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피엔스 -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ㅣ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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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180도로 바꿔놓았습니다. 일하고, 놀고, 먹고, 마시고, 공부하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일상생활은 코로나를 겪으며 모조리 그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착용, 손씻기 등 생활방역체계 도입과 각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 등 삶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는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고, 종식되면 그로 인해 일시적으로 연기되거나 중단되거나 변형되었던 일들이 원래의 계획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사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그들은 코로나사태 이전과 이후의 사회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6명의 석학들에게서 듣는 ‘포스트 코로나’ 대담집이다. 저자들은 코로나 19 이후 우리 인류는 이제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를 이제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생물학적, 화학적 '백신' 외에 우리 사회에서 잘 운용한다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행동방역'과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 사회에 전염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하여 인간의 자연개발 욕구를 제한하는 '생태방역'을 강조합니다. 자연을 침해하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박쥐가 인간 사회로 침투할 수밖에 없는 막무가내 개발식 자본주의 문명은 이제는 제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와 칼 폴라니연구소 홍기빈 소장은 이 생태 재난 위기를 통해 이제는 '시장'에 대한 맹신을 벗어나 '인간을 위한 체제'로의 전환을 이루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독문학자 김누리 교수도 미국식 '야수자본주의'를 벗어나 유럽을 빗댄 '인간화된 자본주의'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바이러스와 맞설 대응책에 급급하기 보다는 ‘완전히 달라질 미래’에 대한 원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많은 석학이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초래된 인류의 삶은 예전과 전혀 다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결코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를 살아갈 인류를 코로나 사피엔스(Corona Sapiens)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코로나 사피엔스(Corona Sapiens)라는 용어가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를 가르는 변곡점은 문명의 대전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코로나19 사태 이후 문명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적으로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백신이나 입증된 치료법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는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한 가장 나쁜 모습은 바로 우리 앞에 있지만, 생활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분명한 건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머지않아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 또한 지난 수개월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우선 활동반경이 달라지고 생활패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외부 활동보다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나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생겼습니다.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본래의 내모습을 한동안 잊고 살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다가올 변화된 시대를 두려워하지 말고, 미리 준비해서 적응해나가야 하겠습니다.

화학백신보다 더 좋은 백신이 있습니다.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로 행동 백신의 일종입니다. 옮겨가지 못하게만 하면 바이러스는 아무 힘이 없거든요. 그리고 숲속에서 우리에게 건너오지 못하게 하는 게 생태백신입니다. 우리가 행동만 확실하게 옮아가지 않습니다. 그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죠
- P33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계산을 이제 드디어 사람들이 할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이 생긴 겁니다. 몇 년마다 한 번씩 이런 대재앙이 휘둘릴 수는 없어요. 생태적 전환만이 살 길이에요
- P41

지금까지는 세상에 더 중요한 것도 덜 중요한 것도 없이, 시장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더 많이 생산되고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생산이 안 되는 식으로 사회가 운영되었죠. 하지만 이제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고 사회를 유지하려면 더 필요한 일들이 있고, 그런 데서 일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런 인식에 따라 임금구조나 노동시장구조도 변할 것 같아요
- P60

우리나라는 방역, 통제를 세계 1등으로 잘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게 있어요. 자영업자 문제라든가 배달이나 택배업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죠. 이런 문제들을 보면서 ‘우리가 진짜 더 좋은 사회, 더 안전한 사회,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거죠
- P63

위기가 지나간 후에 정확히 어떤 사회적 합의가 형성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안전한 사회, 다 같이 잘사는 사회, 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건 확실합니다. 이러한 개혁 방향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화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겁니다
- P67

디지털 문명에 대한 적응력을 점차 높이는 게 앞으로 사회 적응력을 키우는 데 필요함을 인지해야 합니다. 사회 적응력을 키우고 필요함을 인지해야 합니다. 계속 배우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죠
- P84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 모든 것이 무너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구적 자본주의 문명을 떠받쳐온 4개의 체제가 흔들리면서 문명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뀐다.
- P103

