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기 - 조선과 유럽의 운명적 만남, 난선제주도난파기 그리고 책 읽어드립니다
헨드릭 하멜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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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3년 8월 조선에도 아주 사소한 ‘뜻밖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스페르베르호가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다가 제주도 해안에서 폭풍우로 난파되었습니다. 선원 64명 가운데 선장을 포함하여 28명이 사망하고 36명이 살아남아 가까스로 뭍에 표착합니다. 그 이후 이들은 무려 13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다가 생존자들이 탈출해 귀향합니다. 이 중에는 그 배의 서기였던 헨드릭 하멜(Hendrick Hamel· 1630~1692)도 끼여 있었습니다. 그는 1666년 9월 조선을 탈출해 이듬해까지 나가사키에 머물렀습니다. 그때 그는 회사에 밀린 급료를 요구하기 위해 그동안 일행이 공무를 수행하다 겪은 재난을 연도별로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이 책이 바로 ‘하멜 표류기’라고 부르는 책입니다.

하멜 일행은 표착 직후 체포되어 제주도에 억류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조정이 통역 겸 조사관으로 파견한 사람이 바로 박연이었습니다. 그 역시 1627년 조선 해안에 표착했다가 붙잡힌 네덜란드인이었습니다. 그는 조선에 귀화하여 훈련도감의 장교로 있었습니다. 하멜은 당시 박연의 나이를 57~58세로 추정했습니다.

이듬해 5월, 조정은 그들을 한양으로 올려보내라고 명령합니다. 호송 도중에 한 명이 사망하여 한양에 도착한 것은 35명이었습니다. 며칠 후 그들은 국왕(효종) 앞에 불려 나가 고국으로 송환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국왕은 이를 거부하면서 대신 “죽을 때까지 부양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튿날 그들은 박연이 소속된 훈련도감에 배치되어 호패와 화승총을 지급받았습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대항해 시대를 주도하던 나라였습니다. 하멜 일행도 항해사, 조타수, 포수, 갑판원, 선의, 서기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의 배에는 대포만 수십 문이 있었습니다. 1666년 조선을 탈출할 당시의 생존자(16명) 중에도 포수만 4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이 그들의 근대적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p53 저희들은 날마다 여러 귀족들의 잔치에 초대받았는데, 그것은 저희들의 검술과 춤추는 것 등 노는 솜씨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과 그들의 처자들은 저희들을 구경하고 싶어 했는데 그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저희들을 괴물로 본다든가, 무엇을 마실 때는 코를 귀의 뒤똑에 돌리고 마실 것이라든가, 머리카락이 갈색이기 때문에 사람이라기보다는 물속의 헤엄쳐 다니는 새처럼 보인다든가 하는 소문이 돌았고, 또 그들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고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그들을 처음 접견한 국왕은 그들에게 ‘네덜란드 식으로’ 춤을 추게 하고 노래도 부르게 했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매일 고관들의 집을 방문하도록 명령을 받고’ 그 집 식솔들 앞에서 광대 노릇을 해야 했습니다. 큰 코, 붉은 머리, 흰 피부를 가진 ‘남만인’들은 당시 한양 사람들에게 대단한 볼거리였습니다.

청나라 사신이 올 때마다 그들은 가택에 연금되거나 남한산성으로 격리되었습니다. 그런데 1655년 3월 그들 중 두 명이 몰래 숨었다가 사신의 행렬로 난입하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조정은 사신에게 뇌물을 주어 사건을 무마하고도 상당 기간 청나라의 트집을 염려했습니다. 두 명은 투옥되었다가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돌발적 사건을 계기로 조정은 이들의 존재에 부담을 갖게 되었습니다. 청나라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도 문제였습니다. 임진왜란 후 양국은 외국인의 표착을 상호 통보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강경파들은 아예 이들을 처형해서 없애자고 주장했으나 국왕은 호남으로 보내도록 조치했습니다. 호남은 청나라와 일본의 눈길로부터 가장 먼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1656년 봄, 생존자 33명은 전라병영(강진 소재)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그들은 잡다한 부역에 시달리며 땔감을 구하고 심지어 구걸까지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5~6년 동안 그들 중 무려 11명이 죽고 1662년에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습니다. 재정이 피폐해진 전라병영의 요청으로 그들은 다시 여수(12명)·순천(5명)·남원(5명)으로 분산배치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가뭄·혹한과 같은 자연재해가 잇따라 그들뿐만 아니라 조선 민중 전체가 도탄에 빠졌습니다. 더구나 임진왜란·병자호란을 겪은 조선 사회는 피폐하여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주자학도 이미 순기능을 다했습니다. 그럼에도 엘리트들은 시대 변화를 외면한 채 수구적인 예학을 통해 기득권을 강화하려고 했습니다. 다시 3~4년이 흘러 생존자는 불과 16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들은 ‘배를 구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한’ 끝에 1666년 9월 웃돈을 주고 산 배를 타고 8명이 일본으로 탈출했습니다. 1668년에 잔존자 7명이 일본을 통해 송환되었습니다. 잔존자 8명 중 1명은 그 사이 사망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리하여 최후의 생존자 15명은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조선은 항해술, 조선술, 포술과 같은 그들이 보유한 선진적 기술을 별로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돌발적 사건을 겪고 나서야 그들의 신병 처리를 고민했습니다. 아울러 사건의 대목마다 늘 온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조선은 이 사건을 둘러싸고 피상적인 호기심, 무전략, 온정주의 등으로 일관했습니다. 아쉽게도 세계사적 흐름에 대한 안목은 전무했습니다. 조선을 탈출해 규슈 해안에 표착한 하멜 일행은 일본의 개항장인 나가사키로 압송되었습니다. 그들이 도착하자 그곳의 일본 행정 책임자는 그들에게 난파선 규모 및 항해 목적, 조선의 군사·경제·풍습·종교, 탈출 경위 등을 비롯해 5개 분야 총 54개항을 집중적으로 심문했습니다. 조선 측이 이렇게 그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는 이야기는 ‘하멜 표류기’나 조선 측 기록 어디에도 없습니다. 조선이 13년 동안 하지 않은 일을 일본은 단 하루 만에 한 셈입니다.

