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심리학 -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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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듣고 싶어 여러 곳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한다는 건 어느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과학이 될 수 있고, 사기도 될 수 있습니다.

명리학은 인간의 출생연월일시를 기준으로 지구의 공전과 자전의 결과인 천간과 지지라는 간지력의 음양오행이라는 사주팔자의 해석부호로써 미래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실용학문입니다.

이러한 명리학을 삶의 길잡이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이어 정신의학과 명리학의 교차점에 관해 설명합니다. 오행의 이치와 간략하게 사주를 풀어보는 방법, 정신의학과 명리학을 통해 본 성격의 5가지 유형에 관해서도 설명합니다.

음양에 대해서 먼저 살펴봅니다. 양이라는 것은 양동으로 위로 쭉쭉 뻗으며 펼쳐지고 움직이는 다이나믹한 성분입니다.또한 청경자로서 맑고 가벼운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양이 발달한 사람은 기분이 좋으면 얼굴에 표정으로 벌써 나타납니다. 또한 기분이 나쁘면 벌써 얼굴이 우거지상을 하고 있습니다. 오행으로는 불(火)과 목(木)이 되며 위로 발산하는 성분입니다.

반면에 음이라는 것은 음정으로 매우 정적으로 조용하고 아래로 가라앉는 성분입니다.또한 중탁자로 무겁고 탁한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음이 발달한 사람은 기분이 좋건 나쁘건 그다지 감정표현이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 포커 스타일이 됩니다. 음은 오행으로는 물(水)과 쇠(金)이 되며 아래로 수렴하는 성분입니다.

오행은 목,화,토,금,수를 말합니다. 첫째 오행 목(木)은 계절로는 봄이며 시간으로는 아침이 됩니다. 겨울철에 생명체의 씨앗이 땅속에 있다가 새봄(입춘)이 되면 생명의 싹이 지상으로 올라온 생(生)의 성분으로 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생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목이 발달되면 위로 쭉쭉 뻗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과 비전을 가지고 부지런하게 살아갑니다.

둘째 오행 화(火)는 계절로는 여름이며 시간으로는 낮이 됩니다. 봄에 싹이 자라나서 여름에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장(張)에 해당하며 확장하고 성장을 뜻합니다. 인기와 출세를 지향하며 매우 활발하고 화려하게 펼치고 성장하고 확장하는 성분입니다. 화가 발달하면 인생을 즐겁게 삽니다. 말도 잘하고 대인관계와 처세가 좋고, 밝은 미래를 낙천적으로 지향합니다.

셋째 오행 토(土)는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의 환절기를 뜻하는 화(化)를 의미하는 성분입니다. 가운데서 중심을 잡으며 중후하고 점잖으며 생각이 많습니다. 또한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적 성분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해당하므로 변화가 많고, 중개,중재,중심,중앙,연결,매개체 등 역할을 나타내는 성분입니다.

넷째 오행 금(金)은 계절로는 가을이며 시간으로는 저녁이 됩니다. 수(收)를 뜻하며 결실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금이 발달하면 돈,물질,재물 등 고부가가치를 지향합니다. 또 이해타산에 밝고 강단과 까다로우며 디테일에 강하며, 이해관계에 따라 나와 너를 잘 구분합니다. 이해관계가 없으면 과감하게 단절하는 냉정한 숙살지기의 성분입니다. 금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오히려 근심, 걱정이 많습니다.