옛날 같은 지구와 가치사슬은 다 바뀌고 있어요. 그리고 금융이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도 바뀌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지도에 없는 영역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 P115

어떤 분은 좀 심한 표현으로 "현대경제, 자본주의경제는 곧 쓰레기가 될 물건을 계속 생산해온 경제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무한한 욕망을 충족시키라고 부추기면서 과잉 생산, 과잉 소비, 과잉 쓰레기를 만들어왔던 게 아닐까요. 생태 파괴도 그렇고요.
- P121

한국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19 사태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전환의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 사회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민주화되고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잖아요. 이것은 프레인 자체, 즉 사고 틀 자체가 잘못돼서 그런 것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미국화와 자본주의 문제입니다
- P146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
첫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겁니다.
둘째,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대응 모델을 사회개혁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적극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셋째, 재난 자본주의의 위험을 경계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사회적, 자연적 재난 상활을 자본 지배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왔습니다. 이런 악폐에 대한 자각도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거죠.
- P151

남의 감탄을 받는 데 목매는 것, 인정 투쟁을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삶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 감탄의 주체를 상대방이 아닌, 타인이 아닌, 나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 P180

그러니까 개성을 찾아주고 개성을 성장시켜주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대량 소비로 인해 끊임없이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로부터 우리 후속 세대를 빼내어 같은 자원도 좀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내는 거죠. 개성을 살리는 게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고 지혜로운 메커니즘입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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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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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평등합니다. 대통령 투표권은 대기업 회장도 한 표, 가난한 농부도 한 표의 권리를 갖습니다. 그러나 문화는 결코 똑같은 1장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클래식 공연을 보며 행복에 젖어드는 이가 있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지루하고 졸음부터 쏟아집니다. 브랜드 커피숍만 찾아다니는 이가 있는 반면, 자판기 인스턴트커피 한 잔으로도 행복한 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문화’만큼 계급적인 것은 없습니다. 부자(富者)에도 부류가 나뉜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진정한 부란 문화적 품격도 갖춰야 한다고 그들은 믿고 있습니다.

‘아비투스’란 문화 자본의 물리적 구체화, 삶의 경험으로 인해 우리가 소유 한 깊이 뿌리 박힌 습관, 기술 및 성향을 나타냅니다.

또한 예술, 음식 및 의류와 같은 문화적 대상으로 확장됩니다. 예들어, 상류층 개인은 아주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접하고 감상하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미술을 좋아하는 반면, 노동 계급 개인은 일반적으로 '고급 미술'에 접근 할 수 없었고 미술에 적합한 습관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종종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삶의 더 좋은 것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p28 아비투스를 굳어버린 습관으로 여기는 것은 짧은 생각이다. 당연히 우리의 성향과 편애는 삶의 경험과 함께 변한다. 인간은 상황에 맞춰 태도를 바꾼다. 모든 계층과 분야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수준은 계속 올라간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품격을 높이는 7가지의 자본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본들을 어떻게 바꿔야하는지 품격이 높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1. 심리자본 :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까지 상상하는가

2. 문화자본 : 인생에서 무엇을 즐기는가

3. 지식자본 : 무엇을 할 수 있는가

p124 모든 형식의 지식은 소중한 자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능 자격증과 그에 따른 실행 능력이 항상 지식과 돈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식에서 자의식, 창의성, 실력이 자란다. 지식이 많을수록 아비투스에 여유가 생긴다.

 

4. 경제자본 : 얼마나 가졌는가

p172 부자로 인정받으려면 그에 맞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 재산 총액보다 그걸 다루는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 얼마나 낣고 깊은 안목으로 자산을 투자하고 격에 맞게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

 

5. 신체자본 :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

p218 부유한 사람은 그냥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신체 조건을 유지하며 오래 산다. 좋은 옷과 세심한 자기관리를 통해 자연스럽고 활기찬 아우라가 생긴다. 이런 아우라는 좋은 유전자가 아니라 균형 잡히고 우수한 생활 습관과 훨씬 더 관련이 많다.