p149 국왕에게 반항한 사람과 이 왕국을 배반한 사람은 그 일가친척까지 모두 사형을 당합니다. 그들의 집은 주춧돌에 이르기까지 헐리며 그 자리에는 아무도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재산과 노예는 국가 재산으로 몰수되던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국왕이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복종하지 않은 사람 역시 사형됩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조선의 형벌제도는 가혹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하멜의 시선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적잖게 충격을 받은 점은 각 마을마다 거북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또, ‘조선 사람들은 대체로 선량하며 성품이 좋으나 남을 속이고 훔치는 일이 많으며, 피를 보기 싫어한다’ 는 기록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한편, 사대주의적인 조선인의 시각에 대한 기록도 있었는데 ‘조선인들은 세상에 12개의 국가만 있으며 모두 중국 황제에게

공물을 바친다‘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이 책 가운데에는 일부 잘못 관찰된 내용이나 피상적으로 서술된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억류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겠지만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단면이어서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17세기중엽 우연히 조선에 표착했던 외국인 관찰자가 최선을 다하여 기록할 수 있었던 내용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그의 기록에서 당시의 서양인들에게 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흥미 있는 여러 부분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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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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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일뿐만 아니라 살기 좋은 곳, 여성이 될 곳, 나이가 들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반복해서 불려왔습니다. 이 국가들이 과연 살기 좋은 곳으로 불릴 만큼 완전한 사회의 집합체일까요?

저자 마이클 부스는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북유럽에 대한 설명을 시작합니다. 북유럽인들이 교육에서 양성 평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하는 수많은 연구, 여론 조사 및 설문 조사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각 국가별로 하나씩 총 5개의 부분으로 나뉩니다. 예절과 관습에서 정치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살펴 보며, 현재 국가 생활의 즐거움을 과대 평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가에서의 경험과 현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흔히 알려져 있는 밝은 면 뿐만 아니라, 가려져있는 어두운 비밀들을 낯낯이 파헤칩니다

 

p136 덴마크의 인류학자 예페 트롤레 린네트는 언젠가 이렇게 썼다. "사람들은 휘게를 할 때 경쟁과 사회적 평가의 부담으로부터 서로를 보호한다." 이런 식으로 휘게는 스스로 무는 사회적 재갈처럼 보이며, 유쾌한 분위기를 공유한다는 개념보다는 자기만족의 느낌이 더 강하다. 또한 린네트는 휘게가 "사회 통제의 수단 역할을 하고 고유한 태도의 위계를 만들어 휘게를 할 수 없다고 간주되는 사회집단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암시한다"고 이야기한다

덴마크는 엄마들이 아기를 카페 밖에서 잠들게 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한 나라입니다. 72%까지 세금이 부과(자동차, 가스, 도로, 재산, 교회, 부가가치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소득세 42-56% 사이)되어 세금이 가장 높다는 악명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휘게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회, 경제적 지위의 친구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노래를 부릅니다. 이러한 아늑한 모임은 미국이나 영국의 일중독과 기술적 고립에 대한 사회적 유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p422 '라곰'은 스웨덴 사회의 다양한 행동 양상을 규정한다. 한결같이 비과시적인 소비 패턴부터 타협, 온건, 합의에 주로 의지하는 정부 체제까지, '라곰'은 덴마크의 허구적인 사회 선언문이자, 덴마크 이상은 아니더라도 스웨덴 사회를 규정하는 얀테의 법칙과 확실히 관련이 있다. 스웨덴인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더 무서워하고,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거나 뽐내는 것을 더 싫어하며, 더 절제된 표현을 쓰고 겸손한 경향이 있다

한 나라와 국민은 자신의 이상에 따라 진정으로 가장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지에 관계없이 자신의 필요가 충족되거나 초과 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평가됩니다.