다섯째 오행 수(水)는 계절로는 겨울이며 시간으로는 밤이 됩니다. 장(藏)을 뜻하며 저장,축장, 감추는 성분입니다. 겨울이 되면 모든 자연생명체의 에너지는 생존을 위해 지하 땅속으로 내려와 뿌리에 축장합니다. 새봄이 올 때까지 땅속에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휴식하며 재충전을 하면서 조용히 신중하게 준비하고 기다리는 성분입니다. 안정 지향적이며 부드럽고 윤택하며 융통성이 있으며 조용하고 순리를 따릅니다. 수가 발달한 사람은 끈질기게 열심히 공부하며 총명한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여름 정오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 ‘화’의 기운이 강합니다. 이러한 불기운을 많이 가진 사람은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고자 하고 열정이 지나칩니다. 결국, 우주와 자연의 원리를 궁구하여 얻은 정보를 통해 나의 특성이 무엇인지 또 자연이 어떻게 나와 관계를 맺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학문들 중 많은 것들이 저는 중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리학도 사주를 기본으로 성격, 자질 이런 것들이 영향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격유형 학문들이나 심리학과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생년월일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의 사주팔자 구성이 변할 리는 없습니다. 사주팔자가 보여주는 기운을 잘 비교,대조,확인을 하면서, 역으로 그 무게 중심을 ‘사람’에게로 옮겨야 합니다. 눈 앞의 존재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비로소 여덟 글자의 해석의 미완의 퍼즐이 완성될 것입니다. 명리학, 심리학 모두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학문은 없는 듯 합니다.

딱딱한 심리학에 명리학을 더해서, 우리가 가진 불안감을 바르고 건강하게 해석할 수 있고, 스스로가 위로받고 담백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책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 한 단계 더 다가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명리학,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점성학은 내가 태어난 순간의 별자리로 나를 아는 것이고, 명리학은 그 순간 우주에 가득 찬 기로 내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학문이다
- P28

정신의학이 분석적인 좌뇌의 학문이라면, 명리학은 직관적이고 감각적이며 시각적으로 자신을 보는 우뇌의 학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명리학은 바로 그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스스로에 대해 마치 그림을 보듯이 거리를 두고 관조하면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명리학을 입체도면이라고 하는 것이다
- P87

내가 명리학과 정신의학을 접목하는 이유도 그렇게 자신을 수용하고 나서 조금 여유를 찾은 다음에 스스로 고쳐나가는 노력을 제안하기 위해서이다
- P96

내 사주팔자를 이루는 여덟 개의 오행 안에서도 합하고 충하며, 극하고 생하는 복잡한 관계가 일어나는데, 하물며 내 주위에 있는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어찌 갈등이 없을 수 있을까, 명리학은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학문인 것이다.
- P117

명리학의 기본은 기의 균형과 조화다. 따라서 강한 기운은 억제하고 약한 기운은 보충해주어야 한다...사주도 그 기운이 약하면 학문과 덕의 함양을 통해 자신을 키운 뒤 그 기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반면 사주가 강한 사람들은 밖에 나가서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이런 것이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사주는 바꾸지 못해도 팔자는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 P267

명리학은 우리를 이루고 있는 오행이 우주와 자연을 이루는 기이며, 그 오행으로 세상의 모든 것이 형성되고 동시에 나와 모든 오행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처럼 세상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유기성과 전일성은 동양사상의 가장 기본이기도 하다
- P271

"이번 생은 망했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다음 생이라고 해서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게 분명하므로 그냥 이번 생에 ‘올인’하는 편이 가장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할 수 있다면 내 인생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소망마저 버리기는 어려우니 이 또한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이 지닌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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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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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해야 할 것들, 생각하던 것들을 잊고 오로지 내가 중심이 되어 온전히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자'라는 것은 단지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 삶을 꾸려가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베이비 핑크색 외관과 화려한 빅토리아 시대 벽지 내부 커버가 뒤를 이어 페이지를 넘겨보고 내심 색다른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정교하면서도 생생한 이미지에서 눈을 떼어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진만으로도 끝없는 공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는 사진들이지만, 저자는 이 찰나의 순간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이를 포착해냈습니다.

