든 대상을 비슷하다고 단정 지음. 소수를 가지고 그것이 속한 범주 전체를 속단함.
→ 일반화 본능을 억제하려면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
· 집단 '내' 차이점을 찾아보라 - 특히 집단이 클 때는 더 작은 집단으로, 더 정확한 범주로 나눌 방법을 찾아보라.
· 집단 '간' 유사점을 찾아보라 - 서로 다른 집단 사이에서 매우 비슷한 점을 발견하면 내 범주가 적절한지 점검하라.
· 집단 간 '차이점'을 찾아보라 - 한 집단에 해당하는 것이 다른 집단에도 해당한다고 단정하지 마라.
· '다수'에 주의하라 - 다수는 절반이 넘는다는 뜻일 뿐이다. 언급한 다수가 51%인지, 99%인지, 그 중간쯤인지 질문하라.
· 생생한 사례에 주의하라 - 생생한 이미지는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만, 일반 사례가 아닌 예외일 수 있다.
·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하라 - 어떤 방법이 이상해 보이면 그것이 어떻게 현명한 해결책이 되는지 호기심을 갖고 겸손한 자세로 생각하라.
7. 운명 본능 -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
→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 점진적 개선을 추적하라 - 매년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수십 년 쌓이면 거대한 변화가 될 수 있다.
· 지식을 업데이트하라 - 어떤 지식은 유통기한이 짧다. 기술, 국가, 사회, 문화, 종교는 끊임없이 변한다.
· 할아버지와 이야기해보라 - 가치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면 조부모의 가치를 생각해보고, 그것이 내 가치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라.
· 문화가 변한 사례를 수집하라 - 지금의 문화는 어제의 문화였고, 다시 내일의 문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바꿔라.
8. 단일 관점 본능 - 단일한 원인,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성향
→ 망치가 아닌 연장 통을 준비하라.
· 생각을 점검하라 - 내가 좋아하는 생각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만 수집하지 마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점검하게 하고, 내 생각의 단점을 찾게 하라.
· 제한된 전문성 - 내 분야를 넘어서까지 전문성을 주장하지 마라. 내가 모르는 것에 겸손하라. 타인의 전문성에도 그 한계에 주의하라.
· 망치와 못 - 도구를 잘 다룬다면 그 도구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고 싶을 수 있다. 문제를 깊이 분석하다 보면, 그 문제나 내 해결책의 중요성을 과장할 수 있다. 모든 것에 사용하는 하나의 도구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내가 좋아하는 생각이 망치라면, 드라이버나 스패너 또는 줄자를 가진 동료를 찾아보라. 다른 분야의 생각도 마다하지 마라.
· 수치를 보되, 수치만 봐서는 안 된다 - 세계를 수치 없이 이해할 수 없지만, 수치만으로 이해할 수도 없다. 진짜 삶을 말해주는 수치를 사랑하라.
·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조심하라 - 역사는 단순한 유토피아적 시각으로 끔찍한 행동을 정당화한 사람으로 가득하다. 복잡함을 끌어안아라. 여러 생각을 섞고 절충하라. 문제는 하나씩 사안별로 해결하라.

9. 비난 본능 -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
→ 비난 본능을 억제하려면 희생양을 찾으려는 생각을 버려라.
·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아라 - 문제가 생기면 비난할 개인이나 집단을 찾지 마라. 나쁜 일은 애초에 의도한 사람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리고 그 상황을 초래한, 여러 원인이 얽힌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라.
·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라 - 어떤 사람이 자기 덕에 좋은 일이 생겼다고 주장하면, 그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어떤 식으로든 그런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시스템에도 어느 정도 공을 돌려라.
10. 다급함 본능 - 지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
→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라.
· 심호흡을 하라 - 다급함 본능이 발동하면 다른 본능도 깨어나 분석적 사고가 멈춰버린다. 일단 시간을 갖고 정보를 더 찾아보라. 지금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것 또는 저것인 경우도 거의 없다.