스웨덴은 여성에게는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유아의 8%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인 스웨덴 탁아소에 있지만 탁아소를 이용하고 즉시 직장에 복귀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있습니다.

북유럽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그 환상을 깨보고 싶었고, 북유럽국가들 사이의 차이점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인종차별, 너무나 높은 세금, 서서히 약화되는 사회적 평등 등 각 국가가 가진 사회적 문제는 결코 가볍게 지나칠만한 문제들은 아니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여 너무나 따분한 삶과 단일주의도 꽤나 숨막혀 보이기도 했습니다.

p239 중립국 스웨덴은 핀란드과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과거 영토였던 핀란드를 거의 지원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전쟁 초반에 국제연맹과 연합국이 핀란드를 지원하러 오는 길도 막았다. 당연히 일부 핀란드인에겐 앙금이 남아 있다... 한 핀란드인은 이렇게 말했다 "스웨덴은 핀란드가 소련과 맞서 싸우는 동안 기회를 한껏 이용했습니다."

결국 책을 읽고나면 북유럽에 대해 다소 모순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지루함, 너무 만연한 인종 차별, 엄청나게 높은 세금, 과도하게 늘어난 공공 부문의 국가들입니다.

 

p538 나는 서양 언론이 북유럽 지역에 대해 늘어놓는 불균형한 장밋빛 보도를 바로잡고 마음에 담아둔 몇 가지 불만을 털어놓으려고 이 책을 시작했지만, 스칸디나비아의 몇 가지 더 긍정적인 측면, 즉 신뢰, 사회적 결속, 경제평등과 남녀평등, 합리주의, 겸손, 균형이 잘 잡힌 정치제도 등에 관한 새로운 정보도 같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북유럽, 훌륭한 곳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책 어디에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북유럽 나라의 제도와 문화와 사회와 북유럽인들을 칭찬하는 문장은 없습니다. 저자는 이 책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에둘러서, 때로는 음흉하게 북유럽 나라들을 비꼬고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이 책은 ‘머리말’부터 ‘감사의 말’까지 거의 55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두껍다면 두꺼운 책입니다. 그동안 알고 있는 사실보다 몰랐던 사실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동안 북유럽 국가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왜곡되어 잘못 전달되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도 적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유럽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께 한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물론 수많은 요인이 합쳐져 국민 정서를 만든다. 내가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립성을 향한 이 같은 편협주의 적 충동과 그에 수반되는 민족낭만주의 성향은 덴마크스러움의 결정적 요소다. 이는 모든 덴마크인이 지금도 외우는 다음의 말로 요약된다.
"밖에서 잃은 것은 안에서 찾을 수 있다."
- P40

거의 의심할 여지 없이 덴마크는 두 계급으로 양분된 양극 사회가 되고 있다. 여유 있는 덴마크인이 점점 더 개인 의료보험으로 눈을 돌리는 중이며, 최근 집계로는 이런 사람이 85만명에 이른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덴마크는 1인당 공공 부문이 세계에서 가장 크지만 복지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지는 중이다. 덴마크 국민이 내는 세금을 생각하면 특히 기대치가 높겠지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덴마크인 중 불과 22퍼센트만이 공공 부문이 잘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 P81

노르웨이는 우익 백인 우월주의 집단 KKK단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다. 가령 노르웨이는 덴마크나 스웨덴보다 훨씬 적은 이민자를 수용했으며, 최근에는 거부된 망명 신청자들을 한 해 약 1500명씩 본국으로 송환했다. 브레이비크 테러 사건을 다루는 언론 보도 역시 수많은 노르웨이 우익 단체와 활동가, 블로거를 언급했고, 노르웨이에서 이슬람 공포의 불온한 하위문화처럼 보이는 현상을 소개했다
- P347