책에 담겨진 짧은 수필과 시는 저자 자신에 대한 메모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그의 머리에서 생각을 읽고 그의 마음을 엿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매우 개인적이고 감정적이며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p27 나 자신과 주위 세상만 느껴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걸 기억하도록 세상은 행복한 공간으로 가득하지만 가끔씩 깜빡하고 그곳을 찾지 않거나 내가 이미 행복한 공간에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곤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탐색하려고하는 몇 가지 주요 테마가 있습니다. 그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루고 있지만, 그가 이러한 주제를 얼마나 보편적으로 전달했는지 주목하게 됩니다. 이것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 사회적 불안, 자기 사랑 및 수용, 진정한 관계를 공유하고 좋아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자아를 유지하려는 그의 욕구, 사랑과 상실로 인한 그의 투쟁,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한 그의 새로운 노력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p92 수천 마리의 나비가 날아든다. 감전된 듯 짜릿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터지는 미소를 찾을 수 없다. 내 안에서 뭔가가 활활 타오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하늘을 둥둥 날아다닌다. 떨어지면 그저 같이 있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오로지 그 생각뿐이다

 

가장 명백한 주제는 가슴 아픈 주제입니다. 과거의 자기 자신에게 쓴 편지가 그렇습니다. 그것을 읽는 동안, 아주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 편지를 읽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감정과 그가 청소년기에 겪었던 일을 보여주었습니다.

p44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는 걸 부디 깨닫기를. 네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너의 독특함은 장차 네 위대함의 원천이 될 거야. 최악의 네가 아니라 더 나은 너를 만들어내지. 넌 특별하게 만들어졌고, 그게 널 고장 난 인간이나 쓸모 없고 내버려도 좋은 인간으로 만드는 건 아니라는 내 말을 꼭 믿어줘. 오히려 너를 너답게 만들지

 

저자가 이야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그는 개방적이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것에 동의하도록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진술합니다. 그는 나이를 초월한 지혜도 가지고 있습니다.

p211 몸매 가꾸는 데는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면서 마음 가꾸는 데는 시간을 투자하면 안 되는 걸까? 머리를 자르거나 마사지를 받거나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는 사람은 비난하지 않는데, 마음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아야 할까?

 

또한 저자는 우울증에 대한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그는 정신과에 처음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과 관련된 낙인을 좋아하지 않으며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낙인 때문에 치료를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합니다. 아름다운 파스텔 핑크 색상부터 전면의 깨진 장미 이미지, 내부의 꽃 무늬 파란색 자수에 이르기까지 소중한 예술 작품을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p135 좋은 날들은 절대 잊지 말자. 그런 날들은 목걸이처럼 줄줄이 꿰어 보물처럼 간직하다가 좋지 않은 날에 떠올리면 좋다. 가끔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이렇게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날들이다

 

그는 삶에서의 행복이란 "진정한"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쁨을 가져다 주고 자신의 행복을 창조하는 그 순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개인 회고록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전자기기를 끄고 나 자신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모호한 곳에서 벗어나 더 선명한 곳으로 들어감으로써 내가 성장한다고 믿고 싶다
- P68

나이가 들면 책임감이 생기고, 책임감이 생기면 불확실성을 인정하게 된다. 특히 어른이 된다는 건 눈을 가리고 캄캄한 어둠 속을 나아가는 일과 같다
- P76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문제를 마주하는 것이다. 앞에 마주한 골칫거리를 냉철하게 직시하고 해결해야 한다
- P159

인생은 얄궂게도 빙 돌아가더라도 결국 제자리를 찾는 법이다. 인생은 우리를 가야 할 방향으로 밀어준 뒤 때가 되어야 열매를 맺는 씨앗을 심어준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꼭 맞는 사람들, 상황,경험,기회를 만나고 있으니 그저 받아들여서 잘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
- P221

누구도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되라고 명령할 수 없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말하자면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 그것이 바로 당신이다. 그걸 생각하고, 그걸 소유하고, 그것이 되자.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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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던 나날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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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정도 갖추어진 사회에서 태어나서,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며,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환경에 태어납니다.