 

6. 언어자본 : 어떻게 말하는가

p269 성공한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소통 방식으로 자신의 높은 지위를 알린다. 그들은 어휘 선택과 발음, 말하는 속도와 시간에서 원하는 만큼의 공간을 확보한다. 그리고 대화 상대자의 언어가 저급하면 불쾌해하며 그것을 기억한다. 그러므로 성공 아비투스를 원하면 쓸데없이 한정어를 쓰면 안된다.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7. 사회자본 : 누구와 어울리는가

p294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대하고, 어떤 옷을 입고, 무엇으로 집을 꾸미고, 무엇을 바람직하고 아릅답고 합법적이라고 여기는지 저절로 알게 된다. 우리가 그들의 태도를 철저히 거부하지만 않으면 우리는 곧 그것에 감염된다.

각각의 챕터 마지막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문답형식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생활 습관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7가지 부분을 잘 관리하고 습관화해서, 나만의 삶의 핵심 무기이자 전략으로 구비해나가야 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전문적인 깊은 지식에 다양하고 넓은 지식까지 갖춘다면, 당신의 지식자본은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낸다. 크로스 지식을 계발하려면 다양한 주제에 열려 있어야 한다...크로스 지식을 갖춘 사람은 통합적으로 일하고 지도자 과제를 맡고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 해결책을 고안한다.
- P140

자산을 증식할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세 가지 법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소비 때문에 빚을 져선 안된다. 둘째, 비상금을 마련해둔다. 셋째, 분별 있게 투자한다. 무리해서도 안 되고, 너무 소심해서도 안 된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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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 - 하버드 의대 수명 혁명 프로젝트
데이비드 A. 싱클레어.매슈 D. 러플랜트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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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처지고, 눈가에 주름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 몸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몸 속 장기의 고유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세포분열 능력이 없어지는 등 노화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티에이징(Anti-Aging)’ 이라는 단어가 건강식품, 화장품 등 여러 소모품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에 비추어 볼 때, 늙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수십 년 동안 전문가들은 우리의 유전자에 대한 자연적 손상 (우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종류)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늙게 만든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노화가 질병이고 치료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나이를 먹어야한다는 생물학적 법칙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든 것처럼 보이는 느낌과 필연적인 느낌이 불가피하다고 믿었습니다. 즉, 주름, 통증 및 연약함 노화의 징후가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널리 퍼진 질병의 증상으로 인식해왔습니다. 저자는 노화 현상은 실제로 식별 가능하고 치료 가능한 DNA 손상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의료 연구, 과거 분석 및 개인 경험을 종합하여 의료 및 노화 인식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시도합니다.

1950년대 과학자들은 DNA 손상이 일생 동안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세포가 깨진 DNA로 분열하는 것을 성장과 생식이 끝날 때까지 억제합니다. 나누지 않는 세포는 더 오래 삽니다. 곤충과 생쥐는 빠르게 성숙하고 번식하며 곧 죽지만, 코끼리와 고래는 천천히 자라며 훨씬 더 오래 삽니다.

p123 북극고래가 포유류 중에서 유달리 장수하는 쪽으로 자연선택이 이루어져 왔다고 해서 그리 놀랄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들은 포식자가 거의 없으며, 오래 살면서 천천히 번식할 여유가 있다.

 

연구자들은 호르몬과 그러한 특정 효소를 생산하는 유전자에서 성장 억제 메커니즘을 발견했습니다. 이 장수 증강제는 스트레스에 반응하지만 운동, 간헐적 단식, 저단백 및 저칼로리 다이어트 및 몇몇 의약품에 대해서도 반응합니다.