노르웨이에서 일하는 스웨덴인은 3만5000명으로, 시간당 최고 47달러의 보수에 혹해서 노르웨이 가게 등에서 반숙련직으로 일한다). 특히 많은 덴마크인이 즐거워한 이야기는 몇몇 스웨덴인이 노르웨이 가공 공장에서 바나나 껍질 까는 일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사실이다! 내가 확인한 결과 바나나는 유명한 노르웨이 샌드위치용 스프레드에 들어갈 재료였다. 게으른 노르웨이인과 착취당하는 스웨덴인이 한 일화에 다 등장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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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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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일리아스』는 우리에게 트로이 전쟁을 다룬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불화의 신 에리니스는 펠레우스와 여신 테티스의 결혼식에 자기만이 불청객임을 알고는 부아가 나서 신들도 참석한 피로연의 많은 손님들 앞에서 황금의 사과를 던지며 최고의 미인에게 주라고 외치고 사라집니다.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와 딸들인 아테네, 아프로디테가 모두 이것을 차지하려고 만만치 않게 경쟁합니다. 거북해진 주신 제우스는 최고의 미인을 스스로 지명하지 않고 프리아모스 왕의 미남 아들 알렉산드로스(파리스)에게 심판하도록 합니다. 헤라는 그에게 재물을 약속하고 아테네는 무사의 영광을, 또한 아프로디테는 미모의 여인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결국 알렉산드로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유리한 심판을 내려 그녀에게 황금의 사과를 주었습니다. 실제로 천하제일의 미모를 가진 여인은 이미 아가멤논 왕의 동생인 스파르타 왕자 메넬라오스에게 시집간 헬레네였습니다. 알렉산드로스는 황금의 사과의 대가로 그녀를 원했고 아프로디테 여신은 약속대로 그를 헬레네가 살고 있는 집으로 안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힘을 얻은 알렉산드로스는 메넬라오스의 집에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을 받으면서 머물다가 헬레네를 납치하여 트로이로 데려갔습니다.

아내를 잃고 분개한 메넬라오스는 형인 아가멤논 왕과 의논하여 트로이 원정군을 편성합니다. 원래 만약 헬레네를 남편에게서 뺏는 자가 있으면 힘을 합하여 복수하기로 맹세했던 그리스 여러 영주들 -예를 들면 아킬레우스, 오딧세우스, 디오메데스, 아이아스 등 기라성 같은 영웅들 -은 이제 유괴당한 헬레네를 찾아오기 위해 각기 자기의 부대를 이끌고 참가한다. 총사령관 아가멤논 휘하의 10만 대군이 원정길에 오르기 위해 아울리스에 집결했습니다. 그러나 때마침 아가멤논 왕이 사냥 중에 아르테미스 신의 사슴을 죽인 탓으로 갑자기 바람이 자버려 그리스 함대는 출항할 수 없게 됩니다. 예언자의 말에 의하면 아가멤논 왕의 맏딸 이피게니아를 제물로 바치기 전에는 아르테미스의 노여움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가멤논은 오딧세우스에게 시집을 보낸다는 구실로 맏딸을 보내어 희생시키자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합니다.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이 잔인한 희생을 알고는 영영 남편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p249 나의 어머니 은족의 여신 테티스께서 내게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상반된 죽음의 운명이 나를 죽음의 종말로 인도할 것이라고 하셨소. 내가 이곳에 머물러 트로이아인들의 도시를 포위한다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막힐 것이나 내 명성은 불멸할 것이오. 하나 내가 사랑하는 고향 땅으로 돌아간다면 나의 높은 명성은 사라질 것이나 내 수명은 길어지고 죽음의 종말이 나를 일찍 찾아오지도 않을 것이오

트로이 섬에 도착한 그리스 군은 해안에 진을 치고 트로이 성을 공격하기를 9년, 트로이 성주 프리아모스 왕은 이미 늙었으나 그의 용맹한 아들 헥토르의 분투와 이웃 나라 동맹군의 응원으로 끈질기게 대항합니다. 그들은 그리스군의 으뜸가는 영웅 아킬레우스를 두려워하여 성문을 굳게 잠그고 들판에 나와 싸우기를 꺼려했으며 한편 신들은 변덕스럽게 이편을 도왔다 저편을 도왔다 합니다. 그리하여 사상자는 헤아릴 수 없고 기나긴 혈전이 계속되었으나 트로이 성의 함락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언 원정한 지 10년째 되는 해를 맞이하는 그리스 군 내부에 영웅간의 불화가 생기는 데서부터 일리아스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p354 우리 중에 가장 용감한 자들이 모두 복병으로 뽑혔다고 한다면-그럴 때 전사들의 용기가 가장 잘 구별되지요. 누가 겁쟁이고 누가 용감한지 금세 드러나니까요. 비겁한 자는 수시로 안색이 변하고, 그의 기개도 마음속에 태연자약하게 앉아 있지 못하오. 그래서 그는 자꾸만 옮겨 앉고 앉은 채 발을 바꾸며, 또 죽음의 운명을 생각할 때마다 그의 가슴속에서는 심장이 마구 뛰고 이빨이 덜덜 떨리니까 말이오. 하나 용감한 자는 일단 전사들의 복병에 참가하고 나면 안색이 변하지 않을뿐더러 그리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한시라도 빨리 참혹한 전투에 뛰어들기를 원하지요