이미 갖추어놓은 사회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우리는 그들을 사회 부적응자, 및 사회성 장애 라는 말로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리디아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폭력적이었습니다. 아버지의 폭력을 방치했던 어머니는 우울함을 견디지 못해 술에 절어 지냈습니다. 수면제를 입 안에 잔뜩 털어넣고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집 안에서 리디아는 수치심과 절망을 먼저 배웠습니다. 훌륭한 수영선수였지만 대학에 진학한 뒤 마약에 손을 댑니다. 경기에 출전하면 끝까지 완주하지도 못했습니다. 수영선수로서의 경력은 날아가버립니다.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혼엔 두 번 실패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삶을 슬픔의 심연으로 밀어넣은 건 딸의 죽음이었습니다. 딸은 태어나던 날 죽었습니다. 리디아는 한동안 좀비 같은 나날을 보냈습니다. 종일 침대에 누워 울며 신음을 뱉어냈습니다.

종종 찬란한 기회가 찾아왔지만, 잡을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학대, 성폭력, 중독, 자기파괴, 사산의 슬픔을 겪은 뒤에도 끝내 자신의 힘으로 솟아올랐고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진부한 스토리고 진부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글쓰기는 저자를 구원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줍니다. 여성의 글쓰기는 역사 속에서 칭송받아온 적이 없지만 이토록 폭발적이고 강력합니다.

‘부적응자’에게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글을 통해 보여줍니다.

헐리웃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숨을 참던 나날을 읽자마자 영화 판권을 샀다고 합니다. 대본과 연출 모두 맡을 것으로 보여 기대와 궁금증이 한껏 커집니다.

하지만, 아주 작고 아주 불안한 나의 마음속 아주 깊은 곳에 작은 소녀가 있었다. 나는 그 소녀를 동굴에 가둬 놓았지만, 그 동굴에서 소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 P93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나 자신의 끝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죽음 근처에 가고 싶었다. 정말로 죽은 근처에 가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랬을 수도.
- P218

그는 항상 나를 웃겨주었다. 나는 10살 이후로 웃은 적이 없었다. 아이였을 때는 안전하지 않아 웃을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 딸을 잃고 나니 너무 아파 웃을 수 없었다. 하지만 술 취한 남자가 나를 웃겨주었다. 언제나. 가끔은 그게 최고였다는 생각도 든다
- P238

책을 읽고 싶었다. 밤마다 들었던, 나를 마비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졌다. 나는 관념의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고 생각을 체감하고 싶었고 내 머리 꼭대기를 터드려 열어젖히고 싶었따. 정신 나갈 때까지 술 마시고 싶지 않았다. 글을 쓰고 싶었다.
- P256

유일한 목격자는 오직 몸밖에 없다는 잔인하지만 엄연한 진실에도 불구하고,기억력이라는 정신의 강압적인 힘만을 고집하니까.
- P262

이것을 꼭 이해해야 한다. 망가진 사람들은 항상 네, 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바로 앞에 대단한 것이 있어도 그것을 선택하지 못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고 사는 것은 부끄러움이다. 좋은 것을 원한다는 사실에서 생겨난 부끄러움,좋은 것을 느끼는 데에서 생겨난 부끄러움.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같은 공간에 서있을 만한 가치가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생겨난 부끄러움.우리 가슴 위에 커다란 주홍글자.
- P277

남자들 여럿이 모이면 그들만의 규칙이 작동한다. 손동작과 시선, 자세, 주고받는 말들과 말 속에 담긴 다중적 의미. 사소한 도전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 그렇게 형성되는 위계.
- P308

한 문장에 생명과 죽음을 함께 담아내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한 몸에 담아내는 것도.
사랑과 고통을 모두 끌어안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 P345

남편 앤디가 아버지를 데려왔을 때, 내 자아는 두 명의 리디아로 쪼개졌다. 하나는 딸, 고통받아 망가진 소녀였다. 다른 하나는 막 새로운 삶을 시작한 여성이자 어머니, 작가였다
- P391

결혼 생활이 파탄 나면,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라. 성장기를 보낸 가족이 별로였다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라.
세상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가. 거기서 고르면 된다.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이 상처를 준다면, 짐을 챙겨 떠나라. 지금 당장.
- P408

예술 안에서 나는 나의 동족을 만났다.
그들은 내 옆을 지켜주고 내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이건 당신을 위한 책이다. 내가 길을 뚫어 흘려보낸 물이다.(…)
안으로 들어오기를, 이 물이 당신을 잡아줄 것이다.