 

# 1 : 노화는 질병이다 : 우리는 나이와 관련된 질병을 피하고 그들의 뿌리에 집중해야한다. 노화를 질병으로 재분류하는 것은 이러한 접근 방식의 전환에서 중요한 첫 단계입니다.

암, 심장병 및 알츠하이머와 같은 개별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추구하고 있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이 노화는 아닙니다.

p162 나는 노화가 질명이라고 믿는다. 노화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 나아가 우리 생애 내에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인간의 건강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 2 : 노화의 정보 이론 : 후성 유전학에서 아날로그 정보의 손실은 노화의 일반적인 원인입니다. 즉, 몸이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의 생활 방식, 환경 등에 따라 다른 것보다 더 많은 것들). 이 내부 파괴는 세포 유전 정보의 손실을 초래합니다. 수년에 걸쳐 디스크를 더 이상 읽을 수 없을 때까지 스크래치가 쌓이는 CD와 같습니다.

전통적인 노화 이론은 신체의 자연 선택과 DNA 돌연변이가 노화의 보편적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과학적인 관점은 약 8-9 개의 노화의 특징을 합쳐 놓았습니다. 여기에는 텔로미어 단축, 게놈 불안정성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포함됩니다

# 3 : 수명 유전자 : 특정 수명 요소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점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1)시르투인(SIRT) : 이들은 세포 건강을 조절하는 단백질 군입니다. 노화 과정, 염증, 에너지 효율 및 DNA 복구, 세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NAD(니코틴 아마이드 아테닌 다이뉴클레오 타이드) :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코엔자임입니다. 영양소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시르투인과 같이 다른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3)TOR : 이것은 성장과 신진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복합체입니다. 시르투인과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이 찾은 모든 유기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오래된 단백질을 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AMPK : 대사 조절 효소로, 낮은 에너지 수준에 반응하고 세포 에너지가 낮을 때 포도당과 지방산 흡수 및 산화를 활성화시키도록 진화되었습니다.

# 4 : 생존 네트워크 활성화 : 연구에 따르면 칼로리 제한, 간헐적 단식 및 냉기 노출과 같은 일상적인 관행이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잠재적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1. 덜 먹음 : 많은 연구에서 칼로리가 생활의 많은 부분에 걸쳐 제한 될 때 생쥐와 다른 포유류의 수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칼로리 제한은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지만 좋은 해결책은 아닙니다

p173 채소를 더 많이 먹고 육류를 덜 먹어라.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식품을 더 먹어라.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실천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말이다.

2. 간헐적 단식 : 주기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고 정기적으로 식사를 건너뛰거나 며칠 동안 단식을 통해 이 과정을 속일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있습니다.

3. 단백질이 적고 채소가 풍부한 식이 : 심장병, 암 및 기타 질병의 위험 감소에 대한 증거가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4. 운동: 운동은 세포를 생존 모드로 전환하여 NAD 수준을 높이고, NAD 수준을 높이면 근육에 산소를 운반하는 모세관이 생겨 생존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킵니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가장 효과적인 형태입니다.

p197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격렬하게 운동하라. 빠르고 깊이 호흡을 하면서 최대 심장 박동수의 70~85퍼센트로 뛰어야 한다. 땀을 흘려야하고 숨을 고르지 않고서는 몇 마디 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해야 한다. 이것이 저산소증 반응이며, 영구히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몸의 노화 방어 체계를 활성화할 만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5. 냉기 노출 : 시르투인이 활성화되어 등과 어깨에 갈색 지방이 활성화됩니다

p205 시도할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좀 춥게 지냄으로써 갈색지방에 든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특히 추운 곳에서 운동을 하면 갈색지방 조직이 급격히 늘어나는 듯하다. 잘 때 창문을 열어 두거나 얇은 이불만 덮고 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5 : 수명 연장을 위한 화학 및 기술 경로 : 기존의 여러 약물 및 미래 기술은 수명을 연장하고 연령 관련 질병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합니다.

1)라파마이신 : 면역 반응을 낮추고 장기 이식 수용을 촉진하는 데 사용됩니다. 생후 마지막 몇 달 동안 소량을 투여 한 생쥐는 9 % -14 % 더 오래 살았습니다.

2)메트포르민 : 당뇨병치료제로, 암이 40퍼센트까지 억제되는 효과가 있는 약물입니다.