이 책에서는 트로이 전쟁의 10년과 마지막 해에 약 51일만을 다룹니다. 전편 부분에서는 그리스 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 왕이 아킬레우스에게 점령한 도시에서 데려온 여인 브리세이스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자, 아킬레우스는 전공과 명예에 대한 모욕으로 생각하고 몹시 분노합니다. 그는 부하들과 같이 자기 함선에 틀어박혀 싸움터에 나가지 않는다. 따라서 전쟁은 아킬레우스 없이 계속됩니다. 발 빠르고 용맹한 그를 겁내어 아직까지 성 밖으로 나오지 않던 트로이군은 총사령관인 헥토르의 지휘하에 들판으로 쏟아져 나와 일대 공세를 취한다. 그리스군도 이아이스, 디오메데스, 오딧세우스 등이 선전하지만 후퇴를 거듭하지 않을 수 없어 병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다. 이때 비로소 아가멤논은 자기의 경솔을 후회하고 아킬레우스에게 사자를 보내 많은 선물로 보상할 뜻을 전하며 출진을 간청하나 그는 단호히 거절한다. 선진 가까이까지 밀린 그리스군은 방루와 참호에 의지하여 버티어 보려 하나 이미 많은 장병들이 쓰러지고 함선이 모두 불타 버릴 듯 거의 절망적인 상태에 이릅니다. 이 때, 아킬레우스의 가장 친한 전우 파트로클로스가 이 곤경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아킬레우스에게 다시 한번 출진하도록 권해보는 데서부터 중편 부분이 시작됩니다. 아킬레우스는 여전히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파트로클로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의 갑옷과 투구를 빌려 입고 나가 싸웁니다. 그는 적병을 무찌르며 전진하다가 너무 적진 깊숙이 들어가 처음에는 그를 아킬레우스인 줄 알고 두려워했던 트로이군의 반격을 받아 헥토르는 그를 죽이고 갑옷을 벗깁니다.

p528 이건 헥토르의 말이다. 이런 헥토르도 동생 파리스에게는 엄청나게 비난을 퍼붓는다. 하기야 파리스가 데려온 여자 하나로 인해서 나라가 망하고 망한 나라의 백성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책임은 나에게 있지 않고 제우스와 운명의 여신과 어둠 속을 헤매는 복수의 여신에 있소이다. 아킬레우스에게서 내가 손수 명예의 선물을 빼앗던 그날 바로 그분들이 회의장에서 내 마음 속에 사나운 광기를 보내셨기 때문이오. 신이 모든 일을 이루어놓으셨는데 난들 어쩌겠소?

전우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알게 된 아킬레우스는 눈물을 흘리며 분개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이야기가 종말되기 시작하는 후편 부분입니다. 복수하기로 결심한 아킬레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가 만든 새 갑주로 무장하고 싸움터로 나가 종횡무진으로 적병을 무찌릅니다. 몰린 트로이군은 성 안으로 쫓겨가고 헥토르만이 홀로 남았으나, 아킬레우스는 그를 쳐서 죽이고 그 시체를 수레에 매달아 끌고 갑니다. 파트로클레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그 밖에도 포로 열 두 명의 목을 베고 성대한 장례식을 올리기로 합니다. 이때 트로이의 프리아모스가 신의 도움을 얻어 남몰래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찾아가 아들의 시체를 돌려달라고 간청합니다. 증오의 화신처럼 분노했던 아킬레우스도 가엾은 노왕의 모습을 보자 늙은 자기 아버지의 생각이 나서 배상을 받고 시체를 돌려준다. 약속대로 양군은 장례식을 위해 일시 휴전했으나 이미 헥토르를 잃은 트로이군의 패배는 명백해집니다.

p503 불화는 신들과 인간들 사이에서 사라지기를! 그리고 현명한 사람도 화나게 하는 분노도 사라지기를! 분노란 똑똑 떨어지는 꿀보다 더 달콤해서 인간들의 가슴속에서 연기처럼 커지는 법이지요. 꼭 그처럼 저는 인간들의 왕 아가멤논에게 분노했지요. 하지만 아무리 괴롭더라도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필요에 따라 가슴속 마음을 억제해야지요. 이제 저는 나가겠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헥토르를 만나기 위해. 제 죽음의 운명은 제우스와 다른 불사신들께서 이루기를 원하시는 때에 언제든 받아들이겠어요

책의 주요 내용은 전쟁에 관한 내용이지만, 오히려 ‘아킬레스의 분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그리스 군대가 미케네의 왕이자 그리스 군대의 지도자 인 아가멤논이 전쟁의 전리품으로 납치 한 아폴로 사제의 딸을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 군대가 아폴로가 보낸 전염병에 휩싸이면서 일리아드가 열립니다. 결국 아가멤논은 항복하지만 테살리아의 동맹군 인 미르 미돈의 왕 아킬레스에 속한 여성을 대신합니다. 이것은 그의 분노로 싸움에서 철수하는 위대한 영웅인 아킬레스의 분노를 촉발했습니다. 아킬레스는 야만적이고, 복수하며, 무자비하며, 회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도 아름답고, 매우 용감하고 맹렬하게 충성하며, 억누를 수 없는 사랑과 은혜, 친절과 공감 능력이 있습니다.