- 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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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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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공허감과 깊은 슬픔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습니다.

30여 년간 같이 살아온 아내와의 사별 후 반스는 5년여 간을 사회와 격리된 채 생활을 합니다. 그는 아내의 죽음에 대해 단 한 줄의 문장도 쓰지 않고 작품도 출판하지 않았는데, 이 책에는 그간의 내면변화가 담겨 있습니다.

책의 원제는 Levels of Life. 삶의 레벨 혹은 삶의 계층을 의미합니다. 원제와 어울리도록 이 책은 총 3부(3계층)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부에서는 뜬금없이 열기구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2부는 여전히 열기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배경이 하늘이 아니라 이제는 땅으로 내려옵니다. 베르나르와 버나비의 사랑이야기가 호화롭게 펼쳐집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리지만 결국은 헤어집니다.

3부에서야말로 본격적인 작가 자신의 사별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기구에서 바라본 세상이 평지에서 보이는 세상과 확연히 다르듯, 사랑의 환희에 빠진 두 사람의 눈에 보이는 세상 또한 그 이전과 같지 않습니다.

삶의 여러 층계에서 이루어지는 사랑과 하늘, 땅, 지하로 이어지는 레벨들. 우리들의 삶과 죽음. 하늘에서 태어나 땅에서 살다가 지하로 내려가는, 역사 전체적으로 볼 때는 매우 짧은 시한부 인생을 이 책은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상당히 글이 담담하고 차가운 편이었습니다. 아내의 죽음을 그냥 어찌할 수 없어서, 자신의 슬픔도 어찌할 수 없는, 그저 세상이 돌아가는 일부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작가의 내면 정리로 끝을 맺습니다.

반스가 아내에 대해 아무것도 잊지 않았음을, 완전히 떠나보내지 않았음을 압니다. 어떤 말로도 그를 위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남, 이별, 새로운 만남, 그러한 것들을 가슴 아련하게 잘 느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실감도 극복할 수 있다고 우리에게 무언으로 말해주는 듯 합니다.

"에세이"는 그 진정성 때문에 그 장르를 정말 존중하고 좋아합니다. 이 세계적인 소설가의 에세이는 말 그대로 "진정성" 그 자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것일까. 그것은 사랑이 진실과 마법의 접점이기 때문이다. 사진에서의 진실,기부 비행에서의 마법처럼
- P61

그녀와 함께한 짧은 시간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을 부채질했고, 급기야 내내 함께 하고 싶어졌다
- P80

아, 그렇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걸요. 그래서 난 지금 그렇게 말하는 거고요.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감각, 쾌락,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어요. 난 끊임없이 새로운 감각과 새로운 감정을 찾아 헤매요. 삶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렇게 살아갈 거예요. 나의 마음은 어느 누구, 어느 한 사람이 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짜릿한 흥분을 원한답니다. - P93

사별의 슬픔은 인간으로서의 상태이지 의학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며, 그 고통과 더불어 다른 모든 것을 잊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은 있어도 치유해주는 약은 없다.
- P116

그러나 우주가 다만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라면 우주 자신에게도 똑같이 할 수 있을 터이니, 우주 따윈 될 대로 되라지. 세상이 그녀를 구할 수도 없고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면, 도대체 내가 뭣 때문에 세상을 살리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
- P122