3)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 적포도주, 포도 및 딸기에서 발견되는 천연 분자입니다.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만드는 것으로, 연구에 따르면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심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4)NAD 부스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화합물입니다. 두 가지 변종 (NR과 NMN)은 모두 유망한 신호를 보이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식력을 연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오래 사는 세계 인구는 잠재적인 경제적, 정치적 및 환경적 변화를 초래합니다. 교통 혼잡, 환경 악화, 소비 및 폐기물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p376 문제는 단지 인구만이 아니라 그 인구의 소비다. 그리고 소비만이 아니라 폐기물 또한 문제다. 식량을 많이 쓰면 풍요로워진다. 화석연료를 많이 쓰면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 석유 화학물질을 많이 쓰면 플라스틱이 많아진다.

 

저자는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수록 질병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노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 5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노화연구에 지원하는 예산을 늘려야 합니다. 노화를 질병으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의료의 질이 나이나 소득에 따라 차별되어서는 안됩니다.

3.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을 연장하고 더 나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4. 식수부족문제, 배출량 문제 등을 기술로 해결해야 합니다.

5. 미래를 나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손주, 증손주 나아가 고손주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p501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주 많다. 그리고 내가 돕고 싶은 이들 역시 아주 많다. 나는 건강과 행복과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믿는 쪽으로 인류를 계속 떠밀고 싶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우리가 어떤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고 싶다.

 

건강한 노화는 원하지 않는 노화의 효과 지연이나 감소를 의미합니다. 건강한 노화의 목표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방지하며, 활동적이고 독립적으로 남는 것입니다.

기대수명과 평균 수명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산다는 것은 장수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하게 노화과정을 거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건강하게 늙는다는 것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선별적인 선물이 아닌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누려야 할 축복이 돼야 합니다.

노화는 생물학적 필연이지만, 우리가 왜 늙어가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해줍니다. 나이 든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생물의 몸이 이기적 유전자를 후대로 전달하는 일을 완벽하게 잘 해내는 세계에서는 자연선택이 불멸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에 개체는 영원히 살지 못한다. 모든 좋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에 가용 자원을 번식이나 수명 중 어느 한쪽에 할당하도록 진화해왔다.
- P55

우리는 노화 과정이 우리가 알아차리기 훨씬 전에 시작된다는 것을 안다. 유전병의 조기 발병이나 치명적인 병원체 감염으로 일찍 삶을 마감한 불행한 이들을 제외하고, 대다수는 우리가 흔히 늙는 것과 연관 짓곤 하는 누적되는 질병들에 영향을 받기 훨씬 전부터 노화의 영향을 어느 정도 겪기 시작한다.
- P147

현재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따라 어떤 미래를 만들게 될지가 정해진다. 그리고 이 점은 중요하다. 질병과 장애예방이야말로 우리가 기후 변화, 허리가 휘는 경제적 부담, 미래의 사회 격변이 초래할 세계적 위기를 피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올바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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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ㅣ 다산책방 테마소설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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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30대 여성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82년생 김지영’ 출간 이후 페미니즘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었으며, 관련 서적의 연이은 출간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여성들의 불평등한 사회적 지위에 대해 세계의 여성들이 여성의 올바른 권리를 되찾고자 노력했지만 아주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곳에서 여성을 상품화하거나 비인간적인 대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책에는 젊은 20, 30대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실린 작품들로, 소설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 이웃이나 가족에게 일어났을 법한 실체적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단순히 선악 구도로 ‘편’을 가르지 않고 사건 발생 이후의 혼란과 심리적 갈등, 주체와 객체를 분별하기 어려운 희미한 회색 지대를 탐구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한 사건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건지 분간하기 어려운 사건들에 주인공(그녀)들이 있습니다.

새벽의 방문자들

주인공의 오피스텔에 새벽마다 낯선 남자들이 초인종을 누른다. 주인공은 자신의 오피스텔을 성매매업소로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벽의 방문자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관찰하는데 어느 날 헤어진 전남친도 찾아온다.