· 데이터를 고집하라 - 무언가가 다급하고 중요하다면 잘 따져봐야 한다. 관련은 있지만 부정확한 데이터, 정확하지만 관련이 없는 데이터를 조심하라. 관련이 있고 정확한 데이터만 쓸모가 있다.
· 점쟁이를 조심하라 - 미래 예측은 늘 불확실하다. 그 점을 인정하지 않는 예측을 경계하라. 최선 또는 최악의 시나리오뿐 아니라 가능한한 모든 시나리오를 요청하라. 그 예측이 전에는 얼마나 정확했는지 물어보라
· 극적 조치를 경계하라 -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물어보고, 검증된 생각인지도 물어보라. 단계적이도 현실적인 개선과 그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극적이지 않지만 대개 효과가 더 크다.

 

각 장은 작가가 오랜 세월 의사로서 교수로서 겪은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엮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공감을 자아냅니다. 또한 이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평생 목숨을 걸고 위험한 곳에 가서 지구의 한 생명이라도 구하기 위해 전염병을 막고 백신을 투여하며 고군분투하는 많은 의료진들에 대해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구 상의 많은 사람들이 아직 2, 3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4단계의 생활 수준의 나라에 태어나 식수와 음식, 그리고 잠자리에 안락함을 누리고 산다는 것에도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왜 언론보도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되는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본능들을 인지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특히, 요즘에는 SNS를 통해 자극적이고 왜곡된 정보들이 대중들에게 무분별하게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은 과거보다 사실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습니졌다. 그렇기 때문에 팩트를 제대로 바라보고 싶지만 어떻게 하면 그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들 중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진실이, 그리고 팩트가 담겨 있고, 우리가 생각한 것들 중 몇몇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 아닌, 사람들의 통념이나 믿고 싶은 것들에 대한 결과물이란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한낱 개인인 내가 이 세계에 대해서 모르고 산들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세상의 큰 틀을 들여다 보라는 의미보다 나 같은 개인이,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신뢰하며 살아가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지침서이자 안내서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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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목소리 - 미래의 연대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은혜 옮김 / 새잎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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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4월 6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4호 원자로가 몇 차례 폭발 후 무너졌습니다. 인구 1천만명의 농업국가인 벨라루스에는 원자력 발전소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바람의 방향 때문에 배출된 방사성 물질의 70퍼센트가 벨라루스 영토에 도달했습니다. 오늘날 국토의 23퍼센트가 오염되었고 국민의 5분의 1이 오염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오염 지역 거주민 210만 명 중 어린이가 70만 명이고, 그린피스 추산으로 9만 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암으로 인한 사망은 9만 3천 건이나 되었습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20여 년에 걸쳐 사고와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모은 책입니다. 핵발전소 폭발 직후 수습을 하러 갔던 소방대원들, 군인들, 헬기 조종사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들은 방사능의 유출을 최소화 하려고 투입됐고, 소련 정부의 호소에 따라 자원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끔찍한 피폭을 당하지만 철저하게 버림받았습니다. 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나 안전 도구조차도 지급되지 않았죠  이 사람들과 그 가족들은 치사량의 몇 배에 달하는 방사선에 피폭된 후, 고통 속에 죽어가게 됩니다.
책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읽다보니,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모두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이 체제의 민낯을 보여 주었고, 전개 양상이 꼭 닮았기 때문입니다.
체르노빌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사람들은 자신이 겪었거나 알고 있는 가장 끔찍한 사건들에 견줘 체르노빌을 이해했습니다. 지금도 핵발전소로 돈을 벌고 핵발전소를 짓는 자들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핵발전소를 더 짓고 있고 오래된 핵발전소조차 폐기하기를
극도로 꺼립니다. 이미 인류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비롯해 핵발전소 사고를 여러 차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마다 사고에는 전혀 책임이 없는 노동계급과 평범한 민중이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우연히 체르노빌에 대한 미드를 정주행한 후, 더 알고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미드에서 보았던 대부분의 내용들을 책으로 읽으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더욱 흥미로운 점은 재난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막고 원자력 발전소를 없앤다고 해도 자연재해는 인간이 아직 막을 수 없는 것이며, 언제 어디서 예상치 못하게 재난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재난이 인류에게 더 보편적인 경험이자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르노빌은 인간이 이제껏 겪어 보지 못한 종류의 재난이 아닐까 합니다. 체르노빌 폭발 직후 소련 지도부를 비롯해 군대와 행정 기구의 관료들은 당시 상황을 전쟁과 같은 것으로 이해했고, 그러한 틀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하고 대처해 나갔습니다.