내가 느끼는 비탄이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을 향해 있다는 건-‘내가 뭘 잃어버렸는지 봐줘. 내 인생이 어떻게 쪼그라들었는지 보라고’-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줄곧, 언제나, 그녀에 관한 일이었다. 그녀가 무엇을 잃었는지 보라. 그녀는 인생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녀의 육신, 그녀의 영혼, 그녀가 인생에 대해 품었던 빛나는 호기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때로는 인생 그 자체가 가장 큰 상실자이며, 진정 사별을 겪는 쪽인 듯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인생은 더 이상 그녀의 빛나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129

우리는 신의 위치를 잃었고 나다르의 위치를 얻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깊이를 잃었다. 아주 먼 옛날의 어느 한 때, 우리는 지하세계로,죽은 자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 P142

비탄과 대비되는 애도의 문제가 있다. 비탄은 하나의 상태인 반면, 애도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둘을 차별화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둘 사이엔 불가피하게 겹치는 면이 있다.
- P144

아내가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는 한, 그녀는 내 기억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물론 아내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생생히 살아 있다. 그러나 나는 아내를 기억하는 가장 주된 사람이다. 만약 그녀가 어디엔가 존재한다면, 그녀는 내 안에 내면화되어 존재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자살을 할 수 없는 이유 또한 그러했고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자살하면 나 자신만이 아니라 아내까지 죽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욕조의 물이 붉게 변하면서 그녀에 대한 나의 빛나는 기억들이 희미해져 갈 때, 그녀는 두 번째로 죽게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결국 (혹은 한동안만이라도) 그냥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더 광범위하지만 이와 밀접한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내가 살아 있다면 그러길 바랐을 모습대로 살아야만 한다
- P148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 P169

‘우리’는 씻겨가고 이제 ‘나’만 남았다. 쌍안경의 기억은 단안경이 되었다. 똑같은 하나의 일화에 관한 두 가지의 불확실한 기억을 삼각측량과 항공 탐사의 과정을 거쳐서 더 확실한, 단일한 기억으로 응집할 가능성은 이제 사라져버렸다
- P181

고독은 본질적으로 두 종류로 나뉜다. 사랑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느끼는 고독과,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빼앗겨서 느끼는 고독이다
- P184

자연은 너무나 정확해서, 정확히 그럴 가치가 있을 만큼의 고통을 안겨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면에서 우리는 그 고통을 즐기기도한다고 나는 생각해요.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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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릴러 -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아무튼 시리즈 10
이다혜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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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을 찾게 되는 이유는 ‘중독성’과 ‘상상력’이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추리·스릴러물은 스토리의 전개에 한 번 몰입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범인이 누군지’ 혹은 ‘다음 사건이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계속 유발시키며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킵니다. 마지막에 범인이 누군지 밝혀졌을 때의 희열감 역시 계속 추리·스릴러물을 찾게 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상황 자체가 스릴러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저자인 이다혜 기자는 영화 리뷰와 리포트, 에세이 등으로 유명합니다. 여러 경로로 워낙 글솜씨가 좋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묻어나는 저자의 스릴러 장르에 대한 오랜 경험과 식견, 애정도 느껴지고, 무엇보다도 ‘스릴러’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 책은 스릴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스릴러란 무엇이고, 어떤 장르로 나뉘는지, 작가에게 스릴러란 어떤 존재인지, 또한 스포일러에 대한 생각과 스릴러의 계보에서 여성 작가의 활약상을 개인 일화 등이 주요 골자입니다.

저자는 픽션 뿐 아니라 가해자 가족들이 쓴 묵직하고 처절한 논픽션들, 그리고 현실의 범죄에 대해서까지 다양하게 넘나들며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스릴러는 결국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말하는 장르라는 재정의로 귀결된다고 합니다.

워낙 많이 읽고 지식이 풍부해서 내용은 충실하지만, 뭔가 집중해서 글은 아닌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소소하게 여러 가지 책 이야기가 있었고 제가 좋아했던 작가들의 이야기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흥미있는 책들은 몇 개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꼭 읽어볼 참입니다.