베이비 그루피

락그룹 멤버들이 미성년인 소녀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섹슈얼리티를 자극하는 성적대상으로 취급 하는 이야기다

유미의 기분

성소수자인 고등학교 교사 형석은 수업 도중 무심코 내뱉은 “여자는 꼬리가 아홉이라서 꼬리를 잘 친다”는 말 때문에 유미로부터 지적을 받는다. 유미는 교사들의 성폭력을 포스트잇에 써서 벽에 붙여 ‘스쿨미투’를 주도한 학생이다. 형석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유미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학교는 형식적으로 유미에게 사과하지만, 오히려 유미는 고립된다.성폭행을 당하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룰루와 랄라

노동자라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멸시를 그녀는 여성 연대(남편을 포함시키면 남녀 연대)를 통해 극복하려고 한다.

누구세요

주인공은 늘 밝히기만 하는 남자 친구 재영과 헤어진다. 직장 상사의 성추행 때문에 사표를 냈다고 하니 화를 내며 가버리고 그게 끝이었다. 문제는 월세 입금 독촉을 받지만 돈이 없다. 데이트 통장에 월급에서 많은 돈을 입금을 한 것이다. 통장 명의는 재영 이름으로 되어 있어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만 위자료라고 생각하고 못 준다는 것이다. 성적 대상으로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다

 

결말이 궁금한 나머지 단숨에 읽어 버렸습니다. 성매매, 직장 내 차별, 그루밍, 성희롱, 성적 대상화 등을 소재로 이 시대의 여성들이 겪는 불합리함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각 작품의 그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때로는 답답하고 화도 나기도 했지만, 결국 작품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이 한 인격체로 존중받기를 바라며 서로를 조금만 더 배려하는 모습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소망하는 작가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제 이야기를 살짝 덧붙여 보자면, 저는 종가집 장녀입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에는 무엇이든지 오빠인 장남 먼저였습니다. 집안 어른들도 명절에 모이면, 한술 더 떠 남자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말도 듣기도 했습니다. ‘여자답게 행동하고 해야지 얌전하고 조신하게’라는 성차별적인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사회가 변해서 여성의 지위가 예전과는 다르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리천장은 존재하고, 아직 이 사회에는 ‘여성’이라서 겪어야 하는 부당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성인 저는 ‘인간’ 자체로 인정받길 바랬고 대접받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절대 남자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라고, 누군가가 함부로 대하고 깎아내리고 돈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기술이 발전했고 사람들의 시각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니 의식도 그만큼 발전되길 바래봅니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새벽의 방문자들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아왔다. 여자는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비디오 폰에 달린 모니터로 남자들을 관찰했다. 그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별일 아니라고 주문을 거는 듯한 태연함, 남에게 들키기 싫은 일을 할 때의 부끄러움, 돌연 술이 확 깨면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의 주저함, 그러면서도 어쨌든 곧 벌어지게 될 눈먼 섹스에 대한 설렘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얼굴들. 머뭇거리는 그들의 얼굴이 비디오 폰의 카메라에 정면으로 잡히는 순간, 여자는 휴대폰 카메라로 모니터를 촬영했다. 그들이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리고 나면 찍어둔 사진을 프린트했다
- P31

결국 삶이란,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의 덧셈이나 뺄셈이 아닐까. 했어야 하는 일과 하지 못한 일의 곱셈이나 나눗셈일지도 모르고.
- P52

지긋지긋하다고, 작작 좀 하라고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내가 지겨워졌다. 평화와 고요를 원하는 사람에게 얘기 좀 하자며 추근거리기는 싫었다. 어차피 우리는 싸움닭 체질이 아니었다. 도전을 포기하자 관계는 안정기로 접어들었다. 결혼, 거기가 우리의 목적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전진했을까, 후퇴했을까. 아니면 결혼이란 관계의 제자리걸음인 것일까.
- P62