아킬레우스의 열화 같은 분노가 빚어내는 잔인한 전쟁의 이야기이지만, 방대한 규모의 전투 장면과 용사들의 용맹이 독자들의 마음에 생생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분노를 터뜨리고 복수심에 불타고 혹독한 살육을 마구 하던 영웅도 마침내 고통을 통하여 연민에 도달하게 되고 인간의 고귀한 가치인 높은 품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신화적 허구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군사 서사시 중 하나 일지 모르지만, 실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는 두 발의 뒤쪽 힘줄을 뒤꿈치에서 복사뼈까지 뚫고 그 사이로 소가죽 끈을 꿰어서 헥토르를 전차에 매달아 머리가 뒤에서 끌려오도록 해놓았다. 그런 다음 그는 이름난 무구들을 전차에 올려놓고 자신도 올라 채찍을 휘두르며 말들을 모니 말들도 마다않고 나는 듯이 달렸다. 헥토르가 끌려가자 그 주위에서는 먼지가 일고, 그의 검푸른 머리털은 양쪽으로 흘러내려 전에는 그토록 곱던 그의 머리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었으니, 제우스가 이제 그를 적군에게 내주어 그 자신의 고향 땅에서 그를 모욕했기 때문이다
- P559

아무리 괴롭더라도 우리의 슬픔은 마음 속에 누워있게 내버려 둡시다. 싸늘한 통곡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신들은 비참한 인간들의 운명을 정해놓으셨소. 괴로워하며 살아가도록, 하나 그 분들은 자신은 슬픔을 모르지요. 제우스의 궁전 마룻바닥에는 두 개의 항아리가 놓여있는데 하나는 나쁜 선물이, 다른 하나는 좋은 선물이 가득 들었지요. 천둥을 좋아하시는 제우스께서 이 두 가지를 섞어 주시는 사람은 때로는 궂은 일을, 때로는 좋은 일을 만나지요. 하나 그분께서 나쁜 것만 주시는 자는 멸시의 대상이 되지요

- P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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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7
소포클레스 지음, 강대진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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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이디푸스의 일반적인 개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와 같이)은 아마도 이 이야기보다 프로이트와 프로이트 정신 분석과 더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을 쓴 소포클레스는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3대 비극작가로 꼽힙니다. 괴테는 “소포클래스 이후 그 어떤 사람도 내게 호감을 주지 못한다. 그는 순수하고 고귀하고 위대하며 쾌활하다. 현존하는 소포클래스의 작품이 몇편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유감이다”라고 그를 극찬했습니다. 소포클래스의 <오이디푸스 왕>, <클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가리켜 테베 3극이라고 하며 오이디푸스를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붙잡고 있던 비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p49 내 그대에게 이르노니, 그대가 진작부터 라이오스의 살해자라 선언하고 위협하며 찾는 그 사람이 바로 여기에 있소. 그는 명목상으로는 이방 출신의 거주자이지만, 나중에는 태생부터 테바이 사람임이 드러날 테고, 그 행운에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오. 그는 눈 뜬 자에서 장님이 되고, 부자에서 거지가 되어 이국 땅을 향해 지팡이로 앞으로 더듬으며 가게 될 것이오. 또 그는 자기 자식들의 형제이자 아버지로서 함께 살고 있으며, 자신을 낳은 여인의 아들이자 남편이고, 자기 아버지와 함께 씨 뿌린 자이자 그의 살해자임이 드러날 것이오. 그러니 들어가서 이것을 따져 보시오. 그대가 만일 내 말이 거짓임을 밝혀낸다면, 그때는 내가 아무 예언술도 모른다고 떠들어 대시오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인 아버지 라이오스와 어머니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왕은 이미 ‘아들에게 살해당한다’라는 신탁을 받고 있었으므로 아들이 태어나자 왕비에게 죽이라고 명령했고 왕비는 시종에게 그 일을 시킵니다. 차마 아기를 죽일 수 없었던 시종은 아이를 산속의 한 나무에 매달아 놓습니다. 아이가 발견되었을 때 그의 발은 퉁퉁 부어 있었고, 그 부은 발을 보고 아이의 이름을 오이디푸스라 했습니다. 아이는 마침 자식이 없던 고린도의 왕에게 바쳐집니다. 성장한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듣고 그런 기괴한 일을 피하기 위해 고린도를 떠납니다. 테베를 여행하던 중 좁은 길을 서로 먼저 가려다 시비가 붙은 테베의 왕 라이오스를 죽입니다.