고전 미스터리가 규칙에 더 들어맞는 정통파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스릴러 쪽은 변칙이 더 환영받는다. 때로는 퍼즐을 다 맞춰도 퍼즐 조각이 남거나 빈 공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범인 찾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나? 아닐 수 있다... 서스펜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서스펜스물과는 종종 혼용되며, 반전이 있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사건 진행 속도가 빠르다. 고전적인 느낌이 없을수록 어떤 작품이 스릴러로 불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 P8

살다 보면 수시로 찾아오는 환란의 날에 마음둘 취미가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꼴찌 팀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기라 할지라도, 나는 프로야구, 음악, 영화, 소설, 여행이라는 취미를 가졌고, 요즘은 야구를 거의 못 보지만(내가 봐서 지는 줄 알았더니 안 봐도 지더라) 다른 네가지는 우선순위 없이 전부 나의 시간과 돈을 도둑질하는 취미들이다. 문제는 취미 따라가느라 돈도 시간도 부족해져버렸다는 사실.
나의 취미는 나를 구했는가 망하게 만들었는가. 그런, 나를 구원했는지 파괴했는지 모를 취미 중 하나가 소설, 그중에서도 스릴러 소설 읽기다. 그리고 원래 망한 인생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법이다
- P18

내게 판타지라는 장르의 벽은 늘 그 ‘끓는점’이 너무 높다는 데 있었다. 판타지라는 장르의 특성상 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숙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지금, 이곳’이 아니라 ‘지금, 이곳 너머’를 무대로 하고 있으니 일단 거대한 개념에서부터 꼼꼼한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설정을 먼저 깔아야 한다. 세 권은 기본이고 다섯 권 이상 이어지는 시리즈가 많다. 그러니 300~500페이지는 읽고 나야 끓기 시작하는데, 500페이지까지 끓이다 보면 언제 끓여서 언제 먹고 포만감을 누리나 하는 생각에 벌써 지친다.
책장을 열면 바로 끓기 시작하는 스릴러나(첫장 혹은 첫 문장에서 이미 긴장이 시작된다), 남자 주인공이 나오면 끓기 시작하는 로맨스(1500페이지를 넘기는 경우가 아니면 아무리 늦어도 30페이지 이내에 남자 주인공이 나온다), 첫 ‘밀실살인’이 벌어지면 냅다 부글거리는 본격 미스터리(현장에 탐정이 함께 있다면 금상첨화)에 비해 판타지의 진입 장벽은 너무 높아만 보이는 것이다
- P36

범죄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이 죽기 때문이 아니라 크건 작건 어떤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너무 길고 구차한데다 상대가 별 관심도 없는 경우가 많아 생략하기 일쑤다. 살인사건보다 살인을 저지른 인간의 심리가 궁금하잖아요, 하는 설명은 어디까지나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하고나 할 수 있는 얘기다
- P104

그래서 범죄물을 읽는다. 이해할 수 없는 악의의 정체가 궁금해서,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이루어지고 또 그것을 해결하는 천재적인 두뇌플레이를 보고 싶어서, 그 안에서는 언제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서사 안에서 안전한 쾌락을 느끼고 싶어서. 하지만 ‘내가 파는 장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 알고는 있어야 한다.
부디 바라건대, 이 글을 쓰는 나나 읽는 여러분의 삶은 평온하기를. 그리고 이 세상도, 약간은 평온해지기를
- P116

현실이 잔인하다고 잔인한 설정을 한껏 이용하는 창작물을 즐기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현실의 문제를 픽션의 연장으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픽션’과 ‘픽션 같은’은 전혀 다른 말이다. 픽션을 픽션으로 즐기려면 현실의 문제를 현실에서 해결하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나는 여전히 스릴러를 좋아한다. 그 사실은 종종 나를 괴롭게 한다. 내가 ‘파는’ 장르의 구성 성분이 무엇인지, 쾌락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생각하는 일이 그렇다. 스릴러가 현실의 피난처로 근사하게 기능해온 시간에 빚진 만큼, 현실이 스릴러 뒤로 숨지 않게 하리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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