룰루의 눈 속에서, 조그만 꼬맹이가 조그만 손으로 터뜨린 조그만 폭죽 같은 불빛이 타올랐다가, 사그라졌다. 룰루의 그리움은 나의 고독이 되었다. 우리 것이 되었다. 나는 그 눈부시고 고결한 고통을 받아들였다. 내 뒤에 올 또 다른 여자의 고통을 향해 한 발을 내디뎠다. 룰루,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당신의 권리예요. 그러니까 계속 싸워줘요. 공장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나는 룰루에게 말하게 될 것이다.
- P82

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때때로는 절망일지라도, 대체로는 위로와 용기을 주는 노랫소리라고 믿는다. 이 소설 속에서 몇몇 사람은 노랫소리를 들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 P87

초가 아니 진짜로, 하고 말하면서 몸을 돌려 내 앞에 와서 섰다. 교정의 가로등 불빛이 초를 희미하게 비췄다. 초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는 겨우 입을 열어 그러니까, 너도, 하고 답했다. 열여덟의 초와 지금의 초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쌍꺼풀이 없이도 큰 눈은 물론이고 입꼬리 양쪽으로 붙은 약간의 젖살과 그 주근깨들까지도. 나는 초의 얼굴을 새삼스레 살펴보다 비실 웃음이 터졌다. 잠깐 어리둥절해하던 초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초와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웃었다. 뭐가 웃긴지도 모르면서. 웃음은 잦아든 뒤에도 딸꾹질처럼 입가에 남아 좀체 완전히 멎지 않았다. 초와 나는 여전히 웃음을 좀 흘리면서, 천천히 문을 밀고 찬바람이 부는 바깥쪽으로 걸어 나갔다
- P144

우리는 결코 우리일 수 없었다. 보라는 애써 잊고 있던 장면 하나를 불러온다. 그해 여름, 우리는 함께 걸었고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보라의 곁에는 그가 있고 돌아보면 지나가 있다. 그러나 지나는 틈만 나면 돌아보는 보라를 대놓고 외면한다. 행렬의 밀도가 낮아질 때마다 보라는 긴장을 풀고 생각한다. 내게 상처를 준 건 너희들이잖아. 보라의 상상 속에서 언제나 지나는 그의 은밀한 연인이다. 그들은 그토록 보라를 기만하는 중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보라와 보폭을 맞추어 걷고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P188

그 종이 한 장 한 장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한 놈 한 놈을 떠올리게 했다. 그 노랗고 작은 것들이, 그 보잘것없는 종이 쪼가리가 한데 모이자 크고 넓고 거대한 것이 이루어졌다. 많은 여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이루어진 그 네모난 세계에 연결됐다. 그것이 마치 자유로의 입구라도 되는 양 환호했다. 또한 많은 남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이루어진 그 정체불명의 세계에서 눈을 돌렸다. 그것이 마치 자신들의 내면으로 향하는 입구라도 되는 양 헐, 존나, 대박, 메갈, 꼴펨, 진지충이라는 말을 내뱉고 사라졌다.
- P214

형석은 사과할 자격을 잃어버리지 않는 인간이야말로 자신을 만만히 여기지 않는 이라고 생각했고, 승우는 사과하지 못했다는 것을 평생 기억하는 인간이야말로 누군가를 만만하게 여기지 않는 이라고 생각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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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처음이라서 - 테마소설 1990 플레이리스트
조우리 외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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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하고 나면 세상의 모든 이별 노래가 내 노래 같이 들리고, 사랑에 빠지면 세상의 모든 사랑 노래가 내 이야기같이 들리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노래들을 모티브로, 일곱 명의 여성작가들이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듣고 자랐거나 기억하는 90년대의 노래를 직접 골랐다고 합니다.

이사랑은 처음이라서

1990년대 활동했던 ‘밀크드림’이라는 아이돌그룹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도서관 글쓰기 강사인 주영은 학생 민아와 함께 ‘밀크드림’팬의 시위에 보호자로 참석하는데 우연히 현정을 봅니다.

30년 전 주영은 전학 첫날 짝이 된 현정과 단짝 친구가 되어 교환일기를 주고 받습니다. 현정은 ‘밀크드림’의 팬이었습니다. 주영은 현정의 전화사서함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말들을 녹음합니다. 그러나, 현정의 사서함에 다른 사람도 메시지를 남긴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름방학이 끝나기도 전에 둘은 절교합니다.