아울러 테베의 골칫거리였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테베를 구합니다. 테베의 왕으로 추대 받고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합니다. 그 사이에서 두 아들과 두 딸을 낳습니다. 그가 살해한 왕은 아버지였고 그가 결혼한 여인은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신탁은 정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테베는 그의 선정 아래 평화와 번영을 누립니다. 그러나 오이디푸스의 범죄를 알고 있던 신들은 심판을 시작합니다. 테베에 역병이 돌자 오이디푸스는 델포이로 사람을 보내 신탁을 구합니다. 신탁은 선왕 라이오스를 죽인 자를 찾아 복수하면 역병이 물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언자 티레시아스는 살해자가 바로 오이디푸스임을 알려 줍니다. 친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사실에 몸서리치던 오이디푸스는 아내마저 자살하자 아내의 옷에 달려 있던 황금브로치로 자기 두 눈을 찌릅니다. 그리고 나라를 크레온에게 맡기고 유랑에 나섭니다. 딸들과 함께 오랜 세월 갖은 수난과 고초를 겪으며 세상을 떠돌다 마침내 클로노스에 자리잡습니다. 그리고 현명한 클로노스의 지배자 테세우스의 도움으로 숨을 거둡니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운명은 신들도 거역할 수 없습니다. 운명은 한 마디로 거역할 수 없는 힘입니다. 그런데 그런 힘을 오이디푸스라는 개인이 거역하려고 합니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어떻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그러나 결국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합니다.

오이디푸스는 결코 운명 앞의 단순한 제물은 아닙니다. 그는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인간적 존엄을 포기하면서 파멸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독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오이디푸스는 진정한 의미의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신의 계획과 자신의 행동 사이에서 생겨난 괴리를 무한한 고통 속에서 극복해낸 영웅이었습니다.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던 한 인간의 삶이, 운명이라는 덫에 빠져 불행한 암흑으로 바뀌는 과정을 그들이 나누는 대사를 통하여 그 내면까지 통찰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파멸을 가져온다 할지라도,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진실을 추구하였으며, 그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진실을 숨긴 굴욕적인 삶 대신,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한 파멸적인 결과를 당당하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직접적인 행동이나 대사로서만 줄거리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글의 흐름이나, 혹은 각주 없이는 그 뜻을 파악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 살고 있는 삶과 내 존재에 대한 가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주체적인 자아상을 되새겨 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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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 - 시련은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
나폴레온 힐 지음, 샤론 레흐트 해설, 강정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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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38년에 쓰여졌지만 73년 후인 2011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것은 매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폴레옹과 악마 사이의 인터뷰를 통해, 악마는 사람들을 조종하고 그들의 삶을 통제하기위한 그의 주요 도구로 두려움을 강조합니다. 악마는 자신이 전 세계 사람들의 98%를 지배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논의는 나머지 2%를 늘리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 책은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배치되어 있고, 책 전체에 걸쳐 많은 교훈이 있습니다. 다음은 몇 가지 주요 사항입니다.

p20 두려움은 인간이 만들어 낸 악마의 무기이다. 확신과 신념은 이러한 악마를 물리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인간의 무기이다. 이 신념에는 위대한 힘이 있다. 신념은 좌절과 실패에 쉽게 무릎꿇지 않는 자들을 지지하는 우주의 불가항력적인 힘과 연결되는 고리이다

 

1. 두려움

우리는 악마가 두려움의 씨앗을 심음으로써 우리의 마음을 통해 우리를 통제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가장 효과적인 6가지 두려움은 빈곤에 대한 두려움, 비판, 건강 악화, 사랑의 상실, 노년, 죽음입니다. 이 여섯 가지 두려움 중에서 악마의 목적에 가장 기여하는 것은 가난과 죽음입니다.

p124 나를 멈출 수 있는 건 명확하게 사고하는 힘뿐이야. 명확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방황하지 않아. 이들은 마음의 힘을 알고 있어. 게다가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권력에게도 그 힘을 인계하거나 양보하지 않지.