체르노빌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내일은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음을 항상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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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 - 한강의 기적에서 헬조선까지 잃어버린 사회의 품격을 찾아서 ㅣ 서가명강 시리즈 4
이재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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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개인 사이의 거래를 둘러싼 민사, 형사 소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법 규범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모든 것을 규정으로 명문화하고, 그래야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라면 전혀 들일 필요가 없는 비용과 시간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 전체가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면 결국은 그 사회의 경제발전은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뢰는 개인 간 관계뿐 아니라 개인과 국가 간 관계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대표적인 ‘고(高)신뢰 사회’로 일본, 독일과 함께 미국을, 한국을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와 함께 ‘저(低)신뢰 국가’로 분류합니다. 혈연이나 지연과 같은 태생적 신뢰가 아니라 사회 공통의 규범을 바탕으로 서로 믿고 존중하며 자발적으로 협력하게 하는 신뢰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는 저신뢰국가로 평가받게 되었을까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이 되었는데, 정작 국민의 대다수는 '선진국'이라는 단어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국민소득이 올라갔다고 해서 그게 모두 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경제의 성장과는 상관없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감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자살률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책의 저자는  "확실한 진단이 있어야 처방이 가능하기에  현실을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대한민국을 '앵그리 사회'로 만든 요인은 더 있습니다. 사회규칙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신 때문입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불신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 영역은 조세와 보험 관련 부분입니다. 우리가 낸 세금이나 보험료가 얼마나 공정하게 걷히고 쓰이는지에 대한 의심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수백억의 자산을 보유하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상습 장기 체납자들에 관한 뉴스가 종종 나오곤 합니다. 더군다나 세금 낼 돈은 없다면서 해외 고급 리조트 숙박에, 흥청망청 호화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우리 자신이 오히려 바보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복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낸 세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히 쓰이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부정사례를 감시하고 적발할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은 있긴 하지만,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한 믿음은 미비하기만 합니다.
살기 좋은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먼저 회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흩어지기만 하는 모래알 사회가 아니라, 투명하게 모든 것을 비춰주는 '유리알 사회'가 되려면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근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공공부문의 성과를 비롯해 기업윤리, 교육 시스템, 은행 건전성, 시장 질서, 금융 서비스 등등등 여럿이 협력해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제도'에 해당하는 모든 것들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로 볼 때 이 정도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규칙들이 존재하는데, 그 규칙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특히, 기득권을 가진 집단은 절대 그것을 양보하거나 타협하려는 생각이 없죠. 정부 입장에서는 규제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군의 하나는 사회적 위험과 그에 따른 '실존적 불안'입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나이가 차면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이나 출산을 매우 위험한 일로 인식하고 피하고 있습니다.
같은 수준의 위험에 처한다 하더라도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극대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품격이 높은 사회에서는 재난의 피해가 적고 재난 후 복원도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의 시작점을 설명해주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2부에서는 우리의 경제 성장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 담겨있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또 현대라는 세계적인 대기업을 이룬 자수성가의 대명사 고 정주영 회장의 일화를 만나볼 수 있는 재미도 주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수많은 재난으로 들여다본 우리 사회의 바닥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사회의 품격이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주하기 싫은 우리의 '불편한 진실'과 대한민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고, 살면서 한 번쯤은 직시해야할 문제들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의 아들,딸이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경쟁에서 공존으로, 성장에서 가치’로 나아가자고 제안합니다. 한마디로 정의·평등·연대감·개인역량을 가치로 삼는 ‘품격 사회’입니다.
정말 그런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요? 다음 세대에게 자신있게 '살고 싶은 나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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