기획사 사무실에 가서 난동을 부리는 장면이 뉴스에 보도되고 주영의 부모가 그것을 봅니다. 근처에 사는 주민의 신고로 미성년자인 민아가 집회에 참석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현정은 주영 앞에 막아섭니다.

p27 주영은 딱 한 사람만 있으면 모든 게 괜찮아지는 마음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민아가 정말 괜찮다는 걸 믿었다. 그리고 민아의 마음이 오래 지켜지기를 빌었다.

에코체임버

주인공은 코인노래방 알바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앞 타임에 일하는 ‘웅이’라는 친구는 유투버로 일합니다. 우연히 50대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수지밴드의 ‘오락실’을 부르는 모습을 봅니다. 웅이와 고깃집에서 우연히 그 아저씨와 합석하게 되는데, 서바이벌 음악프로그램의 우승후보인 박수지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p60 아빠 사랑해요, 난 아빠를 믿어요. 청소도구를 들고 복도를 오갈 대마다 들려오는 처절한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믿음과 사랑이 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부담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셋

A.A모임봉사자로 일하는 나흔은 새로운 멤버 영현을 만납니다. 그의 상냥함과 여유로움에 사랑을 느끼고 그의 제안으로 A.A를 그만두고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나흔의 생일날 와인을 나누어 마시고 잠이 들었을 때, 나흔은 영현이 ‘가흔’이라는 이름을 잠결에 부르는 것을 듣습니다. 자신의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나흔은 다시 중독센터로 향합니다. 그러나 다시 술에 취했을 때 자신에게 말하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매일의 메뉴

입시미술학원의 실장인 ‘나’는 학생 유미를 보며 자신의 학생시절을 떠올립니다.

학생시절 ‘L'과 같은 학원에서 입시준비를 했는데 일방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고 절교를 합니다. L대신 ’영일언니‘와 채팅을 하며 그녀를 닮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녀는 과도하게 우울한 사람이었는데 ’나‘는 그녀와 붙어다니며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 의도적으로 전화를 피하고 연락이 끊어집니다.

‘음악과 소설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시도, 새로운 장르는 낯설지가 않습니다. 익숙한 두 장르를 결합하자 스토리에 더욱 빠져들게 됩니다. 소설을 먼저 읽어야 하나, 아니 음악을 먼저 들어야 하나 결정해야 하지만, 어떤 것을 먼저 하든 상관없습니다.

이 책이 지닌 매력은 단순히 ‘글’ 하나로 독자를 매료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찾아 듣게 됩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에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까지 더해지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혀 싫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문화 공연 관람 기회도 점점 줄어드는 시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만큼 홀로 집에서 멋지게 시간을 보낼 방법이 또 있을까요?

각 소설의 말미에 각 작가의 '작가 노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말을 먼저 읽고 소설을 읽으면 더 공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잠시동안이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로 돌아가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거기에 뭔가 특별한 음악이 있었다, 라고 할까, 그때마다 그 장소에서 나는 뭔가 특별한 음악을 필요로 했다.

음악은 그때 어쩌다보니 그곳에 있었다. 나는 그걸 무심히 집어들어 보이지 않는 옷으로 몸에 걸쳤다.

사람은 때로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음악에 실어 그것의 무게로 제 자신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음악에는 그런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소설에도 역시 같은 기능이 있다. 마음속 고통이나 슬픔은 개인적이고 고립된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더욱 깊은 곳에서 누군가와 서로 공유할 수도 있고, 공통의 넓은 풍경 속에 슬며시 끼워넣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소설은 가르쳐준다.-무라카미 하루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유사 이래 인간이 발명한 가장 뛰어난 타임머신은 가정법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과고는 되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미래뿐이었다 - P135

틀린 말은 아니지 뭐. 선택한다는 건 포기한다는 거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뭘 포기할지 선택하는 거니까.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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