2. 방황하는 사람 vs 방황하지 않는 사람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방황하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 밖의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고 통제를 받도록 허용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부모, 학교 교사, 종교 강사 및 기타 성인이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파괴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악마의 목적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반면, 방황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모든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방랑자가 아닌 사람은 확실한 계획을 통해 항상 확실한 일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그 는 항상 일하는 삶의 주요 목표와 많은 사소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그의 중심 계획으로 이어집니다.

p334 승리하는 자들은 방황하는 습관을 지배한다. 승리하는 자들은 명확한 방침, 명확한 계획,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과 반대되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만 가지고 아무런 계획도 목적도 방침도 없이 방황하기 때문에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당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고한 근거가 없다면 악마는 그것을 이용하고 당신의 삶에 대해 그가 원하는 어떤 신념, 의견을 심는다는 사실에 근거합니다. 이것은 방랑자들이 그것을 포용하고 그의 함정에 빠지기 때문에 조종하는 것입니다

사회가 방황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합니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두려움이 이미 아이들에게 주입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삶의 특정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신념을 개척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방법을 지적합니다. 어른이 되어 많은 것을 배우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아는 것 중 일부는 다른 사람들이 주입 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판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을 소비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삶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방랑자를 생산하게 됩니다.

3. 최면 리듬의 법칙

이것은 실제로 습관이 형성되는 방식을 말해줍니다. 이것은 습관을 영구적으로 만들기 위해 이용하는 자연 법칙입니다. 그것은 마음이 습관을 통해 반복해서 조직적인 리듬을 형성한다는 생각의 충동으로 시작됩니다.

4. 영적, 정신적, 육체적 자유를 얻기 위한 7가지 원칙

p210

1. 명확한 목표를 세워라

2. 자제심을 길러라

3. 역경에서 배우라

4. 환경의 영향을 지배하라 (다른 사람과 연합하기)

5. 시간을 잘 활용하라 (부정적 사고방식 대신 긍정적 사고방식을 만들고 지혜로워지기)

6. 조화를 꾀하라 (자신을 둘러싼 정신적, 영적, 물리적 환경 속에서 지배적인 세력이 되기 위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하기)

7. 신중하게 행동하라 (행동에 앞서 전체적인 계획을 꼼꼼히 살펴보기)

p313 인간은 지혜를 가지고 태어나진 않지만 생각하는 능력은 가지고 태어나지. 그리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생각은 지혜가 되기도 한다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생각에 관한 개념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 부정적인 생각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생각하는 것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뇌는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압니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사용해야합니다. 이것은 긍정적인 삶으로 이끌 것입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을 찾는 것'을 강조합니다. 자신을 찾는 것은 세뇌에 따른 속박을 깨뜨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의견, 신념, 목표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스며 들기 시작할 때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무엇을 받아들이는지 이미 알고 있으므로 그것이 당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두려움이 터져서 믿기 시작할 정도로 소비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여정 중에 길을 잃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요 메시지는 간단한 전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시도의 결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갑니다. 저자는 우리 대부분이 안전, 예측 가능성 및 침체의 삶보다 노력하고 실패하고 성장하는 삶의 불확실성을 더 두려워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좌절에 직면하지만 그들이 당신의 믿음을 먹어 치우면 두려움에 빠지고 악마가 이기게 됩니다.

p189 만일 자네의 마음이 가난을 두려워한다면 자네의 마음은 가난을 더욱 끌어당길 걸세. 만일 자네의 마음이 부를 원하고 그것을 기대한다면, 자네의 마음은 부에 해당하는 물리적 등가물, 즉 돈을 끌어당길 걸세. 이는 만고불변의 자연의 법칙에 따른 결과지

선과 악을 정의하고, ‘끌어당김의 법칙’, ‘잠재의식론’ 등의 내용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면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제법 많습니다. 그러나 종교적이든 비종교적이든이 책의 메시지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지혜와 영감이 있습니다. 성공이란 뚜렷한 목표와 주관, 강한 신념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너의 ‘또 다른 자아’가 네가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단히 명심해라. ‘또 다른 자아’는 네가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이끌어줄 뿐이다.
- P56

또 다른 자아는 일시적인 좌절을 겪을지도 모르지만 영원한 실패를 경험하지는 않는다.
- P66

우리 모두가 삶에 드리운 축복의 목록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지닌 모든 재능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이 나에게 전한 축복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이것이 일시적인 좌절에서 벗어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 P76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기 위해 내가 쓰는 가장 교묘한 기술 중 하나는 두려움이야. 인간의 마음 속에 두려움의 씨앗을 심어 놓으면 이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지. 그러면 나는 이 싹들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지배하는 걸세.
- P95

방황하지 않는 자들은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어떤 일에서든 이런 능력을 활용한다
- P138

용기를 잃지 않고 실패를 극복하는 능력은 ‘위대한 성공을 이룬 모든 사람들의 핵심 자산’이다.
- P151

명확한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은 일시적인 좌절과 실패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지. 그는 계획이 실패하면 다른 계획으로 대체하기는 해도 자신의 목표를 변경하지는 않아. 그는 인내하면서 끝까지 기다리네
- P222

모든 인간이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지. 이는 인간이 지배할 수 있으면서도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일세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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